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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은 많지만 아직도 누워 있는 당신에게
이광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된 글입니다 **
“무기력은 단순히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너무 오래 힘들게 살아온 결과일 수 있다.”
이광민 의사의 이 한 문장은 무기력에 대해 막연한 죄책감을 품고 살아가던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이 책은 무기력을 의지 부족이 아닌,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더 쉽게 무기력에 빠질 수 있어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도록 다독여 준다. 무엇보다 책이 제시하는 방법은 특별하거나 대단하지 않다. 오히려 ‘일상의 작은 루틴’이라는 아주 평범하고 작아 보이는 행동들이다. 수면, 운동, 식이, 자기계발이라는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스몰 스텝을 제시한다. 예컨대, 수면의 경우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기”라는 단순한 원칙부터 시작한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다른 일보다 먼저 행동으로 옮겨, 가까운 곳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았던 또 하나의 구절은 “무기력에 빠졌다고 스스로를 탓하거나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라는 말이었다. 무기력 속에서는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이 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이 못나 보이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감정을 덜어주며, 우리가 스스로를 회복할 수 있도록 작은 발판을 마련해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책이 단순한 자기계발서처럼 ‘열심히 하라’고 등을 떠미는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작고 사소하게 시작해도 괜찮다. 원래 인생은 우리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저자의 이 따뜻한 시선이야말로 책의 가장 큰 미덕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은 뒤, 하루에 단 하나의 루틴만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침대 정리부터 해보기로 했다. 놀랍게도 이 단순한 습관 하나가 내 하루를 다르게 만들었다. 침대를 정리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오늘 첫 번째 루틴을 해냈다’는 작은 자신감이 생겼다. 그게 쌓이니 자연스럽게 다른 루틴도 따라오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을 세웠다면 아마 또 무기력이라는 벽에 부딪혔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방식은 다르다. 아주 작은 성공 경험부터 차근차근 쌓도록 이끌어준다.
이 책은 무기력한 이들에게 “지금 이 순간의 나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변화는 거창하지 않아도 되고, 목표의 30% 정도로 작아도 된다고 말해준다. 이 책은 그런 식으로 무기력 속에서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 누구나 지칠 수 있는 이 시대, 나를 돌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