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무엇보다 좋았던 이유는 직장인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직장 내 인간관계, 일과 삶의 균형, 점점 관계에 지쳐가는 마음까지. 문구점에 들르는 손님들의 사연을 통해 마치 내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바쁘고 거칠게 지나가는 하루 속에서 잠시 멈추어 서게 만드는 이야기들이다. 나는 한 회사를 오래 다닌 편이 아니라 명함이 참 자주 바뀌었다. 하지만 이 소설에 나오는 것 같은 회장님을 만나본 적은 없다. 자기가 회장 또는 사장이라고 으시대는 사람들만 가득했을 뿐. 현대 사회에서는 중요한 일과 눈에 띄는 성과만을 인정받는 세상 속에서 조용히 해내는 일들이 무시되곤 한다. 그러나 이 책 속의 회장은 그런 조용한 노력을 누구보다 깊이 들여다보고 그것에 가치를 부여할 줄 아는 기업가였다. 때로는 인정받는 것보다 더 힘이 되는 것은 나의 진심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