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보다 더 많은 수의 미생물이 우리 몸 안팎에 살고 있으면서 미생물은 생명 유지의 동반자이자 협력자라고 한다. 더 나아가 미토콘드리아조차도 고대의 세균에서 유래했다는 것은 마치 인간이 미생물 위에 세워진 존재 같았다. 이쯤 되니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인간 중심적 시선에서 제한된 세계를 보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요즘 현대인들은 유독 많이 아프다. 알레르기, 자가면역질환, 불면증, 우울증 등 정체불명의 증상들이 많다. 나 또안 원인을 알 수 없는 알레르기, 스트레스성 복통, 장염을 겪은 적이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런 고통의 원인을 미생물과의 단절에서 찾는다. 도시는 자연과 분리된 공간이다. 깨끗하게 닦인 바닥, 살균제와 항생제로 관리되는 생활, 플라스틱으로 둘러싸인 공간 등 안전하고 편리하다고 믿었던 환경들이 사실은 우리 몸의 미생물 다양성을 파괴하고 있었다. 자연의 리듬과 생명력에서 멀어질 수록 병들어가는 것이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장내세균에 대한 내용이었다. 장은 단지 소화기관이 아니라 독립된 신경계를 가진 제2의 뇌다. 우리가 흔히 느끼는 직감, 감정, 기분의 변화조차도 장과 연결되어 있다는 설명에 수긍이 되었다. 책에서는 SIBO, 장누수증후군, 항생제의 폐해, 장내미생물의 변화 과정까지 다루고 있다. 심지어 이사를 가면 장내세균층이 바뀐다는 내용에서는 인간이 환경과 얼마나 연결이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