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한민국 20대, 절망의 트라이앵글을 넘어 - 대학등록금 1000만 원, 청년실업 100만 명, 사회의 오해와 무관심
조성주 지음 / 시대의창 / 2009년 4월
평점 :
1980년대에만 해도 50만원, 60만원 했었던 대학 등록금이 이제는 천만원 때를 웃돌고 있다고 한다.
대학교에서는 매년마다 6~7퍼센트씩 등록금을 올리고 있고, 대학생들은 등록금을 대기 위해서
학자금 대출을 받고, 서른 살이 넘을 때까지 빚의 압박을 겪는다고 한다.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서 '고교 3년만 고생하고, 좋은 대학교 가서 즐겁게 살자!' 라는 다짐을 하며 생활하던
나에게, 대학교 캠퍼스 안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펴고 앉아, 따뜻한 햇살을 받으면서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는 상상을 하면서 공부하고 있던 나에게, 몇 년 후면 대학생이 되어야 하는 나에게 지금 등록금의 현실은
대학교에 대한 환상을 와르르르르르르르 무너뜨렸다.
그래도 대학교 졸업해서 내가 원하는 직장에서 적성에 맞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번다면 대학 등록금의 압박은 견딜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4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직장을 갖지 못하고 있는 요즘, 대학교 갓 졸업한 취직인들부터
구조 조정해 버리겠다는 요즘, 직장을 구해 입에 밥알 넣는 일은 정말이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 되었다. 영화를 통해,
드라마를 통해, 책을 통해, 내 스스로의 능력으로, 내가 원하는 일 하면서 행복하게, 즐겁게 살려고 했던 나에게 사회의 현실은
너무나도 암단한 일이다.
비단 위의 사실들이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아니였다. 지금 지구의 경제는 세계 모든 나라들이
다 어려운 시기였기 때문에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했을 때에는 '뭐, 우리 나라 말고 다른 나라들도 다 그런 것이니까.'
라며 그다지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시사 프로그램에서 비정규직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말하고 있을 때에도
'그래도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인데, 왜 저렇게 안 좋게만 생각하고 있는 걸까, 저 사람들은?' 이런 생각만 했었다.
그. 러. 나. 이번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아, 너무나도 모르고 있었구나.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정규직보다 선호했었던 이유가 퇴직금 때문이었다는 것을, 정부가 말하는 청년 실업율의
7퍼센트가 사실이 아니라, 실.질.적.인 청년 실업율의 20퍼센트라는 것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2008년 미국 소고기
반입 반대 촛불 시위의 주도 세대가 20대가 아닌 10대였던 이유가 먹고 살기 빠듯해 안 간 것이 아니라, 못 간 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