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이 책에서 숨 쉬고 울고 경고하고 기다린다. 존재했으나 지금은 사라진 것. 아니면 사라질지도 모르는 것으로 늑대를 꼽는다. 인간이 만들어낸 세상에서 늑대라는 존재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그자리에 들어선 건 콘크리트, 쇼핑몰, 고속도로다. 자연은 점점 밀려났고 늑대는 그 가장자리에서 멀어져 갔다. 작품 속의 늑대는 생태계의 균형이며 우리 삶의 거울이다. 늑대가 사라졌다는 것은 한 종의 동물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연과 맺고 있던 관계 자체가 끊겼다는 의미다. 주인공 인티는 태어날 때부터 '거울 촉각 공감각'이라는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타인이 느끼는 감각을 똑같이 느끼는 현상은 때로는 축복이지만 대부분 고통이다. 누군가가 맞으면 그녀도 아프고 누군가가 벌벌 떨면 그녀도 추위를 느낀다. 인티는 이 능력 덕분에 세상의 고통에 무감각할 수가 없다. 지금의 현실과는 너무도 다르다. 우리는 타인의 아픔에 너무 쉽게 둔감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