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학자 조엘 피어슨이 처음 쓴 대중과학서 '더 좋은 결정을 위한 뇌과학'은 그동안 모호하고 추상적이라 여겼던 '직관'이라는 개념을 과학적으로 설명한 책이다. 내 경험상 직관은 항상 신비롭고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냥 느낌이 좋지 않아'라고 말하고 넘어갔던 그 순간들이 사실은 뇌가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무의식적으로 처리한 결과라고 한다. 직관은 단순한 '육감'이 아닌 뇌의 고도화된 정보 처리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에베레스트 등반가의 사례를 보면 배속의 불편함이라는 작은 신호에 주의를 기울여 살아남은 등반가와 이것을 무시하고 등반을 계속 하다가 목숨을 잃은 대원들의 이야기는 직관의 중요성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식당에서 느끼는 '뭔가 잘못됐다'는 찜찜한 느낌이 그냥 불안이 아니라 뇌가 주변 환경의 여러 신호 - 냄새, 지저분한 테이블보, 직원들의 태도-를 무의식적으로 처리한 결과라는 설명에 무릎을 쳤다. 이런 과학적 설명을 읽으면서 그 동안 무시했던 직관의 신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