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가끔 모든 것이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저자는 이런 순간에 대한 답을 문학에서 찾았다. 힘들 때 잠시 기대어 쉴 수 있는 언덕, 거친 세상 속으로 다시 나아가게 하는 힘들을 작가에게서 찾은 것이다. 마크 트웨인, 현진건, 서머싯 몸, 한용운 등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울림을 주는 거장의 문학은 물론이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의 작품까지 모두 만날 수 있다. 이 책이 유독 마음에 와 닿았던 이유는 한국 작가들에 대한 애정이 넘쳐나기 때문이었다. 많은 문학 에세이들이 외국 작가 이야기에 집중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한국 작가들의 삶, 문학적 태도, 인간적인 면모까지 솔직하게 들려준다. '몽실언니'를 쓴 작가 권정생 선생을 직접 찾아뵙지 않은 이유가 고의적이었다는 고백은 충격적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됐다. 세상에는 좋은 글을 쓰는 것보다 좋은 삶을 사는 것이 훨씬 어렵다. 문학과 삶이 일치하는 작가는 많지 않을 것이다. 나는 과연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삶을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문학이라는 것은 글자 위에 있는 게 아니라 삶 속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