말리부의 사랑법
테일러 젠킨스 리드 지음, 이경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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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Book Review ::

무너졌지만 다시 피어나는 사람들

말리부의 사랑법

테일러 젠킨스 레이드

다산책방

말리부의 바다는 나를 모른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데 그 바닷가가 선명히 떠오른다. 물기가 맺힌 해풍, 타는 햇살, 해안가를 스치는 청춘의 그림자들. 이야기의 시작은 화려하다. 셀럽들이 모이는 말리부의 파티, 눈부신 물결, 야생처럼 쏟아지는 감정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결국 다들 자기 자신에게 무너지고 다시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는 과정을 겪는다. 겉으로는 불타는 여름이지만 마음은 찬물에 빠져있는 듯 하다.

아이들에게 엄마인 준의 존재는 고통의 근원이지 의지할 기둥이었다.

본문 중에서

니나는 무너지지 않으려 버티는 사람이다. 어릴 적부터 세상이 책임을 너무 일찍 떠맡아버린 사람. 그에 비해 아버지 믹 리바는 너무 쉽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말만 하는 사랑.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관계는 이 소설의 핵심이다. 믹은 자신도 좋은 남자가 되려고 했지만 타고나길 쓰레기라고 말한다. 진심이겠지만 동시에 무책임 그 자체다.

니나는 사랑 앞에서는 과묵하지만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준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부모를 원망하지 않으면서 그 빈자리를 자기 방식대로 메워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은 것은 작가가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사소한 문장 하나, 별일 아닌 회상 하나가 묘하게 마음을 찌른다.

니나는 가끔 자신의 영혼이 몸보다 열 배는 더 나이 든 기분이 들었다.

본문중에서

남매들은 사랑을 하고 싶지만 하나같이 고통을 가지고 있다. 위험할 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감정.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은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섹시하고 매혹적인 장면들 뒤에는 외로움, 공허, 자책이 스며 있다. 파티의 밤이 깊어질수록 사랑은 방탕으로, 갈망은 파괴로 번져간다.

초대장을 쓸때면 자신이 대담하고 용감한 사람이 된 듯 힘을 느꼈다.

본문 중에서

말리부는 결국 불탔지만 그 뒤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이야기의 본질이다. 벗어나고 싶었던 가족으로부터 도망치려 했지만 결국은 서로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누군가는 부모의 실수를 답습하고 누군가는 그 굴레를 끊어내기 위해 싸운다. 중요한 건 그 모든 선택이 자기 자신의 것이라는 점이다. <말리부의 사랑법>은 여름에 읽기 딱 좋은 책이지만 그 여운은 계절 너머까지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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