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햇살이 따사로와지고, 바람이 부드러워 지는 봄이 왔다.
이 시기면 날씨도 좋겠다, 형형색색 꽃 피니 풍경도 좋겠다,

둘둘씩 짝지어서 다니는 커플들이 많이 보이게 된다.

나 역시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서인지 아닌지 몰라도 그냥

왠지 남녀 간의 애정을 표현한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왠지 그런 필이 나는 '다른 남자'라는 책 제목을 보고

무작정 선택했던 것 같다.

 

 '다른 남자'는 영화 '더 리더'의 원작 소설인 '더 리더'의 작가

베른하르트 슐링크가 쓴 6편의 단편 소설들을 엮은 책이다. 

각 편의 소설마다 새로운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 여섯 편의 소설

중에서 내게 가장 파격적이었던 소설이 한 편 있었는데 바로

'청완두'였다. 비록 내가 아직 많은 세상을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이건 정말 소설 속에서나 존재할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았다. 

 

 이 소설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토마스라는 남자가 세 명의 연인을 동시에 만나다가 결국엔

그녀들에게 이용당하게 되고 그는 또 그 상황에 수긍하게 된다'

 

 소설의 처음 부분을 읽을 때에는 토마스의 정신 상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인간인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들었었다. 그러나 소설의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남자가

불쌍하게 느껴졌다. 분명 자업자득인데도 말이다.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를 뽑자면 불구가 되어 돌아온 토마스가

기쁜 얼굴로 집에 돌아왔을 때 세 여자의 부탁이라고 쓰고,

협박이라고 읽는 부분이었다.

 

 토마스가 사라졌던 시간동안 첫째 부인 유타는 그의

이름으로 새로운 건축물을 진행시키고 있었고, 두번째 부인

베로니카는 그가 예전에 그렸었던 간단한 스케치조차 엄청난

가격을 붙여서 팔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젊은 연인 헬가는 그의

이름과 함께 치과 클리닉 경영을 위해 준비해왔다. 

그녀들은 그에게 부탁, 아니 협박을 했다. 만약 그녀들에게 계속적인

'토마스'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엘리베이터도 작동하지 않는 이 곳에서,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이 곳에서 홀로 지저분하게 배고픔에 죽어가게 될 것이라고.  

당연히 토마스는 그저 그녀들의 요청을 모두 들어주면서 소설은

끝이 나게 된다.

 

옛 말에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눈이 내린다'라는 말이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절실히 공감했던 말이 아닌가 싶다. 또, 어른들이 하시는

말 중에 여자는 독기를 품는다고 하는데 정말인 것 같다. 나도 여자지만

여자들이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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