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도둑 캐드펠 수사 시리즈 19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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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Book Review ::

세속과 신념 사이에서 벌어진 미스터리

사실 이번에 처음으로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읽어봤다. 역사추리소설이라고 하면 뭔가 어렵고 복잡할 것 같아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는데 이 책은 달랐다. 책 처음에 지도가 나와서 그런지 생각보다 훨씬 쉽고 재미있게 읽혔다. 게다가 요즘 교황도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가톨릭 관련 뉴스들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이런 시점에 수도원 이야기, 성물 도난, 성인의 유해를 두고 벌어지는 사건들이라서 그런지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중세 수도원이라는 폐쇄적 공간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와 성스러운것 같지만 인간적인 욕망으로 가득한 인물들의 모습이 묘하게 끌렸다. <성스러운 도둑>은 사라진 성골함이 사라진 후에 일어난 일을 보여주고 있다. 물건만 없어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 죽고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점점 복잡해진다. 성스러움이라는 단어 아래 감춰진 욕망과 권력 다툼이 있었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거의 다 선한 척을 하지만 속물스러운 것도 보였다. 사제들 사이에도 치열한 세속적 갈등이 벌어진다. 신의 뜻이라는 것도 인간의 욕망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성스러운 도둑>은 중세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역사적 사건과 픽션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서 마치 12세기 잉글랜드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이었다. 종교, 정치, 귀족과 농민의 관계, 수도원의 규율, 당시 사회가 안고 있던 모순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읽다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골함을 차지하려는 인간들의 모습은 현대의 권력 다툼과 다를 바 없었다. 캐드펠이 복음서를 펼쳐 짚은 구절인 '형제끼리 서로 잡아 넘겨 죽게 할 것이며...'이 장면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신의 이름 아래 벌어지는 폭력과 위선,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을 그대로 보여준 느낌이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추리소설로의 재미는 물론이고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질문까지 던지는 작품이었다. 수도원 이야기라니 지루하진 않을까 싶었지만 오히려 그 배경 덕분에 훨씬 더 색다르고 신선했다.


앞으로 다른 캐드펠 수사 시리즈도 하나씩 읽어볼 생각이다. 중세 역사나 종교에 관심 있는 분, 혹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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