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유전자가 모든 걸을 결정한다고 믿곤한다. 타고난 성격, 재능, 인생의 방향까지도 유전자 탓으로 돌리기 쉽다. 저자는 유전자가 마치 바이올린의 현처럼 가능성만을 품고 있을 뿐 그것이 어떻게 울릴지는 문화라는 활에 달려있다고 한다. 유전자는 설계도가 아니라 문화라는 환경에 반응하며 다채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가능성의 씨앗이라고 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것은 두뇌의 크기나 언어 능력 같은 생물학적 조건이 아니다. 저자는 언어, 예술, 종교, 도덕, 협력 같은 문화적 요소들이 인간의 생존과 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나의 취향, 사고방식, 삶의 태도도 결국 내가 자라온 사회, 만난 사람들, 속한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내가 좋다고 생각한 것들이 어쩌면 시대와 사회가 나에게 부드럽게 권유한 방향이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