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과학편'은 과학이라는 이름 아래 펼쳐졌던 인류의 찬란하면서도 어도운 순간들을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과학은 결국 인간의 욕망과 선택이 만든 역사였고 이 책은 그 본질을 날카롭고도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공령의 멸종부터 우주 경쟁, 유전자 조작, 핵무기 개발까지... 교과서 속에서 단편적으로만 접했던 내용들이 시간의 흐름 안에서 서로 연결되며 한 편의 드라마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과학은 절대 객관적이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갈릴레오의 지동설이 이단으로 몰렸던 이유는 단순히 종교 때문이 아니라 당시 권력 구조와도 얽혀 있었다. 다윈의 진화론이 사회적 편견과 만나 우생학으로 변질되었고 전기를 둘러싼 에디슨과 테슬라의 경쟁은 기술이 아니라 돈과 이권 싸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