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읽는 시간
이유진 지음 / 오티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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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읽는 시간>의 소개를 읽고 서평단 신청을 할까말까 잠시 망설였다. 죽음을 다룬 책이라고 하니 의사가 암이나 중증환자를 치료한 사례와 호스피스, 웰다잉까지 나올텐데... 그동안 비슷한 책을 몇 권이나 읽었기 때문에 중복되는 내용이라서 고민하다가 이내 신청했다. 저자가 암전문의나 외과의가 아니라 정신과 의사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의사가 되었는데 미국에 가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가가 되었다고 하니 그의 삶이 궁금하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신청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고민은 불필요한 것이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시한부를 선고받은 환자들, 젊은 나이에 암에 걸린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어떻게 치료했는지, 환자 가족이나 지인은 물론 의사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부분도 다루고 있다. 보통 의사가 저자일 경우 자신의 사생활은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 책의 주제에 부합하는 환자사례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책의 중반까지 저자가 미국에서 공부하고 의사로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에피소드와 주위 의사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의사들과 다른 점들이 여럿 소개되어 흥미로웠는데 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국 의사들은 자신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를 지도했던 교수는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면서 26년간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 자신은 항우울제 처방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힘들었는데 미국은 분위기가 정반대라니 놀라웠다. 저자가 한국에서 레지던트였을 때 유능하고 성격 좋았던 선배가 자살했다. 우리나라도 의사 자신의 정신건강을 챙기고 배려받을 수 있는 분위기였다면 그 선배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텐데 내가 다 안타까웠다.


미국은 존엄사를 법적으로 허용하는 주가 여럿 있다. 오리건 주에서 행해지는 존엄사의 한 장면을 소개하고 존엄한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존엄사 논쟁은 늘 첨예하며 종교계의 반대가 강력하다. 그러나 존엄성을 잃은 삶을 유지하길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자신의 생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는 당연한 것임에도 법에 강제되어 있다. 사실 이런 문제는 자신에게 닥치기 전까지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을뿐더러 권리라고 여기지도 않는다. 특히 우리나라 입법부는 이런 논쟁적인 사안을 법제화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렇게 묻는다.

병이나 부상으로 인해서 죽음이 확실한 당신의 가족 같은 반려동물이 눈앞에서 고통받고 있다면 당신은 그 고통을 멈춰줄 것인가, 심장이 멎을 때까지 고통받도록 내버려둘 것인가.”


반려동물이라고 해서 쉽게 결정할 수 있을까? 위 문장에서 반려동물을 빼면 가족인데! 가족의 고통을 외면할 것인가? 본인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써두는 것이 좋다. 가족의 딜레마를 덜어주기 위해서만 필요한 게 아니다. 미리 작성해두면 존엄하지 못한 최후를 맞지 않아도 된다.


그럼 암 진단을 받은 가족에게 혹는 치료중이거나 치료가 끝났을 때, 환자 옆의 사람으로서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이 대목이다. 그동안 읽은 책에서는 환자가 겪는 여러 어려움에 도움을 주는 내용들은 많았으나 가족이나 친구로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알려주는 책은 없었기 때문이다.


암 치료중이든, 완치 후이든 환자는 이전과 다른 행동을 한다. 생각이나 태도도 많이 바뀐 것처럼 보인다. 그럴 때 왜 예전 같지 않느냐고 다그치면 심각한 후유증으로 남는다. 가족들 사이에 오갔던 비난과 모진 말은 영원한 상처로 남는다. 그렇다고 긍정적이고 희망찬 격려가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 몇 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1. 암을 진단받은 환자가 자신의 잘못 때문에 걸린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대한다.

- 긍정적인 마음과 밝은 에너지만으로 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는 없다. 타인의 삶을 다 알거나 이해하지 못하면서 나의 잣대로만 평가하고 판단하지 말길 바란다.

2. “다 잘 될거야.”라는 격려는 주의해서 말하자.

- 바라는 대로 현실이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황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그 시간을 함께 견디겠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차라리 낫다.

3.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라는 조언도 크게 위안이 되지는 않는다.

-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터널 바깥에서 이래라저래라 소리치기보다는 터널 안으로 들어가 옆에서 함께 걸어주는 것이 낫다. 아니면 터널 끝에서 기다려 주든가.

 


저자가 환자를 치료한 사례를 읽다보니 신기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나오는 의사들처럼 환자 입장에서 배려하고 공감하며 대하는 모습이었다. 미국이라서, 정신과 의사라서, 충분히 응대할 시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드라마가 아닌 실제로 그런 의사가 있다는 사실에 반가웠다. 진짜 판타지스런 의사가 있구나


길 위의 정신의학프로젝트를 혼자 꿋꿋이 하고 있는 의사도 있다. 저자와 동갑내기인 플라이셔 교수다. 길 위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아파도 병원에 가기란 여러 이유로 힘들다. 플라이셔 교수는 그들 속으로 들어갔다. 매주 수요일, 갖가지 의약품과 관계형성물품을 가득 넣은 배낭을 메고. 그는 결국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냈고 이웃과 사회를 건강한 곳으로 지켜냈다. 저자도 플라이셔 교수 덕분에 변했다고 한다.


, 저자 소개를 마지막에야 하게 되었다.



 

책 제목이 죽음을 읽는 시간이지만 저자는 삶을 이야기한다. 죽음 언저리에 있지만 살아있는 환자를 만나기 때문이다. 그는 환자의 고통을 완화해주고 정신적 건강을 보살피는 의사로서 삶을 더 강조한다. 죽은 후에는 죽음이고 삶이고 부질없다. 살아있는 동안 행복하게 살 것을 당부한다. 인상깊었던 저자의 말을 옮기면서 리뷰를 마무리한다.

 

p.185

죽음의 공포는 우리가 지금 여기에 집중하며 살도록 한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은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죽음은 실패가 아니다. 죽음에 맞서 싸우는 것은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결국 패배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삶을 사랑하고 후회없이 살다가 언제일지 모를 그 끝을 끌어안아야 하는 운명이다.

 

p.249

암에 걸렸다는 것은 훈장도 주홍글씨도 아니다. 그저 살면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어쩌다 나에게 일어났을 뿐이다. 특별하지도 열등하지도 않다. 아직 살아갈 날들이 많이 남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더 좋은 날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p.299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가는 우리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몸에 지니고 사는 것과 같다. 죽음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다. 인간의 존재는 일시적이고 유한하며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질 우주의 먼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깨닫게 될 때 우리는 자신의 존재 이유와 의미를 찾고 싶어한다.


p.303

나를 단단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고 내 삶을 풍성하고 의미있게 만드는 것은 내가 마주하고 견뎌냈던 과거의 시간이다. 미래의 나에게 실존적 고통이 찾아온다며, 삶을 의미있는 시간들로 채워나갔던 과거의 내가 바로 나의 구원자가 되어줄 것이다.


p.329

브레이바트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삶을 가장 의미있는 순간으로 만드는 것은 사랑이었다.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에는 사람을 구하는 힘이 있다. 이것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며 우리의 미래에도 마찬가지다. 내 곁에서 나와 시간을 함께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함께 보낸 시간을 기록하고 기억하며, 지금 내 곁에 있는 이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그들과 함께할 앞으로의 시간에 끝이 있음을 알고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죽음의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삶의 이유와 의미가 되어준다. 좋은 삶과 좋은 죽음을 위해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위 리뷰는 춢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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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과 환상 - 의학자가 걷고, 맡고, 기록한 세상의 냄새들
한태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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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를 매개로 떠나는 음식 여행, 역사 여행, 기억 여행! 한태희교수의 냄새가이드를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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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과 환상 - 의학자가 걷고, 맡고, 기록한 세상의 냄새들
한태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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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과 환상>은 반갑고도 특이한 책이다. 코로나 때문에 작년부터 해외여행을 못 가게 된 사람들에게 여행 욕구를 충족시켜줄 것이다.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상관없다. 이 책은 냄새를 매개로 음식 여행, 역사 여행, 기억 여행을 떠나게 해줄 테니까.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이렇게 소개하고 싶다.

“향으로 떠나는 여행” 또는

“여행에서 만난 냄새”

어떻게 엮어도 냄새와 여행이 짝꿍이 된다.

<후각과 환상>은 성균관대 의대 한태희 교수가 썼다. 저자가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다닌 여행지의 사진과 기록 중에서 가장 생생하게 남아있는 냄새의 기억을 토대로 엮었다. 그는 에필로그에서 ‘냄새와 후각이 선사하는 그 풍부한 상상력과 감성적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했는데 나는 그 말에 빙고!! 라고 답해주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상상의 나래를 힘껏 펼쳤다. 저자가 안내하는 여행지 중에 내가 경험한 장소는 단 한 곳도 없었기에 눈으로는 활자를 쫓으며 뇌는 몹시 분주해졌다. 내 배경지식을 총동원하여 활자에 부합하는 시각자료를 찾아낸 다음 냄새의 경험도 찾아보았다. 선별된 자료로 시각과 후각 시냅스를 연결할 고리를 찾아 이어야 했는데 이 지점에서 상상력이 동원될 수밖에 없었다. 후각 자료가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저자가 인용하는 영화나 문학작품 속 묘사를 읽으며 상상해야만 했다. 고마운 건 적절하게 배치된 그의 사진자료가 상상하는데 꽤 도움이 되었다.

저자가 독자들을 데려가는 곳은 인류의 기원인 중동과 북아프리카이다. 다음으로 유럽을 돌아 아시아와 한국에 당도한다. 책 속 장소가 여행 경험이 있는 사람은 지난 추억과 함께 냄새의 기억을 떠올릴 것이고, 처음 소개받는다면 그의 가이딩에 감탄하며 상상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것이다.

p.48

가죽을 물들이는 데는 양귀비꽃, 헤나, 인디고 등의 천연 염료가 사용된다. 본격적인 염색 처리 전 가죽을 소의 오줌과 비둘기 똥이 들어간 용액에 이틀 정도 담가 두면 가죽이 부드러워지고 염료가 잘 스며드는 상태가 된다고 한다. 강렬한 냄새의 정체는 그야말로 맨살과 똥오줌이 섞인 생명체의 노골적 모습이다.


위 설명이 바로 내 후각정보와 시각정보의 불균형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모로코 페즈의 전통염색장은 저자의 묘사처럼 ‘거대한 벌집을 닮은 가죽 염색 작업장의 웅덩이마다 풀어놓은 각양각색의 염료 때문에 멀리서 보면 팔레트’처럼 보인다.



사진도 첨부해 놓아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각정보를 더욱 빠르게 불러올 수 있다. 그런데 위 냄새에 대한 설명은 아무리 찾아봐도 내가 가진 후각 자료에는 없는 거다. 소 오줌 냄새와 비둘기 똥 냄새를 맡아본 적이 있어야 말이지. 그런데 위 문단의 마지막에 저자는 이 문장을 연결한다.

“갓난아기 기저귀와 비교해도 톡 쏘는 냄새가 더 짙게 느껴질 정도다.”

비록 옅어지긴 했으나 내겐 아기 기저귀 냄새의 정보가 있다. 그런데 그 정보를 불러오다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염색장 웅덩이의 냄새는 민트송이 한 웅큼을 코에 갖다 대고 있어도 뚫고 들어오는 강렬한 악취라고 표현했는데 내게 아기 기저귀 냄새는 그리 고약하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아! 내 새끼 똥오줌 냄새는 향기롭다하지 않나? 특히 젖만 먹는 갓난쟁이의 변냄새가 그리 역할 리 없다. 그래서 지금 타이핑하는 내 옆에서 한잠에 빠진 고양이 토르의 지독한 똥냄새를 연상하며 저 염색장 사진과 매치시켜 보았다. 그래도 쉽사리 역함을 느끼지 못하는 건 요 녀석의 똥냄새에도 적응되어 그런가 싶다.(ㅎㅎ 이상한 결론!)


저자 덕분에 상상여행을 하다보니 직접 가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솟는다. 뜨거운 햇살아래 머리에 흰 천을 두른 채 좁디좁은 골목을 돌아 그곳에 당도하기 전부터 뜨끈한 공기를 타고 코끝으로 들어올 그 냄새를 맡아보고 싶다. 마침내 당도한 그 강렬함에 코를 부여잡을지라도 냄새가 나는 염색장 쪽으로 한번 걸어 들어가 보고 싶다.

여행에서 음식을 빠트릴 수 없듯 후각은 역시 미각과 만나 꽃을 피운다. 그 중 과일은 누구나 좋아한다. 특정 알레르기가 있지 않는 한. 저자의 아래 서술을 읽어보자. 침이 절로 고일 것이다.

“OOO의 껍질을 벗기자 누르스름하고 끈적끈적한 속살이 드러나며 달큰한 향이 퍼진다. 입안에 넣은 과육에서 배어나오는 진한 달콤함은 온전한 열대의 맛이었다.”

OOO가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 읽으면 달콤한 맛을 연상하겠지만 열대과일 두리안을 먹어본 사람이 OOO이 두리안이란걸 알게되면 으윽! 할 것이다. 나는 먹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지만 채소가 썩는 듯한 고약한 냄새라고 하니 역겨울 것 같긴 하다. 냉장고 검은 봉지 속에 오래 방치되어 물러버린 부추나 상추의 냄새는 아니까!



저자는 첫맛을 달콤하게 표현한 두리안과 유사하게 악취를 풍기는 식물의 사례를 가져와 생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p.224

결국 악취와 향기는 인간이 가른 개념일 뿐, 생태계 속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인간 또한 그 사슬로부터 무관치 않다. 전설적 향료인 사향이나 영묘향도 짝을 유혹하기 위해 생식선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향 자체는 콤콤한 고린내에 가깝지만, 다른 향과 어울리면서 포근한 살결 냄새를 만들어 낸다. 인간은 이 원초적이고 관능적 느낌에 오랫동안 매혹되어 왔다.

역겨운 냄새는 거부의 대상일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인간이 선호하는 향은 악취에서 온 것이 많다. 영화 <향수>를 보면 그 기호의 최상급이 나온다. 인간을 매혹시킬 향을 만들기 위한 ‘그루누이’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알 것도 같다. 가장 감각적이랄 수 있는 후각이 그리는 환상을.

영화 <그린 파파야 향기> 를 보지 못했는데 저자가 글로 소개하는 장면을 읽으며 소리와 색과 맛을 상상해 보았다. 그리고 저자가 서 있는 식당 테라스에서 떠올리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나도 그려보았다.



이 리뷰에서 소개하는 여행지는 극히 적으므로 여행이 고픈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위 리뷰는 네이버카페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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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구할 가장 작은 움직임, 원헬스 - 구독자 52만 명의 시사친구 듣똑라가 말하는 인간·동물·환경의 공존 방식
듣똑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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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나 하나 실천으로 이 지구에 무슨 큰 영향을 미치겠어?” “아 몰라! 살던 대로 살다 죽을래! 어차피 나 죽은 뒤가 뭔 상관이야?”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책이다. 한명한명의 작은 실천이 모이면 지구를 바꿀 수 있다고, 이대로 살다 죽으면 우리의 후손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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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구할 가장 작은 움직임, 원헬스 - 구독자 52만 명의 시사친구 듣똑라가 말하는 인간·동물·환경의 공존 방식
듣똑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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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헬스가 뭔지 알고 있거나 들어본 사람!!

?

헬스장 이름인가?

아니다!

 



인간과 환경과 동물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 우리는 몹시 인간 위주의 사고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의학 수의학계에선 이미 통용되는 개념인 원헬스가 코로나 확산 이후 더욱 인간과 동물, 환경을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에 원헬스 프로젝트를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려는 이들이 있다. 이름하여 듣똑라



 

<우리를 구할 가장 작은 움직임, 원헬스>에는 듣똑라의 방송내용과 원헬스 프로젝트를 실천한 기자들의 후기, 일반인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듣똑라를 이끌어가는 대표 기자들의 면면은 아래와 같다.

 



1장에서는 코로나19와 원헬스 프로젝트를 개괄적으로 안내하면서 원헬스 프로젝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이들은 반신반의 할 것이다.

에이, 나 하나 실천으로 이 지구에 무슨 큰 영향을 미치겠어?”

아 몰라! 살던 대로 살다 죽을래! 어차피 나 죽은 뒤가 뭔 상관이야?”


이 책은 위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을 설득한다. 한명한명의 작은 실천이 모이면 지구를 바꿀 수 있다고! 이대로 살다가 죽으면 우리의 후손들에게 너무 미안한 일 아니겠냐고! 그러니 듣똑라의 원헬스 미션을 하나씩 따라 해보라고 권유한다. 1장에서 제시하는 첫째주 원헬스 미션은 아래와 같다.



 

당연히 힘들 것이다. 듣똑라 기자들도 얼마나 힘들게 실천했는지 알려주며 응원한다. 1장 마지막에 김수지 듣똑라 마케터의 후기는 듣똑라가 사람들에게 원헬스를 어떻게 알렸는지를 보고했다. 우려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고 실천한 것을 SNS에 인증하여 더욱 확산되었다는 내용이다. 이 책을 읽고 생각의 변화가 생겼다면 듣똑러가 될 것 같다. 듣똑라 방송을 듣고 함께 실천하는 사람들을 듣똑러라고 한다. 듣똑라의 모토가 ‘MZ세대의 시사친구이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건강한 지구 만들기에 한 손 얹고 싶은 누구나 듣똑러가 될 수 있다.


2장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 3장은 동물과 환경, 4장은 환경과 인간으로 구분해서 정리했다. 전문가와 인터뷰 형식의 대화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쉽게 읽힌다. 대부분 코로나19와 연관된 사안들이라 누구나 겪었고 문제의식에 동조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고 생각만 했던 것을 실천에 옮기면 된다.


이 책에서 다룬 것을 모두 다 옮기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느니 이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고 싶다! 한마디로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는 것이 없었고, 누구나 다 알아야 할 것들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내가 새롭게 알게 된 것과 내가 실천에 옮길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천명선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 알려준 내용 중 관계 중심으로 생각해 보자는 것은 새로운 접근이었다. 그동안 개와 인간의 관계를 말할 때, 어떤 쓸모를 가지고 키웠다고 생각했다. 흔히 개의 가축화의 경로를 이렇게 알고 있다. 집을 지키고 사냥에 활용하기 위해 혹은 식용을 위해 개를 길들였다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개가 인간사회로 들어온 게 구석기 시대인데 그 당시 지켜야 할 집은 없었다. 잡아먹기엔 늑대보다 초식동물이 더 나았을 것이고, 굳이 훈련을 시켜 사냥에 데리고 다닐 필요가 있었을까?


천교수는 관계중심으로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늑대 무리 중 낙오된 개체가 있다든가, 어미가 죽은 새끼가 있어 주워왔다면? 그렇게 인간사회로 들어온 어린 늑대가 인간들 틈에서 적응해 나가는 동안 부수적으로 침입자로부터 사람을 지키고 사냥에 함께 나가기도 했을 것이다. 즉 처음부터 개의 기능은 반려라고! 이렇게 인간과 동물의 다양한 관계를 이해하게 만드는 게, 동물에게 조금 더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인간이 잘 살 생각만 하지 말고 동물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모두가 살기 좋은 곳이 된다는 사실! 우린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구를 괴롭히는 건 동물이 아니라 인간이다. 땅과 바다, 공기까지 인간이 오염시켰기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되었고 이젠 기후위기까지! 점점 망가져가는 꼴을 보면서도 손놓고 있는 어른들을 꾸짖는 소녀 그레타 툰베리MZ세대의 대표격이다. 그녀의 활동에 미안하다면, 미래세대와 미래의 지구를 위해 행동을 바꿔야 한다.


남극 세종기지에서 펭귄을 연구하는 이원영 연구원은 남극의 날씨가 놀라울 정도로 따뜻해지고 있다고 했다. 추운 곳은 영하 80도인 곳도 있지만 세종기지는 그나마 남극에서 가장 따뜻한 곳에 있는데 올 봄에는 유례없이 따뜻했다고 한다. 반바지를 입고 활동한 사람이 있을 정도로. 지난 겨울에 비가 많이 내려서 물안개가 낀 것을 처음 봤다고도 했다. 원래 남극은 춥고 건조한 곳인데 물안개가 꼈다는 것은 굉장히 습해지고 있다는 뜻으로 남극 기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남극에 적응해서 살던 생물들은 살기 어려워지고 습한 곳에 잘 사는 생물들이 늘어나게 된다. 빙하도 빠르게 녹고 있어서 바다의 지도인 해도를 자주 변경 제작해야할 정도라고 한다.


코로나 이후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먹고 위생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일회용품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인간 때문에 생긴 바이러스를 피하려고 하는 짓이 또 환경파괴라니 이런 모순이 없다. 플라스틱 재활용과 폐기물 관련 내용은 황당하고 답답했다. 우리나라 재활용률이 59퍼센트로 독일 다음 순위라지만 사실 재활용 수거율이라고 한다. 즉 재활용이 실제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른다는 것! 수거의 절반이상은 재활용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재활용에 앞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기 위해 듣똑라의 실천 방법은 일상에서 훅 들어오는 일회용품을 거절하자는 것! 식당, 카페에서 주는 물티슈, 비닐봉지, 나무젓가락 등을 받지 않는 것이다. 나 하나 거절하고 안 받고 안 쓴다고 해서 뭐가 바뀔까? 실천가들은 바뀐다고 말한다. 변화된 개인이 많아지면 사회와 제도를 바꿀 수 있다. 페미니즘에서 나온 구호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는 환경운동에도 적용된다.


비건에 대한 내용은 너무나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특히 비건을 완전무결한 도덕주의자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에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사람을 비난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동물권을 위한 육식 반대를 하는 사람에게는 거부감을 많이 느끼며 특히 육식을 하는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아래 듣똑라 추천 영화와 책을 보면 분야마다 세분화된 내용을 알 수 있고, 결심이 흔들릴 때 응원받을수 있을 것이다.






**위 리뷰는 네이버카페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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