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의 기쁨과 슬픔 - 너무 열심인 ‘나’를 위한 애쓰기의 기술
올리비에 푸리올 지음, 조윤진 옮김 / 다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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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시간을 투자하면 성공한다!”

 

널리 회자되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말이다. 매일 3시간씩 10년간 투자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1만 시간의 법칙’, 이 말만큼 오해를 많이 받은 말도 없을 것이다. 10년간 노력했는데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의 원성이 자자해지자 ‘1만 시간의 법칙창시자 안데르스 에릭슨은 또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1만 시간의 재발견>이란 책을 통해 제대로 된 방식으로 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각계각층의 성공한 사람들을 조사해봤더니 그들만의 훈련방법이 있더라는 것이다. 노력과 성실함에도 전략이 필요하며 일명 의식적인 연습을 통해 성공의 길로 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리뷰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을 강조하려는 게 아니다. 10년 이상 한 분야에서 노력을 했으나 누구나 동의할만한 성공은 하지 못했고, 그렇기에 내가 뭘 잘못해서 그런지 <1만 시간의 재발견>을 읽어보았기에 인용했다. 그러나 이 책은 일 외에 다른 분야나 인간관계에 대한 것은 설명해 주지 못했다. 나는 내 노력의 결과가 좋지 않은 성적표이며 시상으로 의기소침과 비관적 사고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노력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책의 광고에 눈이 번쩍! 할밖에... “너무 열심인 를 위한 애쓰기의 기술이라는 부제와 우리나라 유명 작가들의 추천사는 나를 혹하게 만들었다.

 

저자 올리비에 푸리올은 프랑스에서 철학과 영화 강의를 하는 철학자이자 소설가, 에세이스트이다. ‘철학자가 쓴 자기계발서라는 소개에 걸맞게 이 책은 철학자를 많이 인용하고 있으며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의 사례도 많다. ‘노력에 관한 저자의 주장 중 강조하는 내용은 이것이다.

 

때로 노력은 무용할 뿐 아니라 비생산적이기까지 하다.”

 

간접적으로만 도달할 수 있는 목표들이 있다는 뜻이다. 달성하고자 하는 모든 시도를 멈추고 목표로 삼지 않아야만 도달할 수 있는 일들이 있으니 편하게 하라는 것이다. 여유를 갖는다는 것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지 말고 효율적으로 행동하라고도 했다. 이 말들을 저자는 수많은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검증하고자 이 책에서 노력했다. 성공이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가 와는 상관이 없더라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최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아래 목차로 저자가 어떻게 자신의 주장을 논증해 낼지 잠깐 예상해 보시라.

 

201045‘1만 시간의 법칙을 실행하기 시작한 댄 매클로플린이라는 사람의 골프 훈련 사례를 보자. 1만 시간 동안 훈련하여 프로골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였다. 댄은 블로그를 개설하고 에릭슨과 직접 소통하며 그가 직접 짠 시간표대로 훈련하고 전문 골프강사를 고용해 하루 8시간씩, 일주일에 6일을 매달렸다. 그러나 댄은 2015년에 자신의 댄 플랜을 그만두어야했다.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목적의식이 있는 연습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2년간 침묵과 부정을 반복하다가 그가 깨달은 것은 이것이었다. 자신의 한계와 인간다움을 깨닫고 최고가 되기 위한 욕망을 내려놓는 것! 행복해지려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신께 맡기라는 스토아적 계율을 깨우친 것이다.

 

특정 영역에서 1만 시간을 투자하는 행위로 모든 사람이 전문가적 수준에 도달할 수는 없다. 재능없이 노력만으로 위대함을 이룩해줄 마법의 숫자 같은 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저자는 그가 실험을 통해 깨달은 바가 있으니 오히려 성공한 게 아니냐고 했다. 이 사례를 통해 저자는, ‘원하면 이룰 수 있다가 아니라 이룰 수 있다면 제대로 원한 것이라고 했다. 그럼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말란 말이냐는 반박이 있을 수 있다. 이에 저자는 굳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향하기보다 목표를 잊으라고 한다.

 

p.189

자기 자신을 무욕의 상태에 둔 채 두려움이나 조바심을 떨쳐낸다면 사물의 리듬이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필요한 여유를 가지고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다소 식물생태학적인 관점이긴 하지만 인간의 대소사에도 존중해야 할 적절한 시기와 기간이 잇는 법이다. 아직 무르익지 않았을 때, 즉 때가 아닐 때 결정을 강요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혼자 결정하고 세상에 나의 의지를 관철하려 할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물러나 세상의 처분을 기다리고 그 소리에 귀 기울이기로 결정해야 한다. 마음을 깨끗이 비우면 행위가 가능해질 것이다

 

 

위 주장은 대입시험(바칼로레아) 준비생에게도 적용된다. chapter8 목표하지 않고 이루기에서 제자 바네사와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으로 나눈 대화를 그대로 인용했다. 철학시험 점수에 신경을 쓰지 않을수록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즉 목표에 대한 의식이 우리를 방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은 사랑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나머지 두 챕터에서 집중과 휴식, 꿈꾸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테니스 선수 노아는 데이비스컵 프랑스 대표팀을 훈련하면서 행복과 성과에 관한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을 이룩했다. 우리는 성과가 좋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여긴다. 그러나 노아는 선수들이 행복과 안녕을 느끼는 것이 먼저고 성과는 그 후에 자연스레 따라온다고 생각했다. 성과는 목적이 아니라 행복의 간접적인 결과이다. 목적삼지 않고도 목적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위 사례는 우리가 목표를 이루었을 때의 만족감이 그리 오래가지 못하더라는 사실로 확인가능하다.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노력하기보다는 평안한 마음 상태로 지금 내 상황 안에서 행복감을 느낄 때 목표에 더 쉽게 도달할 수 있다는 뜻이 되겠다. 여기서 의심의 얼굴이 고개를 들이밀 것이다. 그렇게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목표이든 우리는 그것을 설정해놓고 무조건 앞을 향해 내달렸기 때문이다. 그것만이 길이라며 믿었기에 두려운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는 동안 그렇게 애쓰지 않고, 숙고하지 않고, 목적으로 삼지 않고 이루어냈다고 했다. 그러므로 독자들도 수월함에 이르는 여정을 시작해보라며 격려했다. 시도해볼지 않을지는 당신의 몫이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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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2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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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권에서 고양이와 인간의 소통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3권이 아직 미출간... 신대륙에 당도한 바스테트와 나탈리 일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쥐떼를 섬멸할 수 있을것인가!! 바스테트의 책 집필이 성공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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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2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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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2권의 시작은 아주 의미심장하다. 바스테트의 제 3의 눈에 처음 연결된 것이 바로 검색엔진 구글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열람할 수 있고 원거리의 타인과 의사통이 가능하게 만든 인터넷을 인류가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을 제 3의 눈으로 표현한 것 같다. 이제는 거의 몸의 한 기관처럼 사용되고 있는 휴대폰이 실제 몸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상상이 이 소설에서 이루어진 것과 마찬가지다. 나아가 그것을 인류가 아닌 동물도 누릴 수 있지 않겠냐는 상상력으로 뻗어나갔을 것이고, 3의 눈을 가지기에 손색없는 동물로 고양이를 생각했을 것이다. 이처럼 <문명>은 작가 베르베르의 무한 상상력의 날개 위에 올라타 스펙터클한 장관을 내려다보는 맛을 제공해 주는 소설이다.

 

피타고라스의 안내대로 바스테트가 구글 검색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클릭한 것은 바로 인간-고양이 번역기였다. 집사 나탈리와 감격적인 상봉? 아니 첫 대화의 순간이 연출된다. 처음으로 의사소통하는 감격적인 순간, 우리의 바스테트가 또 큰 웃음 안겨준다. 나탈리와 인사한 뒤 바스테트는 놀라는데, 집사 나탈리가 자신에게 반말을 했기 때문이다. 집사가 감히 주인에게 말을 놓다니 어찌 놀라지 않았겠나!ㅎㅎ 계속 반말을 하는 집사가 너무 격의없이 굴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바스테트! 귀엽다!!

 

바스테트는 나탈리가 말했던 세 가지 개념 유머와 사랑, 예술을 하나씩 체득해 나간다. 물론 한가하게 공부만 하고 있을 순 없다. 그들을 괴롭히는 쥐떼들의 공격을 계속 막아내야만 한다. 2권에서는 다른 동물들과의 연대가 나온다. 처음부터 연대하는 건 아니다. 프랑스 소설답게 토론의 과정을 거치고, 바스테트는 공감과 연민이라는 감정을 이해해간다. 특히 쥐떼와의 협상과 전투는 인간의 그것과 유사하게 그려진다. 후반부에 라퐁텐의 생애와 우화가 나오는데 그러고보니 이 소설 역시 우화다. 이 소설에는 고양이뿐 아니라 다양한 동물 종이 출연하고 인간이 그들을 얼마나 착취했는지에 대한 비판도 하고 있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하게 동물실험을 했는지에 대한 내용은 실험용 동물에 대한 사과로 읽혔다

 

돼지의 경우, 식용과 의료용으로 키워지고 있다는 정도밖에 몰랐는데 새롭게 알게 된 놀라운 내용이 많았다.

 

 

바스테트가 드디어 이집트 여신 바스테트와 만나게 된다. 두 번째 만남에서 여신은 바스테트에게 책을 쓰라고 명령한다.

 

고양이에 의해 쓰이는 최초의 책, 인간의 지식에 고양이의 지식까지 담은 고양이 백과사전을 쓰라고 하는데 고양이 바스테트는 계속 우물쭈물한다. 이때 글을 왜 써야하는지, 글쓰기의 필요성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파한다.

 

 

 

이 부분에서 어떤 독자는 , 베르베르가 나에게 글을 쓰라고 하는구나!’라고 느꼈을 것이다. 자기성찰을 했더라도 쓰지 않았다면 모호하고 불완전한 채로 사라져버리는 것 이라는 문장에, 나는 공감했다. 지난 3년 여간 매일 쓰기를 지속했지만 두어 달 동안 게으름을 피웠더니 확연히 글의 밀도가 떨어졌다. 1000일의 노력이 이렇게 무너지나 싶은 반면 시간만 쌓았지 제대로 된 글을 썼던가 하는 반성도 했다. 한편 이렇게 채찍질하는 목소리를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격렬한 전투 끝에 겨우겨우 목숨을 구한 바스테트 일행이 새로운 곳을 찾아서 떠난 곳, 그곳은 쥐가 없을거라 예상한 건 너무 순진한 착각이었다. 그동안 그들의 번식력을 계속 강조해놓고서는 바다건너 멀리 가면 없을 거라고 생각하다니! 도착하기 전 망원경으로 살펴본 그곳의 상징물 꼭대기부터 바닥까지 우글우글거리는 쥐떼들에 경악하는데...

 

아니, 이렇게 끝나는 건가? 싶어 역자의 말을 읽어보니 이 책이 3부작이라고 한다. 3권에서 바스테트는 과연 고양이와 인간의 문명사를 쓸 수 있을 것인가? 살짝 힌트를 주자면 여신 바스테트의 계시대로 하긴 해야겠고 문자는 모르는 고양이 바스테트가 선택한 건 바로 집사 나탈리다. 3권에서 바스테트의 지휘로 문명을 어떻게 기록해 나갈지 신대륙의 쥐떼와는 또 어떻게 전투를 벌이게 될지 기대된다. 그리고 여신 바스테트가 책 제목을 지정해 주는데 <내일은 고양이>이다. 우리나라에 <고양이>로 번역된 베르베르의 소설 원제가 바로 <내일은 고양이>라고 한다

 

 

 

**위 리뷰는 네이버카페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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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1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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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테트의 생각!!
˝나와 같은 종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감정을 이입할 수 있어. 그 상대의 목숨을 구해 주고 뿌듯하게 느낀다면 이게 바로 연민의 감정이지 뭐겠어.˝
˝자연과 교감하기 위해서는 득실을 따지기보다는 사랑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공감!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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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1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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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은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읽을 책이다. 왜냐하면 고양이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팬이라면 역시 주저하지 않고 선택할 책이다. 이 두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순서상 주인공 고양이를 먼저 소개하겠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고양이의 특성이 최대로 극대화 되어있는 고양이라고나 할까. 이름은 바스테트다. 그렇다. 고대 이집트 여신 이름이다. 이 고양이는 전작 <고양이>의 주인공이다. <고양이> 1,2권을 읽었다면 이번 책이 연결되는 이야기임을 알기 때문에 바로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 <고양이>를 읽지 않았다 해도 걱정마시라. 친절하게 <문명> 1권 앞부분에 <고양이> 줄거리를 요약해주고 있다.

나는 <고양이>를 읽었는데 작가가 고양이를 정말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거의 고양이에 빙의되어 소설을 쓴 게 아닐까 싶었고 또 다른 고양이 피타고라스는 베르베르 자신을 표현한 것 같았다. 어쩌면 실제 인물인 학자 피타고라스를 닮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 책이 <고양이>와 다른 점은 구성이다. 챕터 하나는 소설 내용을, 다른 하나는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병렬식으로 구성했다. 문학과 비문학을 한 챕터씩 구성하다니 파격적이지 않은가. 소설 읽다가 뜬금없이 백과사전을 읽는다? 흐름이 끊기지 않을까 고개가 갸웃거려질 것이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 노련한 소설가가 그렇게 했을리가! 소설 내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지식을 그 다음에 배치해 두었다. 소설을 읽는 도중 독자가 의문을 품거나 궁금해 할만한 것들이 나오니까 뜬금없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예를 들면 이렇다. 쥐들의 습격을 피해 시테섬으로 피신을 오게 되는 스토리 뒤에 ‘시테섬’에 대한 지리적, 역사적 상식이 나오고, 그 곳을 탈출하기 위해 열기구를 이용하자는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내용 다음에는 ‘열기구의 역사’적 지식이 나온다. 문학과 비문학의 콜라보레이션이 아닐 수 없다. 베르베르니까 가능한 구성이다.

이 소설은 제목에서부터 궁금증을 유발한다. ‘문명’이라하면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내용이 자동소환된다. 인류가 최초로 만들었다는 그 유명한 4대 문명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대부분 고양인데 고양이들이 새로운 문명을 건설한다는 말인가? 전작 <고양이>에서 전지구적 멸망 상황이었는데 연결되는 소설이 <문명>이라면 진짜 고양이들이 문명을? 그게 가능한 일인가? 고양이들은 인간의 언어를 모르는데?

이렇게 생각했다면 아주 인간적인 사고방식으로 접근한 것이다.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이 우월한 종이라는 전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그게 틀렸단 말야? 인간만이 유일하게 언어를 쓰는데 고양이가 인간처럼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어떻게 문명을 만들지? 라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옮아갈 것이다. 그럼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고양이와 인간의 소통이다.

나는 고양이 세 마리의 집사다. 그들과 언어로 소통할 수 없다. 그저 나는 집사의 소임을 다할 뿐이다. 주인님이 먹고 자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챙기고 화장실을 제때제때 청소해야 한다. 집안에서만 지내는 그들의 무료함을 덜어주기 위해 사냥의 맛을 느낄 수 있게끔 해주어야한다. 그들 앞에서 아양을 떨어야만 매력을 뽐내주신다. 이렇게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집사로서 답답할 때는 주인님이 아플 때다. 이상 증세를 발견하지만 얼마나 아픈지는 알 수가 없다. 그저 짐작할 뿐이고 병원에 모셔가 나보다는 경험이 많은 의사의 조언을 듣고 약을 처방받아오는데, 셋 중 약을 격렬하게 거부하는 주인에게 먹이는 건 정말이지 미션 임파서블이다.

이럴진대 이 집사가 주인님의 말을 알아듣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베르베르도 분명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고, 그 고민의 결과로 이 소설이 탄생한 것 같다. 물론 대단한 상상력과 필력의 소유자니까 가능한 일이겠지만 말이다. 나 같은 평범한 집사는 이런 소설을 읽으며 주인님의 심기를 헤아리는 공부를 할 밖에...

그런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정말 그럴까 궁금했다.

p.113

나탈리가 다가오더니 나를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그녀의 몸에서도 불안감이 발산되고 있다. 나는 까끌까끌한 혀로 집사의 턱을 핥아주고 나서 시큼한 체취가 나는 겨드랑이에 코를 박는다. 금세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러나 이 냄새에 중독되는 거 아닌지 몰라.

주인이 셋이나 되어도 나를 핥아준 적은 한 번도 없고 내 겨드랑이에 코를 박은 적도 없기 때문에 이해불가 장면이면서 부럽기도 했다.

앗, 이 소설의 줄거리를 써야할 시점이 많이 지나버렸다. 간단 요약하자면 바스테트와 피타고라스를 위시한 생존 고양이 집단과 바스테트의 집사 나탈리를 포함한 생존 인류 몇몇이 쥐들의 습격을 피하다가 전투를 벌이는 이야기가 1권에서 펼쳐지고 마지막에 중요한 장면으로 끝이 난다. 이 무리들이 피타고라스를 실험에 이용했던 오르세 대학으로 들어가 연구진들과 합류하게 된다. 피타고라스처럼 인간지식에 접근하고 싶어했던 바스테트는 자처해서 실험대상이 되고자한다. 즉 피타고라스처럼 제 3의 눈을 가지겠다고 한 것이다. 바스테트도 미간에 USB 단자를 심기로 하고 수술이 시작되면서 1권이

 끝난다.

피타고라스에 이어 바스테트까지 제 3의 눈을 갖게 됐으니 2권에서는 어떤 시너지를 낼지, 과연 그들은 새로운 문명을 쓸 수 있을까?

 

 

♣ 인상깊은 구절(바스테트의 생각)

"나와 같은 종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감정을 이입할 수 있어. 그 상대의 목숨을 구해 주고 뿌듯하게 느낀다면 이게 바로 연민의 감정이지 뭐겠어."

"자연과 교감하기 위해서는 득실을 따지기보다는 사랑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 다른 종과 소통을 하고 감정이입이 된다면 책 속 전쟁같은 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인간끼리도 이해득실을 따져가며 사랑하는데 이종간의 사랑이 가능할지... 이 소설, 사실은 디스토피아를 그리려는 게 아닐까?

 

 

♣ 새롭게 알게 된 내용

톡소포자충이 숙주인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쥐도 그렇지만 인간도 톡소포자충에 감염되면 (전체 인구의 약 30퍼센트 가량이 이 기생충에 감염됐다고 추정된다) 후각에 변화가 일어난다고 그는 말한다. 고양이 오줌 냄새가 좋아지고, 고양이에게 비정상적으로 끌리며, 자꾸 고양이를 쓰다듬어 주고 싶어 진다는 것이다.

☞ 커헉... 나, 톡소포자충에 감염된거임???

 

 

 

 

 

**위 리뷰는 네이버카페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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