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한다는 것은
김보미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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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예술가의 삶과 진심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포스트록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었다. 이 책은 음악이 삶의 중심에 놓인 한 사람의 생각과 감정, 고뇌, 기쁨이 담겨 있었고 나는 음악이라는 단어 자체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이 책이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음악을 하는 방법론이 아니라 음악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사람의 솔직한 마음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음악을 하며 사는 것은 재능이나 기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기 어려운 환경, 매번 변화하는 시장의 반응, 작품과 삶의 균형 속에서 흔들리는 자아 같은 고민들이 깊게 다가왔다.

가슴에 오래 남는 문장들

책을 읽는 동안 자주 밑줄을 긋게 되는 책이 있다. 겉으로 보기엔 담담하고 조용한 문장인데 어떤 문장은 가슴을 콕 찌르듯 들어오고 또 어떤 문장은 읽고 나서 한참 동안 그 자리에 머물게 만들었다. 특히 "누군가의 경험이 음악에 실려 전달될 때 감상자에게 얼마나 특별해질 수 있는지"라는 구절은 선명하게 남는다. 내가 좋아했던 음악들, 듣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었던 노래들. 그 노래들은 군가의 진심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음악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을 잇는 다리일지도 모른다.

책과 현실이 맞닿는 순간

얼마전 개봉한 애니메이션 <퇴마록>을 극장까지 가서 보았다. 원작에 대한 향수도 있었지만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내 마음에 가장 오래 남은 것은 배경음악이었다. 묵직하면서도 낯설고 전통적이면서도 실험적인 그 사운드는 퇴마록과 분위기가 너무 잘 어울려서 듣는 내내 영화에 몰입되는 기분이었다. 그 뒤로 이 책을 만나서 그런지 책 속에서 전해졌던 잠비나이의 음악 철학과 고집스러운 태도가 고스란히 스크린 속 음악에도 배어 있었던 것을 느꼈다. 읽고 있는 책의 주인공이 내가 감탄했던 음악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왜 그렇게 반가웠는지 모르겠다. 그들의 음악이 이제 삶의 태도이자 이야기가 되어 마음에 깊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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