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허밍버드 클래식 M 6
브램 스토커 지음, 김하나 옮김 / 허밍버드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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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는, 영생의 존재에 대한 동경은 수많은 미디어에서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 동유럽 미신에서 유래된 뱀파이어는 드라큘라 백작이라는 구체적인 이름으로 탄생되어 백 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다양한 장르에서 재창조되어 왔다. <드라큘라>1897브램 스토커라는 아일랜드 작가의 책으로 첫출간 되었다. 사실 <트와일라잇>이나 <렛미인>같은 영화로 뱀파이어를 처음 접한 이들에게 드라큘라는 이질적인 존재처럼 느껴질수도 있다. 또 드라큘라를 뮤지컬로만 만났다면 드라큘라 백작을 꽤 로맨틱하게 여길 가능성도 높다.

 

그러니 브램 스토커<드라큘라>를 쓴 사람이라는 것도 잘 모를 것이며 책으로 읽은 사람 역시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달 뮤지컬 드라큘라가 다시 개막하면서 기다렸던 팬들에게 희소식이라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나는 뮤지컬을 본 적이 없어서 그렇게 인기가 있는 이유를 모른다. 하지만 백년이 넘는 시간동안 새롭게 창조되는 드라큘라의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허밍버드출판사의 클래식M시리즈로 <드라큘라>가 새롭게 번역 출간되었다고 해서 서평단에 신청해서 읽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 드라큘라의 이미지를 떠올려봤다. 내 기억 속 드라큘라는 게리 올드먼이다. 90년대 초반에 나온 영화라서 기억이 거의 없다시피하다. 뮤지컬도 본 적 없고 뱀파이어물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서 뱀파이어 영화도 거의 보지 않았다. 그런데도 드라큘라는 정형화된 이미지로, 검정 연미복에 검정 망토 붉은 입술과 송곳니로 각인되어 있다. 그만큼 이 이미지가 드라큘라의 대명사로서 미디어에서 가장 자주 만났기 때문에그럴 것이다. 그래서 책에서 확인해보고 싶었다.

 

이번 허밍버드의 <드라큘라>는 무려 800여 쪽이 넘는 텍스트로 드라큘라를 쫓는 이야기였으며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과 다른 내용이 제법 있었다. 그러니 책을 읽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고 뭐가 어디서 잘못된 것인지 이유를 찾아야만 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이러하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미디어를 통해 만났던 드라큘라와 뱀파이어, 진화한 뱀파이어, 나아가 좀비까지 그 이미지들이 내 머릿속에 마구 뒤섞여 있었고, 그러한 이미지를 뭉뚱그려 드라큘라라는 이름의 대명사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책은 조너선 하커가 드라큘라 백작의 런던 부동산 구입을 도와주는 업무를 위해 백작의 거처인 트란실바니아의 성으로 향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책의 서술은 등장인물들의 기록의 형태로 진행된다. 일기와 편지 형식이 주를 이루며 전보와 신문기사를 중간 중간에 끼웠고 시간 순서대로 서술되어 일종의 보고서처럼 읽힌다. 또한 등장인물들 각자의 기록이라 어떤 상황을 각자 다른 시각으로 보여지는 것을 독자가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작가 브램 스토커가 드라큘라라는 인물을 완성해 낸 것으로도 의의가 있다 하겠다. 그가 창조해 낸 인물이 다양한 2차 창작물로 전 세계에서 이렇게 다양하게 변주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드라큘라라는 인물은 원형이 있음에도 어떤 공기를 불어넣느냐에 따라 색다른 모양으로 부풀어 오르는 풍선과 같다

 

이 책은 오랫동안 뱀파이어를 연구해온 반헬싱 교수를 중심으로 그와 뜻을 같이 하는 세 명의 남자 와 함께 드라큘라를 쫓는 추적스토리다. 여기에 미나 머리루시 웨스튼라라는 여성 두 명도 등장한다. 그 중 루시는 드라큘라에게 희생되는 역할이고 미나는 적극적이고 능력있는 여성이다. 이 등장인물들의 기록을 읽어나가면 루시가 어떻게 당하고 죽게 되는지, 드라큘라의 뒤를 쫓아가서 끝끝내 그를 처단하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 대장정의 스토리가 800쪽이 넘도록 이어진다.

 

 

아서, 루시 양이 죽기 직전에 자네가 그녀에게 입맞춤했다면, 어젯밤 내가 끼어들기 전에 자네가 그녀를 품에 안았다면 자네 역시 죽어서 노스페라투가 되었을 걸세. 노스페라투는 동유럽에서 죽지 않는 존재를 일컫는 말이라네. 자네마저 그리 됐다면, 그 사이에 죽지 않는 존재가 늘어나 이 세상은 공포에 휩싸이고 말았겠지.” p.462

 

동유럽 미신인 죽지 않는 존재라는 작은 파편에서 시작해 이렇게 웅장한 스토리텔링으로 확장시킨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 그 후 시대와 유행에 맞게 각색되는 과정에서 드라큘라 백작은 원작보다 점점 매력적으로 변신했다. 드라큘라 역할에 잘생기고 카리스마 있는 배우가, 스토리에 로맨스를 가미하거나 에로틱한 장면 묘사가 들어간 2차 창작물로 드라큘라를 접한 사람들이 원작을 읽는다면 심심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첫 창작물로서의 가치와 무한 상상력의 바탕이 된 작품이라는 것에 무게를 두고 읽는 게 좋다. 혹여나 드라큘라를 2차 창작물로 먼저 만난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을 때 실망할까봐 미리 알려둔다.

사실 나는 드라큘라보다 미나 캐릭터가 더 인상깊었다. 1800년대 후반에 이렇게 진취적인 여성을 그려내다니 말이다.

 

, 하커 부인은 참으로 대단해! 남성의 두뇌와 여성의 마음을 겸비했지 않은가! 그 두뇌도 평범한 남성이 아닌, 엄청난 재능을 타고난 남성에 비견될 정도란 말이지. 주님께서 한 사람에게 그렇게 훌륭한 요소를 몰아주신 데는 나름의 뜻이 있을 거야.” p.507

 

반헬싱 교수가 계속 이런 식으로 미나를 칭찬하는데 아마 그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여성상이 아닌가 싶다. 어쩌면 작가의 이상형일 수도 있겠고.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미나(하커 부인)가 큰 역할을 하는데 사내 네 명 사이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반헬싱 교수보다 리더처럼 활약한다. 드라큘라 백작에게서 얻은 능력 때문에 더 그러했을 수도 있겠다. 아쉬운 점이라면 드라큘라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미나에게 최면을 거는 장면이 계속 나오는 것이다. 당시의 상상력으로 쓸 수 있는 최대치가 아니었겠나 싶다.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게리 올드먼 주연의 92년 영화 <드라큘라>를 찾아서 다시 봤다. 반헬싱 역할에 안소니 홉킨스, 조너선은 키아누 리브스, 미나는 위노나 라이더로 당시 초호화 캐스팅이었다. 여기에 감독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였다. 예전에 보긴 봤었나 싶을 정도로 새로웠고,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니 자연스레 비교가 되었다.

 

원작과 달리 새롭게 추가된 내용이 드라큘라 백작과 미나의 러브라인이었다. 드라큘라가 몇 백년간 잊지 못하는 아름다운 아내가 미나와 얼굴이 같다. 책에서는 미나가 드라큘라를 무찌르는데 큰 역할을 했다면 92년 작 영화에서는 드라큘라가 아내의 얼굴을 한 미나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니 드라큘라는 자연스레 악당이미지를 벗게 되는 셈이다. 게리 올드먼을 캐스팅한 것은 절묘했다. 그가 카리스마와 애절함이라는 상반되는 이미지를 한 얼굴로 표현해냈으니 드라큘라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든 일등공신이 아닐까 한다. 내가 그를 좋아하고 그의 목소리와 억양도 좋아하기 때문에 더 좋게 보였을 것이다. 단 영화에서 미나는 책과 전혀 다르다. 포인트를 드라큘라와 미나의 러브라인에 맞췄기 때문에 그랬을 것으로 보인다.

 

꽤 두꺼운 책이라 다른 때에 비해 시간은 더 걸렸지만 드라큘라 원작을 읽어서 뿌듯하다. 예상보다 드라큘라 묘사가 과하거나 잔인하지는 않았고, 시대를 앞서가는 여성 캐릭터가 있어서 좋았다. 즐거운 독서 후 영화까지 찾아보는 만족스런 독후활동도 했다. 드라큘라 원작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허밍버드 클래식M시리즈로 <드라큘라>, 영화는 게리 올드먼 주연으로 찾아보길 추천한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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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정영욱 지음 / 부크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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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잘 하고 있나?'

확인하고 싶은 사람,

응원받고 싶은 사람!

아니아니아니.

무조건적인 응원을 받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사람에게 치이고, 관계를 고민하고,

지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뚜벅뚜벅, 묵묵히 나아가라고 말해주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작가는 '내 마음속에서 나온 목소리가 진짜 목소리인지, 아니면 들려오는 소리가 진짜인지' 헷갈려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외부에서 들러오는 질책과 평가가 듣기 싫어도 그 또한 '나'라고 하네요..

소통없이 골방에 틀어박혀 살면 나에 대한 말들은 더욱 듣기 싫어집니다.

오랜만에 지인과 만나 대화를 하고 돌아오는 길이 찜찜합니다. 이유를 생각해 보니 온통 타인에 대한 험담뿐이었군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 변명이 떠오르니 더욱 구차해집니다.

제가 그랬듯 남도 저를 그렇게 말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작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에필로그]

 

힘들다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당신의 힘듦에게, 슬프다는 말로도, 아프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당신의 상처에게, 또 알고는 있지만, 꺼낼 수 없는 당신의 여러 감정들에게.

 

나의 글이 그러한 것들을 해결해 주지 못하더라도 오늘 나는 적는다. 이 활자들이 무슨 도움이 되겠냐만, 나는 쓴다. 이 책을 펼치고 닫는 순간에도 전혀 달라질 것 없는 당신의 앞날이라도, 결국 펴낸다. 오직 당신에게 읽히기 위해서 말이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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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 기쁨과 슬픔 - 너무 열심인 ‘나’를 위한 애쓰기의 기술
올리비에 푸리올 지음, 조윤진 옮김 / 다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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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시간을 투자하면 성공한다!”

 

널리 회자되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말이다. 매일 3시간씩 10년간 투자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1만 시간의 법칙’, 이 말만큼 오해를 많이 받은 말도 없을 것이다. 10년간 노력했는데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의 원성이 자자해지자 ‘1만 시간의 법칙창시자 안데르스 에릭슨은 또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1만 시간의 재발견>이란 책을 통해 제대로 된 방식으로 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각계각층의 성공한 사람들을 조사해봤더니 그들만의 훈련방법이 있더라는 것이다. 노력과 성실함에도 전략이 필요하며 일명 의식적인 연습을 통해 성공의 길로 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리뷰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을 강조하려는 게 아니다. 10년 이상 한 분야에서 노력을 했으나 누구나 동의할만한 성공은 하지 못했고, 그렇기에 내가 뭘 잘못해서 그런지 <1만 시간의 재발견>을 읽어보았기에 인용했다. 그러나 이 책은 일 외에 다른 분야나 인간관계에 대한 것은 설명해 주지 못했다. 나는 내 노력의 결과가 좋지 않은 성적표이며 시상으로 의기소침과 비관적 사고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노력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책의 광고에 눈이 번쩍! 할밖에... “너무 열심인 를 위한 애쓰기의 기술이라는 부제와 우리나라 유명 작가들의 추천사는 나를 혹하게 만들었다.

 

저자 올리비에 푸리올은 프랑스에서 철학과 영화 강의를 하는 철학자이자 소설가, 에세이스트이다. ‘철학자가 쓴 자기계발서라는 소개에 걸맞게 이 책은 철학자를 많이 인용하고 있으며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의 사례도 많다. ‘노력에 관한 저자의 주장 중 강조하는 내용은 이것이다.

 

때로 노력은 무용할 뿐 아니라 비생산적이기까지 하다.”

 

간접적으로만 도달할 수 있는 목표들이 있다는 뜻이다. 달성하고자 하는 모든 시도를 멈추고 목표로 삼지 않아야만 도달할 수 있는 일들이 있으니 편하게 하라는 것이다. 여유를 갖는다는 것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지 말고 효율적으로 행동하라고도 했다. 이 말들을 저자는 수많은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검증하고자 이 책에서 노력했다. 성공이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가 와는 상관이 없더라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최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아래 목차로 저자가 어떻게 자신의 주장을 논증해 낼지 잠깐 예상해 보시라.

 

201045‘1만 시간의 법칙을 실행하기 시작한 댄 매클로플린이라는 사람의 골프 훈련 사례를 보자. 1만 시간 동안 훈련하여 프로골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였다. 댄은 블로그를 개설하고 에릭슨과 직접 소통하며 그가 직접 짠 시간표대로 훈련하고 전문 골프강사를 고용해 하루 8시간씩, 일주일에 6일을 매달렸다. 그러나 댄은 2015년에 자신의 댄 플랜을 그만두어야했다.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목적의식이 있는 연습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2년간 침묵과 부정을 반복하다가 그가 깨달은 것은 이것이었다. 자신의 한계와 인간다움을 깨닫고 최고가 되기 위한 욕망을 내려놓는 것! 행복해지려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신께 맡기라는 스토아적 계율을 깨우친 것이다.

 

특정 영역에서 1만 시간을 투자하는 행위로 모든 사람이 전문가적 수준에 도달할 수는 없다. 재능없이 노력만으로 위대함을 이룩해줄 마법의 숫자 같은 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저자는 그가 실험을 통해 깨달은 바가 있으니 오히려 성공한 게 아니냐고 했다. 이 사례를 통해 저자는, ‘원하면 이룰 수 있다가 아니라 이룰 수 있다면 제대로 원한 것이라고 했다. 그럼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말란 말이냐는 반박이 있을 수 있다. 이에 저자는 굳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향하기보다 목표를 잊으라고 한다.

 

p.189

자기 자신을 무욕의 상태에 둔 채 두려움이나 조바심을 떨쳐낸다면 사물의 리듬이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필요한 여유를 가지고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다소 식물생태학적인 관점이긴 하지만 인간의 대소사에도 존중해야 할 적절한 시기와 기간이 잇는 법이다. 아직 무르익지 않았을 때, 즉 때가 아닐 때 결정을 강요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혼자 결정하고 세상에 나의 의지를 관철하려 할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물러나 세상의 처분을 기다리고 그 소리에 귀 기울이기로 결정해야 한다. 마음을 깨끗이 비우면 행위가 가능해질 것이다

 

 

위 주장은 대입시험(바칼로레아) 준비생에게도 적용된다. chapter8 목표하지 않고 이루기에서 제자 바네사와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으로 나눈 대화를 그대로 인용했다. 철학시험 점수에 신경을 쓰지 않을수록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즉 목표에 대한 의식이 우리를 방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은 사랑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나머지 두 챕터에서 집중과 휴식, 꿈꾸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테니스 선수 노아는 데이비스컵 프랑스 대표팀을 훈련하면서 행복과 성과에 관한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을 이룩했다. 우리는 성과가 좋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여긴다. 그러나 노아는 선수들이 행복과 안녕을 느끼는 것이 먼저고 성과는 그 후에 자연스레 따라온다고 생각했다. 성과는 목적이 아니라 행복의 간접적인 결과이다. 목적삼지 않고도 목적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위 사례는 우리가 목표를 이루었을 때의 만족감이 그리 오래가지 못하더라는 사실로 확인가능하다.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노력하기보다는 평안한 마음 상태로 지금 내 상황 안에서 행복감을 느낄 때 목표에 더 쉽게 도달할 수 있다는 뜻이 되겠다. 여기서 의심의 얼굴이 고개를 들이밀 것이다. 그렇게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목표이든 우리는 그것을 설정해놓고 무조건 앞을 향해 내달렸기 때문이다. 그것만이 길이라며 믿었기에 두려운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는 동안 그렇게 애쓰지 않고, 숙고하지 않고, 목적으로 삼지 않고 이루어냈다고 했다. 그러므로 독자들도 수월함에 이르는 여정을 시작해보라며 격려했다. 시도해볼지 않을지는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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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2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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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권에서 고양이와 인간의 소통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3권이 아직 미출간... 신대륙에 당도한 바스테트와 나탈리 일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쥐떼를 섬멸할 수 있을것인가!! 바스테트의 책 집필이 성공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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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2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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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2권의 시작은 아주 의미심장하다. 바스테트의 제 3의 눈에 처음 연결된 것이 바로 검색엔진 구글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열람할 수 있고 원거리의 타인과 의사통이 가능하게 만든 인터넷을 인류가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을 제 3의 눈으로 표현한 것 같다. 이제는 거의 몸의 한 기관처럼 사용되고 있는 휴대폰이 실제 몸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상상이 이 소설에서 이루어진 것과 마찬가지다. 나아가 그것을 인류가 아닌 동물도 누릴 수 있지 않겠냐는 상상력으로 뻗어나갔을 것이고, 3의 눈을 가지기에 손색없는 동물로 고양이를 생각했을 것이다. 이처럼 <문명>은 작가 베르베르의 무한 상상력의 날개 위에 올라타 스펙터클한 장관을 내려다보는 맛을 제공해 주는 소설이다.

 

피타고라스의 안내대로 바스테트가 구글 검색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클릭한 것은 바로 인간-고양이 번역기였다. 집사 나탈리와 감격적인 상봉? 아니 첫 대화의 순간이 연출된다. 처음으로 의사소통하는 감격적인 순간, 우리의 바스테트가 또 큰 웃음 안겨준다. 나탈리와 인사한 뒤 바스테트는 놀라는데, 집사 나탈리가 자신에게 반말을 했기 때문이다. 집사가 감히 주인에게 말을 놓다니 어찌 놀라지 않았겠나!ㅎㅎ 계속 반말을 하는 집사가 너무 격의없이 굴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바스테트! 귀엽다!!

 

바스테트는 나탈리가 말했던 세 가지 개념 유머와 사랑, 예술을 하나씩 체득해 나간다. 물론 한가하게 공부만 하고 있을 순 없다. 그들을 괴롭히는 쥐떼들의 공격을 계속 막아내야만 한다. 2권에서는 다른 동물들과의 연대가 나온다. 처음부터 연대하는 건 아니다. 프랑스 소설답게 토론의 과정을 거치고, 바스테트는 공감과 연민이라는 감정을 이해해간다. 특히 쥐떼와의 협상과 전투는 인간의 그것과 유사하게 그려진다. 후반부에 라퐁텐의 생애와 우화가 나오는데 그러고보니 이 소설 역시 우화다. 이 소설에는 고양이뿐 아니라 다양한 동물 종이 출연하고 인간이 그들을 얼마나 착취했는지에 대한 비판도 하고 있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하게 동물실험을 했는지에 대한 내용은 실험용 동물에 대한 사과로 읽혔다

 

돼지의 경우, 식용과 의료용으로 키워지고 있다는 정도밖에 몰랐는데 새롭게 알게 된 놀라운 내용이 많았다.

 

 

바스테트가 드디어 이집트 여신 바스테트와 만나게 된다. 두 번째 만남에서 여신은 바스테트에게 책을 쓰라고 명령한다.

 

고양이에 의해 쓰이는 최초의 책, 인간의 지식에 고양이의 지식까지 담은 고양이 백과사전을 쓰라고 하는데 고양이 바스테트는 계속 우물쭈물한다. 이때 글을 왜 써야하는지, 글쓰기의 필요성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파한다.

 

 

 

이 부분에서 어떤 독자는 , 베르베르가 나에게 글을 쓰라고 하는구나!’라고 느꼈을 것이다. 자기성찰을 했더라도 쓰지 않았다면 모호하고 불완전한 채로 사라져버리는 것 이라는 문장에, 나는 공감했다. 지난 3년 여간 매일 쓰기를 지속했지만 두어 달 동안 게으름을 피웠더니 확연히 글의 밀도가 떨어졌다. 1000일의 노력이 이렇게 무너지나 싶은 반면 시간만 쌓았지 제대로 된 글을 썼던가 하는 반성도 했다. 한편 이렇게 채찍질하는 목소리를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격렬한 전투 끝에 겨우겨우 목숨을 구한 바스테트 일행이 새로운 곳을 찾아서 떠난 곳, 그곳은 쥐가 없을거라 예상한 건 너무 순진한 착각이었다. 그동안 그들의 번식력을 계속 강조해놓고서는 바다건너 멀리 가면 없을 거라고 생각하다니! 도착하기 전 망원경으로 살펴본 그곳의 상징물 꼭대기부터 바닥까지 우글우글거리는 쥐떼들에 경악하는데...

 

아니, 이렇게 끝나는 건가? 싶어 역자의 말을 읽어보니 이 책이 3부작이라고 한다. 3권에서 바스테트는 과연 고양이와 인간의 문명사를 쓸 수 있을 것인가? 살짝 힌트를 주자면 여신 바스테트의 계시대로 하긴 해야겠고 문자는 모르는 고양이 바스테트가 선택한 건 바로 집사 나탈리다. 3권에서 바스테트의 지휘로 문명을 어떻게 기록해 나갈지 신대륙의 쥐떼와는 또 어떻게 전투를 벌이게 될지 기대된다. 그리고 여신 바스테트가 책 제목을 지정해 주는데 <내일은 고양이>이다. 우리나라에 <고양이>로 번역된 베르베르의 소설 원제가 바로 <내일은 고양이>라고 한다

 

 

 

**위 리뷰는 네이버카페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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