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2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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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2권의 시작은 아주 의미심장하다. 바스테트의 제 3의 눈에 처음 연결된 것이 바로 검색엔진 구글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열람할 수 있고 원거리의 타인과 의사통이 가능하게 만든 인터넷을 인류가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을 제 3의 눈으로 표현한 것 같다. 이제는 거의 몸의 한 기관처럼 사용되고 있는 휴대폰이 실제 몸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상상이 이 소설에서 이루어진 것과 마찬가지다. 나아가 그것을 인류가 아닌 동물도 누릴 수 있지 않겠냐는 상상력으로 뻗어나갔을 것이고, 3의 눈을 가지기에 손색없는 동물로 고양이를 생각했을 것이다. 이처럼 <문명>은 작가 베르베르의 무한 상상력의 날개 위에 올라타 스펙터클한 장관을 내려다보는 맛을 제공해 주는 소설이다.

 

피타고라스의 안내대로 바스테트가 구글 검색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클릭한 것은 바로 인간-고양이 번역기였다. 집사 나탈리와 감격적인 상봉? 아니 첫 대화의 순간이 연출된다. 처음으로 의사소통하는 감격적인 순간, 우리의 바스테트가 또 큰 웃음 안겨준다. 나탈리와 인사한 뒤 바스테트는 놀라는데, 집사 나탈리가 자신에게 반말을 했기 때문이다. 집사가 감히 주인에게 말을 놓다니 어찌 놀라지 않았겠나!ㅎㅎ 계속 반말을 하는 집사가 너무 격의없이 굴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바스테트! 귀엽다!!

 

바스테트는 나탈리가 말했던 세 가지 개념 유머와 사랑, 예술을 하나씩 체득해 나간다. 물론 한가하게 공부만 하고 있을 순 없다. 그들을 괴롭히는 쥐떼들의 공격을 계속 막아내야만 한다. 2권에서는 다른 동물들과의 연대가 나온다. 처음부터 연대하는 건 아니다. 프랑스 소설답게 토론의 과정을 거치고, 바스테트는 공감과 연민이라는 감정을 이해해간다. 특히 쥐떼와의 협상과 전투는 인간의 그것과 유사하게 그려진다. 후반부에 라퐁텐의 생애와 우화가 나오는데 그러고보니 이 소설 역시 우화다. 이 소설에는 고양이뿐 아니라 다양한 동물 종이 출연하고 인간이 그들을 얼마나 착취했는지에 대한 비판도 하고 있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하게 동물실험을 했는지에 대한 내용은 실험용 동물에 대한 사과로 읽혔다

 

돼지의 경우, 식용과 의료용으로 키워지고 있다는 정도밖에 몰랐는데 새롭게 알게 된 놀라운 내용이 많았다.

 

 

바스테트가 드디어 이집트 여신 바스테트와 만나게 된다. 두 번째 만남에서 여신은 바스테트에게 책을 쓰라고 명령한다.

 

고양이에 의해 쓰이는 최초의 책, 인간의 지식에 고양이의 지식까지 담은 고양이 백과사전을 쓰라고 하는데 고양이 바스테트는 계속 우물쭈물한다. 이때 글을 왜 써야하는지, 글쓰기의 필요성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파한다.

 

 

 

이 부분에서 어떤 독자는 , 베르베르가 나에게 글을 쓰라고 하는구나!’라고 느꼈을 것이다. 자기성찰을 했더라도 쓰지 않았다면 모호하고 불완전한 채로 사라져버리는 것 이라는 문장에, 나는 공감했다. 지난 3년 여간 매일 쓰기를 지속했지만 두어 달 동안 게으름을 피웠더니 확연히 글의 밀도가 떨어졌다. 1000일의 노력이 이렇게 무너지나 싶은 반면 시간만 쌓았지 제대로 된 글을 썼던가 하는 반성도 했다. 한편 이렇게 채찍질하는 목소리를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격렬한 전투 끝에 겨우겨우 목숨을 구한 바스테트 일행이 새로운 곳을 찾아서 떠난 곳, 그곳은 쥐가 없을거라 예상한 건 너무 순진한 착각이었다. 그동안 그들의 번식력을 계속 강조해놓고서는 바다건너 멀리 가면 없을 거라고 생각하다니! 도착하기 전 망원경으로 살펴본 그곳의 상징물 꼭대기부터 바닥까지 우글우글거리는 쥐떼들에 경악하는데...

 

아니, 이렇게 끝나는 건가? 싶어 역자의 말을 읽어보니 이 책이 3부작이라고 한다. 3권에서 바스테트는 과연 고양이와 인간의 문명사를 쓸 수 있을 것인가? 살짝 힌트를 주자면 여신 바스테트의 계시대로 하긴 해야겠고 문자는 모르는 고양이 바스테트가 선택한 건 바로 집사 나탈리다. 3권에서 바스테트의 지휘로 문명을 어떻게 기록해 나갈지 신대륙의 쥐떼와는 또 어떻게 전투를 벌이게 될지 기대된다. 그리고 여신 바스테트가 책 제목을 지정해 주는데 <내일은 고양이>이다. 우리나라에 <고양이>로 번역된 베르베르의 소설 원제가 바로 <내일은 고양이>라고 한다

 

 

 

**위 리뷰는 네이버카페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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