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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많은 앙리
카트린 르파주 지음, 박유월 옮김 / 보림 / 2025년 3월
평점 :

앙리는 꽃병입니다.
꽃병나라에 살지요.
꽃병들이 몸을 부르르 떨면 뿅!하고 꽃다발이 솟아나요.
아름다운 꽃다발을 피우려면 물이 필요해요.
적당한 물이요.
그런데 앙리는 꽃다발이 없어요.
다른 꽃병들은 도대체 어떻게 꽃다발을 피운 건지 고민합니다.
고민을 할수록 점점 걱정이 많아져요.
걱정을 많이 하면 물이 넘쳐요.
물이 넘치는 꽃병은 본 적이 없는데 말이죠.
앙리는 넘쳐 생긴 물자국을 지우려고 애씁니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더 흥건해지는군요.
이 책은 여러모로 신박합니다. 주인공을 꽃병으로 삼은 것도 그렇고 그 꽃병이 걱정을 많이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쨍한 색감으로 보여줍니다. 표지도 속지의 바탕색도 선명하고 꽃병이나 꽃은 형광색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걱정을 넘치는 물로 표현한 것도 새롭습니다. 넘치는 물을 닦고 없애려고 하는 앙리의 노력은 해봐야 소용없는 걱정을 하는 우리 인간을 빗댄 것 같습니다.
흘러넘치는 걱정에 푹 빠졌더니 몸이 둥둥 떠오릅니다. 앙리는 깨달았어요. 오히려 재미있네요. 걱정을 잊고 나서야 앙리는 꽃다발을 피웁니다. 마지막에 줄이 꽃병 바깥으로 쏘옥 나와 있어요. 무슨 줄일까요? 뒤표지에 있네요. 물구멍 마개 줄이었어요. 앙리는 이제 물이 넘치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꽃병 앙리가 다른 꽃병과 자신을 비교하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고 걱정하는 것처럼 친구에 비해 자신은 못한다고 걱정을 많이 하는 아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유하면 어떨까요. 걱정을 많이 하기보다 자신이 잘 하는 것을 재미있게 하면 좋겠지요. 스트레스 받거나 고민하고 있는 것을 해소하는 방법을 찾다보면 그 무게가 가벼워짐을 느낄 겁니다. 이건 꼭 아이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겠지요?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