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하브루타 - 창의력부터 사고력까지 아이의 공부머리가 바뀌는
김정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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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기나 시대를 대표하는 단어는 늘 있어왔다. 사회 전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넣지 않고는 말을 이어갈 수 없던 때가 있었다. 그리 오래전 일도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이 꽤 오랫동안 회자되다가 올해 초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이라는 말을 자주 쓰게 되었다. 또 하나, 단어 앞에 K(Korea를 나타내는)를 붙이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 시작은 ‘K-방역이라 할 것이다. 교육계에도 K가 나타났다. ‘K-하브루타가 그것이다.

 

이미 하브루타가 뭔지 알고 있는 학부모들이 있을 것이다. 유대인 교육법으로 두 명이서 짝을 지어 서로 질문하고 대화하며 토론하는 것을 말하고 유대인들은 어린 시절 가정에서부터 자연스럽게 하브루타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유대인식 대화 및 토론방식을 한국형으로? 그렇다. 책과 앱으로 나왔다.

 

 

쌤앤파커스 출판사의 신간 <창의력부터 사고력까지 아이의 공부머리가 바뀌는 K-하브루타>이다. 서원대 김정진 교수는 탈무드로 하는 하브루타가 한국인에게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고, 한국형 하브루타를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5년간의 노력 끝에 세계 최초로 하브루타 앱 지혜톡톡을 개발했고 ‘K-하브루타를 완성했다. 저자는 지혜톡톡의 핵심 원라를 이렇게 말했다.

 

부모와 아이가 지헤를 나누는 방법

+ 소크라테스 질문식 대화법

+ 유대인 하브루타

 

이 책은 지혜톡톡사용설명서에 가깝다. 저자가 자녀와 자녀들과 직접 대화한 내용을 그대로 책으로 냈다.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부록에는 지난 5년가 저자가 자녀들과 직접 체험했던 신문, , 영상등을 이용하는 한국형 하브루타 활용법과 노하우도 실려 있다.

 

그간의 하브루타 책들이 하브루타의 효과를 강조하거나 독서토론법에 대한 내용들이 많았다. 하브루타가 왜 좋은지는 너무 많이 들어서 알겠는데 실제로 활용이 잘 안 된다는 부모들이 많았다.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하고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도 알지만 질문 후 아이들과 어떻게 대화를 이어나가야 할지 막막하다. 이번 책은 그런 학부모들의 고충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책을 다 읽은 후 앱을 열어보는 것보다는 먼저 앱 지혜 톡톡을 깔고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앱은 누구나 무료로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다. 15개의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한 영역당 100장이 넘는 사진과 질문이 있어서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다. 사진과 질문만 봐서는 막막할 수 있다. 그때 책을 펼쳐서 저자는 어떻게 했는지 읽어보면 된다.

 

그 반대의 방법도 가능하다. 저자가 자녀들과 대화를 어떻게 나누었는지 읽은 후 독자도 자녀들에게 앱의 그림을 보여주고 대화를 시도해 보면 되겠다. 이 때 저자 가족의 대화내용과 독자 가족의 내용이 차이가 있더라도 너무 좌절하지 말길 바란다. 아무리 같은 주제라도 배경지식과 경험의 차이는 다른 대화내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하루 아침에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대화가 될 리는 없다. 저자도 두 시간씩이나 대화한 내용을 줄여서 옮긴 것도 있다고 밝혔다.

 

이제 챕터 구성과 몇 가지 영역의 활용법을 소개한다.

 

영역별 주제에 해당하는 가족들의 상황 설명 후 사진을 고른 후 대화를 시작한다. 대화 내용 후 앱 지혜톡톡사용법, 대표 그림과 질문들을 수록해 두었다.

 

 

 

 

 

 

 

1학기에 아이들이 학교에 못 가고 집에만 있으면서 심심해했다. 또 학교에 못 가는 일 없어야겠지만 앞으로는 이 책과 지혜톡톡으로 대화하느라 심심할 틈이 없게 되길 바란다. 사진을 보고 대화를 하는 방식 자체는 아주 간단하지만 어떤 대화를 나누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이 책에서도 강조하지만 자녀에게 관심을 가지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살펴보자. 저자의 마지막 질문으로 리뷰를 마친다.

 

"당신은 아이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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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 책과 드라마,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서른네 개의 일본 문화 에세이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1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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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단어가 지닌 스펙트럼은 넓다. ‘여행’이라고 한 번 소리 내어 보자. 장소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 맛난 음식을 생각하는 사람, 쇼핑목록을 리스트업 하는 사람 등 각양각색일 것이다. 여행하면 떠오르는 생각풍선 속에 그려진 이미지들에 설렘과 기대가 그득하다. 이제는 그런 연상들이 허황되게 느껴진다. 해외여행을 기약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여행이란 단어엔 아스라함이 추가되었다.

사람들은 자구책을 찾아냈다. 예전 여행 사진을 꺼내보며 추억에 잠기고, 집에 있는 여행서적을 다시 들춰보고, 남들은 뭘 하는지 SNS를 기웃거려 본다. 어떻게든 여행의 설렘을 맛보고 싶은 거다. 출판사에서도 독자들의 여행 허기를 달래줄 책을 만들어냈다. 유명 작가의 여행에세이를 재출간하고, 언택트 시대엔 국내여행이라며 우리나라 여행 책을 출간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여행관련 서적은 계속 나오고 있다.

나는 올 해 초 예정되었던 유럽 여행이 무산되고 나서 여행 관련한 미디어는 일부러 외면했다. 쓰라린 맘에 소금 뿌리는 짓은 하지 않겠다는 나 혼자만의 보이콧이었다. 그러나 여행 신간소식은 계속 들려왔고 하나 둘 읽기 시작했다.

최수진씨의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도 2쇄 기념 이벤트에 신청하여 당첨되어 읽게 되었다. 일본은 10여 년 전에 큐슈로 온천여행 다녀온 적이 있다. 오사카나 도쿄쪽으로 가봐야지 생각만하다 결국 가지 못했다. 이 책은 제목에 끌렸다. 여행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는 것인데 책과 여행으로 만난다니 기대가 되었다.

서문을 보니 저자는 2011년부터 17번의 일본여행을 했다고 한다. 이 책은 한 번의 여행으로 쓴 여행기라기보다 저자가 여러 번 일본을 다녀오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쓴 것이다. 작년에 쓴 글부터 2012년 글까지 약 10여년에 걸쳐 쓴 글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일본 문화가 궁금한 독자라면 살짝 아쉬울 수도 있겠다.

예컨대 ‘일본 사람들은 전철에서 대부분 책을 읽고 있다더라!’는 내용을 저자가 직접 확인하기 위해 어학연수를 갔을 때 전철을 탔다는 때가 2000년이다. “일본인과 만화”라는 꼭지에서, 자신이 확인한 바로는 사실이더라! 그런데 일본인이 들고 있는 책이 만화책이라서 놀랐다! 라는 내용이고 이 글은 2014년에 쓴 것이다. 이번에 책으로 출간하면서 기왕이면 일본인 지인에게 요즘 일본 전철 풍경을 어떤지 확인한 내용을 글 말미에 실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표지 앞뒤의 사진이 내용 속의 사진을 기대하게 만들었는데 흑백이었다. 출판 비용 때문이었겠지만 료칸이나 화과자 사진은 컬러풀해야 느낌이 잘 전달되는데 말이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목차는 아래와 같다.

1장. 일본의 책 문화와 서점

2장. 일본을 걷는다

3장. 책과 드라마로 만난 일본

4장. 일본의 장인정신

5장. 일본 문화 체험

6장. 일본 문화 에세이

160여 쪽 분량으로 부담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숨에 읽을 수 있고, 연결되는 내용이 아니므로 맘에 드는 제목이 있으면 그것부터 먼저 읽어도 된다.

료칸과 화과자, 테이프 커터(무려 16만원이 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역시~~하며 일본인의 장인정신을 확인했다. 이런 내용을 읽으면 직접 가서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솟는데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현실이다.

츠타야 서점도 여러 책에서 언급된 적이 많아 일본에 가면 꼭 방문해보고 싶은 곳이다. 나는 여행할 때 쇼핑에 비중을 거의 두지 않는 편이지만 츠타야에 가면 살 게 많을 것 같다. 저자는 “긴자에서 나흘 동안 쇼핑을 했다.”는 말을 꼭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그게 실현이 되었는지 궁금하다. 쇼핑과 함께 긴자에서는 미술관이나 갤러리도 가볼 것을 추천했다. 도쿄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들게 만들었다.

 

 

여행 에세이는 타인의 여행 경험을 읽으며 간접 경험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요즘 같은 코로나시국에는 실행에 옮길 수 없어서 간절함만 쌓이는 부작용도 있다. 하지만 여행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없다. 남의 여행 루트를 참고 삼아 나만의 경로를 짜고, 사진 위주의 가이드북을 보며 눈부셔하고, 이국의 문화에 놀란다. 책으로 방구석 여행을 하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이 오래되었다며 아쉬워 할 이들에게 ‘후지와라 신야’의 <동양방랑>을 추천한다. 1980년에서 81년 사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시작해 한국 일본에 이르는 400일간의 동양 방랑 여정을 사진과 에세이로 남긴 책이다. 40여년 전 동양의 모습과 문화는 당시를 살아보지 못한 이들에겐 문화충격을, 그 시절을 지나온 이들에겐 감격어린 회상의 책이 될 것이다.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속 10여 년 전 일본의 모습 역시 외국 어느 곳의 한 시절을 경험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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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 책과 드라마,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서른네 개의 일본 문화 에세이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1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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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고 싶은데 갈 수 없다고 넘 슬퍼하진 마시라!! 요 책으로 일본문화를 여행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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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인간은 기억하지 않는다 - 창의적인 삶을 만드는 뇌과학자의 생각법
모기 겐이치로 지음, 이진원 옮김 / 샘터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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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새로운 시도를 하려다가 실패 아닌 실패? 아니, 거절당해 좌절되었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해보고 싶어서 도전한 일이 좌절되니 의기소침해졌고, 주된 다른 이유가 있었지만 너무 많이 먹은 내 나이 때문인가 싶기도 했다. 그래서 뒷방 늙은이처럼 가만히 있어야 하나? 싶었고, 이 나이에 뭘 한들 얼마나 거창한 걸 이루겠다고? 이런 생각들뿐이었다.

 

그러다 샘터사의 신간 <생각하는 인간은 기억하지 않는다>의 광고 문구를 봤다.

 

"창의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쌓아온 기억이라는 내부의 보물에 있고, 그 보물을 활용하는 법이 생각해 내기."

 

내가 쌓아놓은 내부의 기억을 끄집어내면 창의적으로 사는 거라고?

, 그동안 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살아온 것 같은데! 그 기억이 보물이 될까?

정말일지 궁금했다. 이벤트에 신청해서 책을 받아 읽게 되었다.

 

<생각하는 인간은 기억하지 않는다>의 저자 모기 겐이치로는 일본의 뇌과학자로 현재 소니 컴뷰터사이언스 연구서에서 수석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시작하는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 인간은 나이 들면서 많은 경험이 뇌 속에 축적된다. 그 방대한 기억을 하나하나 선명하게 떠올리면서 고민하지 않고 매일 같은 과제를 착실하게 해내는 삶은 좋을 수 있다. 귀찮은 과거는 기억하지 않는 게 살기에 더 편하고 가능하면 고민 따위는 안 하면 살고 싶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위처럼 생각해 내는 회로를 사용하지 않고 살면 점점 기억력에 문제가 생기므로 이 책을 활용해 생각을 떠올리도록 하자고 주장한다. 뇌를 창조적으로 사용하면 인생을 충실하게 살게 된다고!

 

목차는 아래와 같다.

 

각 장의 소제목들을 보면 궁금해져서 바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순서대로 읽어도 되고 관심 가는 장부터 먼저 읽어도 괜찮다. 뇌과학자의 책이라고 해서 뭔가 전문적이고 과학적 이론이 있을 거라고 겁먹을 필요 없다. 술술 읽힐 정도로 쉽게 쓴 뇌 사용 설명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독자들이 주요 내용이 뭐였는지 기억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됐는지 각 장의 마지막엔 친절하게 요약까지 해두었다.

이 부분을 보며 실생활에 적용해보기에도 좋을 것이다.

 

 

각 장의 주요 내용 정리 부분을 모두 사진 찍고 싶었으나 그러면 이 책을 사서 읽고 싶은 마음이 없어질까봐 1장만 찍었다. 물론 요약부분만 읽는다고 책 내용을 다 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나는 4장의 뇌의 위험징후를 읽으며 현재 내 뇌가 위험상태인 것 같았다.

이 리뷰를 읽는 사람들도 해당사항이 있는지 체크해보면 좋겠다.

 

[뇌의 위험 징후 다섯 가지]

 

1. 매일 무사히 잘 살고 있는 느낌이 든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하면서 자신의 또 다른 욕구를 무시하거나 억제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자.

2. 너무 바쁘다.

직장에서건 집에서건 바쁜 원인이 되는 단일 회로만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공원 산책하기와 같이 잠시라도 좋으니 휴식 시간을 가지자.

3. 최근에 불안하거나 가슴이 두근거린 적이 없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고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4. 타인의 질문에 아무거나 괜찮다라고 말한다.

자기 뇌의 욕구를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거나 욕구를 억제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5.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예컨대 같은 음악만 계속 듣거나 같은 영화만 보는 것)

안정만 유지한다는 건 도전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저자는 기존의 반복하던 일과 새로운 일의 균형을 강조한다. 현재의 습관과 환경을 버팀목 삼아 자신의 욕구에 귀를 기울여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라고!

 

위 징후를 발견했다면 이 책의 5장에서 말하는 플랜 B’를 생각하고 시도해보면 좋을 것이다.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이상적인 플랜 A가 있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몰두한다. 하지만 저자는 플랜 B를 생각해보고 실행에 옮겨보자고 한다. 저자는 정년 후에 할 일을 생각하다가 미리 시작해도 괜찮을 것들을 찾았고 시작했다. 소설 쓰기와 작곡하기다. 거창하게 플랜 B까지 아니어도 생각만 했지 실행하지 못한 것들을 시작해보는 것도 추천하고 있다. 저자는 그동안 미루었던 책 중에 <유리가면><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시작하기로 했다.

 

나는 위험 징후에 해당하는 항목이 많다. 나만의 플랜 B를 찾고 시도해야 한다. 그리고 생각해 내는 연습을 해서 창의적인 활동을 해봐야겠다. 마치는 글에 나온 창의성을 높이는 행동중 당장 해볼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하루에 하나만이라도 좋으니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

과거에 포기한 일을 다시 해보자.”

 

생각해내기는 단순히 기억을 되찾는 게 아니다. 내 안에 기억이라는 거대한 도서관에서 보물을 발굴해내는 것이다. 그동안 쌓아둔 나의 기억 도서관엔 어떤 보물이 있을까?

 

 

** 위 리뷰는 츨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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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문지아이들 163
김려령 지음, 최민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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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려령 작가의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을 재미있게 읽었다. <완득이>는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 <완득이>와 너무나 마음이 아렸던 <우아한 거짓말>이후로 사실 그 둘만큼 인상깊은 소설을 만나지 못해 아쉬웠는데 작가의 신작 소식을 들었다. 문학과 지성사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의 가제본 서평단 이벤트에 신청했는데 당첨되어 읽게 되었다.

 

 

가제본의 표지 그대로 출간할지는 잘 모르겠는데 형제같기도 친구사이 같기도 한 사내아이 둘이 앉아 있다. 뭐하는 녀석들일지 궁금증이 인다. 아무것도 안하지는 않을 것 같이 생겼기 때문이다. 책 제목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은 현성과 장우가 영상을 올린 유튜브 채널명과 같다. 한 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는 현성을 장우가 찍어서 올리는데 이 영상이 의외로 조회수가 올라간다. 둘은 친구사이이고 초등학교 6학년이다.

 

주인공 현성은 철거 직전의 화원 (비닐하우스 꽃집, 양지화원)에서 살고 있다.

 

 

 

봄이 오면 아파트로 이사갈 줄 알았지만 삼촌에게 사기를 당해 쫓겨날 판인데 일년 가까이 뭉개고 있다. 그 일로 부모님이 싸운후 아빠는 집을 나갔고 엄마는 식당에서 이교대로 일하고 있다. 집안 형편때문에 학원 못다닌지 오래 되었고, 방학중엔 갈데가 없으니 너무 심심하다. 그와중에 다행인지 불행인지 인터넷은 빵빵하게 쓸 수 있어서 하루종일 게임하며 시간 보내는 중이다.

친구 장우는 부모님이 이혼 후 각각 재혼했다. 장우는 아빠랑 살고 있었는데 새엄마가 얼마전 이사를 들어왔다. 새엄마가 임신을 했기 때문이다. 장우는 학원을 다니느라 바쁘지만 현성이랑 노는 게 재미있다. 새엄마가 태어날 아기의 방을 꾸민다고 집안의 물건들을 버리려고 해서 자신의 장난감들을 아지트로 옮겨놓았다. 현성이네 집(화원)근처에 빈 화원에 아지트를 만든 것이다.

 

 

두 아이는 각자의 집안 사정때문에 힘들다. 현성과 장우의 부모님 때문에 벌어지는 상황을 서술할 때 두 아이는 무덤덤한 것처럼 보인다. 부모의 문제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그 부모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현성의 입장에서 서술되기 때문에 부모의 심정까지는 잘 드러나지는 않는다. 형제 없는 두 아이가 친해지면서 각자 가정의 고충을 한시름 놓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친구마저 없었다면 많이 외로웠을 것이다. 특히 주인공 현성이 더 그렇게 보인다. 아빠가 말한마디 없이 집을 나가버렸고 가계를 책임진 엄마는 일 하느라 바쁘고 늘 혼자 집에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요즘 너무 피곤해서 그런지 가끔은 말도 이상하게 한다. 김밥을 주면서 순대를 먹으라고 하고, 냉장고에 돈가스 있으니까 끓여 먹으라고도 했다. 저녁 늦게 와서 씻지도 않고 잠들기도 했다. 그리고 아침이 되면 다시 출근했다. 출근하고 첫 주말에는 당연히 쉬는 줄 알았는데, 휴일이 이주일에 한 번이라고 했다. 속상했다. 하루의 절반을 일하는데도 휴일은 저것밖에 안 됐다. 엄마는 이교대 근무에 적응되면 괜찮아질 거라고 했지만 나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엄마가 출근하면 늘 나 혼자 있다. 너무 심심해서 화원을 정리하기도 하고 세탁기를 돌리기도 했다. 내가 빨래에 소질이 있는지 널어놓은 빨래를 보고 엄마가 칭찬을 하기도 했다.

p. 50~51

 

 

 

 

현성이 살고있던 화원에 전기와 수도가 끊겨 엄마와 2주동안 찜질방을 전전하다 지하방을 얻어 이사하게 되면서 끝이 난다. 책의 3분의 2까지의 내용만 실린 가제본이라서 그 뒤에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현성이 이사 전날 아빠에게 연락을 했으니 아빠가 돌아올 것 같다. 동화책이기 때문에 새드엔딩은 아닐 것이다. 아빠가 돌아온다해서 갑자기 현성이네 상황이 좋아질리는 없다. 하지만 세 식구가 다시 같이 지내는 모습은 어린이 독자에게 안도감을 줄 것이다. 현성은 부모님과 마트에 가서 쇼핑을 하고 외식을 했던 시간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어찌보면 지극히 평범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작가는 현성이네를 통해 행복이 그리 거창한 게 아니라 가족이 함께하는 사소한 순간들에 있다고 말한다.

장우네도 동생이 태어나 새엄마와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해소되면 좋겠다. 그리고 두 친구가 유튜브에 새로운 영상을 올릴까? 가제본이라 3분의 2까지의 내용만 있다보니 뒷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다. 아마 본책을 읽는 독자도 이쯤 읽으면 유사한 궁금증이 일 것이다. 두 친구네가 행복한 결말을 맞을지, 또 아무것도 안 하는 영상을 찍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길 것이다.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들은 자신과 유사한 상황에 감정이입하게 되고 힘들어하는 주인공에게 공감하며 응원하는 심정이 된다. 그러면서 현실에서 겪는 어려움을 헤쳐나갈 자양분을 얻기도 한다. 이 책의 두 소년이 겪는 일들은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은 자신과 비슷하다고 여길 것이다. 충격적인 서사는 없지만 일상생활에서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상황들이 어린이 독자들의 공감을 충분히 끌어낼 책이다.

나는 두 녀석이 뭐라도 하면서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엄마 맘이 들었다!

** 위 리뷰는 문학과 지성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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