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드라, 떠나보니 살겠드라 - 65살, 여자, 혼자, 세계 여행자 쨍쨍으로부터
쨍쨍 지음 / 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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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기 읽기를 좋아한다. 내가 못 가본 곳을 대리만족하는 맛이 있고,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유튜브만 열면 세계 명소가 휘황찬란하게 펼쳐지는데 글자로 된 여행기를 왜 읽냐지만 내게는 영상보다 활자의 유혹이 더 크다. 저자가 만든 글자의 길을 내 머릿속에 그려보며 따라 걸으면 여행이 되니까. 또 그가 만난 사람들과의 시간 속에 내가 들어가 함께 하는 것 같다.


이번에 만난 <야드라, 떠나보니 살겠드라>는 이전에 읽은 여행기보다 훨씬 실감나서 즐거웠다. 작가의 정보나 사진이 없었다면 그 통통거림에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가히 마성의 매력이라 하겠다. 작가 쨍쨍님은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엔 방학을 이용해 세계여행을 했고, 50(2009)에 은퇴하고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 현재 돌싱이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들 중에 경제적 여건이 되고 혼자니까 저렇게 여행하고 다닐 수 있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우리, 잘 알지 않는가? 돈 많다고 다 여행 다니는 거 아니라는 거. 우리는 부러워하면서도 자신이 시도하지 못한 갖가지 이유만 대고 있다는 것을. 자신의 용기 없음을 탓해야 하며 원한다면 미루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이 책의 띠지가 말한다.

인생 짧다. 입고 싶은 거 입고, 살고 싶은 대로 살자.”


나는 작가가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바로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것에 놀랐다. 읽으면 읽을수록 입이 떡 벌어졌다.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친구가 되고 심지어 그의 집에까지 따라가다니! , 여행에서 만난 사람과 연애도 잘한다. 대단하시다!!(박수!!!) 나는 낯모르는 사람과 일절 말을 섞지 않는다. 여행지에서의 연애는 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거나 허풍 정도로 여겼는데 쨍쨍님의 여행 연애사는 그야말로 리스펙!! 사실 살짝 의심하긴 했다. 어느 부분에서 MSG를 뿌리셨을까? 하고... 담에 만나면 물어봐야지~ 진짜 실물영접 격하게 하고 싶은 분이다!


인생이 계획대로 풀리면 무슨 재미냐는 말이 있다. 인생의 불확실성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이들은 계획을 꼼꼼하게 세운다. 여행계획도 단기 인생계획과 비슷하다. 자세한 계획 없이 덜컥 떠나고 현지에서 이동도 내키는 대로 하며 만나는 모든 이들과 친구가 되는 작가님의 여행 인생을 읽으며 오랜만에 두근두근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닥친 일을 헤쳐내는 과정이 롤러코스터 같아서!


책의 마지막, 파리에서 낭만적 하루는 소설인 줄 알았다. 뒤로 갈수록 작가님이 마지막 줄에 메롱, 이거 다 뻥이지롱!” 이러는 게 아닐까 가슴 졸였다. 아직 프랑스 못 가본 나 같은 사람들에게 너무 환상을 심어주는 듯...ㅎㅎ , 여행지에서 김치 담가 먹고 여행자들에게 나눠주는 것도 놀라웠다. 난 요리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작가님처럼 자유 여행하며 한 곳에 오래 머물게 되면 요리해서 먹을 수밖에 없겠지만 김치까지는... 작가님의 모든 행동은 그저 존경스럽다. 꼭 한 번 만나고 싶다. 블로그, 인스타 모두 팔로우했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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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스텅 - 거짓을 이기는 말 큰곰자리 고학년 3
샘 톰슨 지음, 안나 트로모프 그림, 정회성 옮김 / 책읽는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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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샘 톰슨<울프스텅>은 말을 더듬는 소심한 소년 사일러스가 늑대의 대변자(울프스텅)이 되기까지의 모험을 그린다. 이야기는 늑대의 앞발에 박힌 압정을 사일러스가 뽑아주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여우가 나타나 늑대를 찾고 있다며 사일러스에게 도와달라고 말한다. 이 책의 세계관은 독특하다. 여우가 인간처럼 살고 싶어 인간의 말을 배우고 늑대를 노예로 부리며 도시를 건설하여 일종의 여우왕국을 만든다. 여우가 세상의 지배자가 되며 나아가 인간의 독재에 반기를 든다. 이러한 설정은 인간과 동물이 인간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한다. 인간이 세상의 지배자이지만 이 책에서 인간의 대표인 사일러스는 여러모로 허술한 소년인데 결정적으로 언어적 결함이 있다.


여우 레이어드가 세운 지하 도시는 인간 세상에 대한 은유이자 아류다.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 이유가 언어를 사용하고 만물에 이름을 붙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간파한 레이어드는 똑같이 행동한다. 다른 동물들에게 이름을 부여하고 각종 미사여구로 그들을 착취하여 지배하기에 이른다. 도시를 건설하는 과정은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을 연상시키는데 역시 레이어드는 독재자가 된다.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유지하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으며 저항 세력은 처단하고 도망자는 끝까지 추격한다. 늑대 아이센그림과 그의 짝 허센트를 찾아다니는 이유다. 노예로 부리던 마지막 늑대이다.


아이센그림과 허센트가 자리를 비운 사이, 레이어드의 언변에 홀랑 넘어가 허센트의 새끼 세 마리를 빼앗긴 사일러스는 이제 그들을 구출하러 가야만 한다. 여기서부터 인간 아이와 늑대의 모험이 시작된다. 아이센그림과 허센트, 사일러스를 주축으로 그들을 도와주는 다른 동물들까지 합세하여 레이어드의 지하세계로 들어간다. 허센트의 새끼를 숨겨놓은 곳까지 가는 동안 배신자 때문에 위험에 처하기도 하고, 레이어드의 휘하에서 나온 반동세력이 아이센그림을 도와주기도 한다.


마지막 관문은 레이어드와 사일러스가 원형무대 그레이트홀에서 펼치는 토론이다. 레이너드는 동물을 착취하는 인간을 독재자로 규정하면서 단죄하겠다고 말하는데 자신도 똑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다. 레이어드는 인간을 단죄하기 위해 사일러스를 죽이겠다고 한다. 여기서 사일러스는 말을 더듬지 않으며 당당하게 논리적으로 연설했다. 여우의 모순을 반박하며 언어로 대상을 규정할 수 없음을 설파한다. 늑대는 늑대만의 정체성이 있음을 정의한 것이다. 사일러스는 거짓을 이기는 말을 하게 되었다. 


울프스텅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인간 아이 사일러스는 현실 세계로 돌아온다. 모험은 끝났고 책장도 얼마 남지 않았기에 독자는 기대할 수밖에 없다. 사일러스가 자신을 놀리는 아이들에게 더듬지 않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을. 그러나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사일러스는 자신의 경험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고 답답했다. 아이센그림을 다시 만나게 되었고 늑대는 그들의 세계로 같이 가자고 했지만 사일러스는 인간 세상을 선택한다. 인간들에게 전할 이야기가 있다며.


사일러스가 늑대와 나눈 우정, 동물들과 함께하는 모험은 스토리텔링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만든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은 인간처럼 지배자가 되려는 여우의 행동을 보며 인간의 행동을 반성하게 될 것이다. 인간이 대상에 규정하여 표현하는 말 속에 독재성이 들어있음도 알게 될 것이다. 그럼 사일러스가 인간들에게 전할 이야기가 무엇일지 상상해보면 어떨까. 작가가 모험에서 돌아온 사일러스에게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한 이유가 있을 것이므로.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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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1등 임수찬 청어람주니어 저학년 문고 26
박서진 지음, 박종호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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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1등 임수찬>의 주인공 임수찬은 1등을 좋아한다. 학교도 학원도 1등으로 도착! 발표도 1, 팀전도 1, 뭐든지 1등을 해야 성이 찬다. 어떤 것이든 잘 해내고 싶어서 부리는 욕심은 좋다. 그러나 도가 지나치면 화를 부르는 법이다. 모든 일엔 양면이 있다. 수찬이가 친구보다 잘 하고 싶은 마음으로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과도한 경쟁심이 편법을 유발했고 친구와의 관계도 어색하게 만들었다.




팀으로 하는 발표에서 너무 열심히 했더니 친구들이 이렇게 말했다.

너는 너무 열심히 해서 숨 막혀.”

맞아, 감시당하는 거 같아. 숙제해 왔나 확인하고, 말도 못하게 하잖아.”

수찬이는 놀랐다. 숙제 잘해 오라고 하고 수업시간에 떠들지 말라고 하는 게 뭐가 잘못이란 말인지 모르겠고, 그저 자신을 거부하는 것 같아 기분이 몹시 나빠졌다.




가족과 외식 하러 가는 길, 수찬이는 1등을 외쳤다. 아빠 차가 다른 차보다 느린 건 못 참으니 어서 앞지르라고 성화를 부렸지만 아빠는 속도를 내지 않았다. 수찬이는 아빠의 행동에 답답함을 느낀 나머지 말 실수를 하고 만다.

그렇게 느리게 가니까 아빠가 승진을 못 하는 거지!”




이렇게 수찬이는 학교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자신이 1등을 해야 하는 아이다. 그런데 지성이는 수학을 잘 하고 이채는 그림을 잘 그린다. 자기보다 잘 하는 친구를 본 수찬이가 어떤 행동을 할지?는 책으로 직접 확인해보길~~


이 책을 읽는 어른들은 어떤 마음이 들까? 경쟁을 장려하고 1등을 강요한 어른들 때문에 1등 강박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을 보며 미안하고 안쓰러울 것이다. 뭐든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경쟁도 필요하고 1등하는 것도 좋지만 지나치면 생기는 부작용들을 어른들은 이미 다 알지 않나.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재미있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어른의 일이다. 힘들어도 저 좋아하는 일엔 몰두하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배우고 자신이 잘 하는 게 무엇인지 찾을 수 있다. 또한 친구를 이겼을 때보다 협동하여 이루어낸 결과가 더 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청어람 주니어의 블로그에서는 <슈퍼 1등 임수찬>의 독후활동지를 제공하고 있다. 가정에서 책을 같이 읽은 후 어떤 대화를 나누어야 할지 고민된다면 이 활동지를 참고하면 된다. 저학년에게 꼭 필요한 어휘, 내용 확인 문제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끄집어낼 수 있는 질문들이 들어있다. 등장인물에게 편지 쓰기에서는 어떤 인물에게 어떤 내용으로 쓰면 될지 팁도 나와 있어서 잘 활용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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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많은 앙리
카트린 르파주 지음, 박유월 옮김 / 보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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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을 꽃병으로, 그 꽃병이 걱정을 많이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쨍한 색감으로 보여주는 예쁜 그림책입니다. 걱정을 넘치는 물로 표현한 것도 새롭습니다. 넘치는 물을 닦고 없애려고 하는 앙리의 노력은 해봐야 소용없는 걱정을 하는 우리 인간을 빗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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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많은 앙리
카트린 르파주 지음, 박유월 옮김 / 보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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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는 꽃병입니다.

꽃병나라에 살지요.

꽃병들이 몸을 부르르 떨면 뿅!하고 꽃다발이 솟아나요.

아름다운 꽃다발을 피우려면 물이 필요해요.

적당한 물이요.

그런데 앙리는 꽃다발이 없어요.

다른 꽃병들은 도대체 어떻게 꽃다발을 피운 건지 고민합니다.

고민을 할수록 점점 걱정이 많아져요.

걱정을 많이 하면 물이 넘쳐요.

물이 넘치는 꽃병은 본 적이 없는데 말이죠.

앙리는 넘쳐 생긴 물자국을 지우려고 애씁니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더 흥건해지는군요.

 


이 책은 여러모로 신박합니다. 주인공을 꽃병으로 삼은 것도 그렇고 그 꽃병이 걱정을 많이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쨍한 색감으로 보여줍니다. 표지도 속지의 바탕색도 선명하고 꽃병이나 꽃은 형광색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걱정을 넘치는 물로 표현한 것도 새롭습니다. 넘치는 물을 닦고 없애려고 하는 앙리의 노력은 해봐야 소용없는 걱정을 하는 우리 인간을 빗댄 것 같습니다.


흘러넘치는 걱정에 푹 빠졌더니 몸이 둥둥 떠오릅니다. 앙리는 깨달았어요. 오히려 재미있네요. 걱정을 잊고 나서야 앙리는 꽃다발을 피웁니다. 마지막에 줄이 꽃병 바깥으로 쏘옥 나와 있어요. 무슨 줄일까요? 뒤표지에 있네요. 물구멍 마개 줄이었어요. 앙리는 이제 물이 넘치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꽃병 앙리가 다른 꽃병과 자신을 비교하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고 걱정하는 것처럼 친구에 비해 자신은 못한다고 걱정을 많이 하는 아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유하면 어떨까요. 걱정을 많이 하기보다 자신이 잘 하는 것을 재미있게 하면 좋겠지요. 스트레스 받거나 고민하고 있는 것을 해소하는 방법을 찾다보면 그 무게가 가벼워짐을 느낄 겁니다. 이건 꼭 아이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겠지요?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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