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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말이지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
멕 로소프 지음, 박윤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무릇 모든 채 앞에는 항상 그 책을 수식하는 멋진 말들이 있기 마련이다.
수식어가 좋든 말든 책을 고르는 데 있어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 책 '만약에 말이지' 앞에도 카네기 메달 독일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그런데 이번 책을 읽고 난 후, 정말 수식어라는 게 아무렇게나
붙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말을 할 정도로 책 보는 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말 이 책은 '카네기 메달 독일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할 만한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도 '저스틴'과 같은 시절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풍같이 손 쓸 길 없이 그저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던 그 때는 아마 중 3 때였던 것 같다.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됐다. 2학년 때는 너무나도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 이번에 새로운 학교로 가서 정말 제대로 한 번 공부해서 전교 1등 한 번 하고,
내가 원하는 고등학교 한 번 가보자 !'
그러나 막상 새로 전학 온 학교에 가자,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일이 발생했다.
공부만 할 줄 알았던 아이들이, 소수를 빼고서는 놀고 있는 것이다. 아니, 되려 그 소수를
갈구는(?) 것이 그들이 즐거움이었다. 난 그 학교에 온 목적 자체가 '공부'를 위해서였고,
따라서 나 또한 그 '소수'에 포함되어 있었다.
또래 집단에게 갈굼을 당한다는 것이 '힘들고 괴롭다'라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다.
개그 콘서트 '달인' 코너 달인의 '안 당해봤음 말을 마세요~'처럼 정말 안 당해본 사람은
알 수 없는 고통이었다. 또, 공부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쌓인 스트레스는
가족들에게 화풀이로 돌아가게 되었고, 하루하루를 번뇌 속에서 살아갔다. 그 당시에 쓴
일기장만 해도 책장의 한 칸을 차지할 정도였으니까.
이 책의 주인공 '저스틴'이 뇌막염으로 병원에 실려가 오랜 기간동안 병실에 누워 있을 때
정체를 알 듯 말 듯한 무엇인가와 대화를 한다. 처음 그는 그저 눈을 감고 자고 있는 상태를
원했다. 그러나 간간히 들려오는 엄마의 사과와 약속에 대한 말을 듣게 되고, 친구들의 말,
동생 찰리의 말을 들으면서 다시 깨어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 '무언가'는 저스틴에게 죽음을
주고 싶어 했다. 둘 간의 기나긴 대화 끝 결구 저스틴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세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부분을 읽는 내내 '제발 저스틴이 살아날 수 있게 해주세요!' 라고 생각했다.
왠지 모르게 저스틴은 나 같았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봐도 이 책은 정말 나같은 청소년들에게
유익하다. 정말, 다시 한 번 더 읽어야 겠다고 생각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