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안의 인간 - 동물도 생각하고 사랑하고 미워한다!
노르베르트 작서 지음, 장윤경 옮김 / 문학사상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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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어릴 때 개를 집 안에서 키우며 자식이라고 뽀뽀하는 옆집 할머니의 행동이 전혀 이해되지가 않았다. 우리 엄마는 일명 도사견 새끼를 튼실하게 키워 식용으로 팔았다. 그래서 나는 엄마가 키우던 개들을 가족이라 생각해본 적도 없거니와 아무런 추억도 없다. 고양이는 그저 쥐를 잡기 위해 우리 집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랬던 내가 7년 전, 러시안 블루 고양이 남매 두 마리를 데려오게 되었다. 그 아이들을 키우며 동물관련 책이나 다큐를 찾아보게 되었고 개공장 기사를 보며 흥분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동물단체에 기부도 한다. 나는 고양이를 키우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이다. 신기한 일은 고양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점점 더 커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올 6월에는 스코티쉬 폴드 한 마리를 더 데려오기에 이르렀다.

 

이 아이는 기존에 있던 러시안 블루랑 달라도 너무 다르다. 러시안 블루는 있는 듯 없는 듯 했다면 스코티쉬 폴드는 활발함을 넘어 별나다고 해야겠다. 같은 고양이인데 종에 따라 이렇게 차이가 있나 싶었다. 원래 있던 애들은 사람 나이로 치자면 중년을 넘어섰는데 새로 온 애는 이제 사춘기 소년이니 행동이 비슷하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새로 온 애가 기존 애들한테 덮치는 건 놀자고 한 행동인데 기존 애들은 공격이라 생각하고 하악질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헌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공격처럼 보이는 행동이 멈추질 않으니 진짜 공격인걸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궁금했다.

고양이도 성격차가 있는 건가.’

얘들도 지능이 있을까?’

 

이런 의문이 들던 차에 <동물 안의 인간>이라는 책을 읽었다.

부제는 동물도 생각하고 사랑하고 미워한다!’이다.

... ‘이 책을 읽어 보면 내가 궁금해하던 부분이 해소될까?’하는 마음으로 열었다.

 

이 책은 독일의 동물행동학자 노르베르트 작서라는 학자가 30여 년간 연구한 내용이다. 전체 8장으로 되어있지만 1장과 8장은 각각 프롤로그(책 소개 및 요약)와 에필로그(총 정리)의 성격이므로 2장에서 7장까지가 주 내용이다. 각 장의 주제를 논증하기 위해 많은 사례들이 인용되는데 주로 실험결과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다. 다른 학자들의 실험결과를 인용하기도 했으나 자신도 연구자이기 때문에 기니피그를 대상으로 실험한 사례의 비중이 훨씬 많다.

 

2장과 3장에서는 동물들도 스트레스를 받으며 감정도 느낀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주로 호르몬 수치와 실험 동물들의 행동으로 확인했다. 4장에서는 동물들의 행동 양태의 원인을 유전과 환경에서 다각도로 검증했으며 5장은 동물도 학습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6장은 동물의 성격발달을 다루고 7장은 사회생물학적인 진화에 대한 내용이다.

 

이 책은 일반인이 읽기엔 재미없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동물관련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나 동물행동학에 대한 자료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환영받을 책이다. 사례가 다양하며 최신 자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와 유사한 질문을 가지고 이 책을 들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일반인에게는 전문적 지식이라 다소 지루하게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책들이 누구에게나 만족감을 줄 수 없다. 이런 전문서적의 경우에는 독자층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그 한정된 독자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골라 읽으면 되기 때문에 이 책을 재미없다고 단정지을 수만은 없다. 나 같은 경우에는 만족스런 답을 찾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실망스럽진 않았다. 동물행동학 관련된 새로운 내용을 많이 알게 되어 또 다른 영역의 지식을 쌓는 즐거움을 맛보게 된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이 리뷰에서 6장 모두를 소개할 수는 없으므로 내가 인상깊게 읽은 몇 가지만 소개하려고 한다.

 

3장에서 알게 된 놀라운 내용은 동물들도 복지가 좋아야 행복하다는 것이다. 저자가 직접 한 실험으로 쥐들의 공간을 개선한 것이다. 바닥 전체에는 지푸라기를 깔고 보금자리에는 푹신한 화장지를, 전체 공간에 가지각색의 물건과 구조물로 꾸미고 방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기어오를 수 있는 기둥과 밧줄, 계단도 만들어 일반사육장과 다른 최고의 구성을 갖춘 사육장에 네 마리의 암컷 쥐를 넣어 두고 수백여 시간동안 관찰했다. , 모든 쥐들은 성별 나이 유전자형까지 동일한 조건이었다.

 

최상의 사육장에서 지낸 쥐들은 일반 사육장 쥐들과 어떤 다른 모습이 관찰 되었을까? 일반 사육장 쥐들은 공격적이며 사회 친화적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최상의 사육장에서 지낸 쥐들은 모두 동료에게 다정하게 대하며 공격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활동적이며 변화무쌍한 생활 방식을 가능케 하는 환경(최상의 사육장)에서 지낸 쥐들은 두뇌활동이 활발해지며 알츠하이머 증세도 호전반응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인간이건 동물이건 역시 좋은 환경, 사회적 복지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려주는 실험이었다.

 

6장 동물의 성격에서는 동물도 청소년기에 성장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실험이 있었다. 인간도 성격발달에 있어 유전이냐? 환경이냐?로 오랫동안 논쟁해 왔고 최근에는 상호 작용한다는 이론도 힘을 얻고 있다. 이 책에서도 여러 동물 실험들을 소개하는데 태아때부터 엄마로부터 유전적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이 부분에서, 그 엄마가 지내는 환경이 어떠냐에 따라 태아의 성격에 영향을 미치므로 환경이 유전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는 호르몬에 더 비중을 두고 설명했다. 그 부분을 책 내용 그대로 인용한다.

 

p. 227

임신 중인 암컷이 처한 환경은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준다. 불안정한 환경에서 사는 암컷들은 종종 낯선 개체들과 마주하게 되는데, 이는 곧 공격적인 싸움으로 이어지곤 한다. 낯선 개체와의 분쟁이 잦아지면 자연히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의 수치가 높아지며, 성호르몬의 분비에도 변화가 생긴다. 어미의 혈류는 태반을 통해 태아의 혈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태아의 호르몬과 두뇌까지도 다다른다. 그렇게 배 속에서 형성된 태아의 두뇌는 어른이 된 이후까지도 동물의 행동과 기질에 꾸준한 영향을 가하게 된다.

 

위 내용을 봐도 어미가 자식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호르몬이 어미가 처한 환경때문이므로 그 호르몬의 시작은 환경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다. 청소년기의 행동도 그가 속한 사회적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도 있다. 대집단 속에서 살았던 수컷보다 암수 한 쌍하고만 자라난 수컷이 훨씬 많은 새끼를 얻었다는 실험이다. 그러니까 인간으로 따지자면 공동체속에서 길러진 아이는 온화한 성격이, 핵가족에서 자란 아이는 공격적인 성격을 띤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런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공격적 성격과 온화한 성격 중 어느 쪽이 더 번식에 유리한지에 대한 확답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회가 안정적일 때 실험 동물들의 행동도 온화하고 평화롭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성격부분에 있어서도, 유전적으로 동일하고 같은 환경에서 자라난 동물이라 하더라도 다른 개체와 확연히 구별되는 고유의 행동양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6장 내용을 읽으며,

어차피 고양이인데! 다 비슷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전에 키우던 아이들과 동일한 행동을 할 거라고 예상했던 것은 얼마나 무지한 발상이었는지... 인간이고 동물이고 그 하나하나는 모두 개별적 존재이며 그 존재가 가지고 있는 성격은 고유한 것임을 인정해야만 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내 이런 사고의 발원은 교육과 사회 분위기가 전체주의적 환경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 환경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 그러나 하나씩 깨부수려고 노력중이다.

 

이 책을 들었을 때의 목적을 완전히 달성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발달과 학습에 있어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라 여겼던 것들이 동물도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물도 교육과 복지가 중요한데 하물며 인간이야 어떨꺼. 제목처럼 인간도 동물에 포함되는 존재임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한건 사실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할 사람들에게 저자가 인용한 학자의 말로 마무리한다.

 

미국 발달심리학자 마이클 토마셀로의 말이다.

동물들에게는 문화가 축적되는 진화가 이뤄지지 않는다.”

 

, 동물과 인간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문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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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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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무협소설이나 중드를 즐겨보는 사람들에게 취향저격할 소설이 쌤앤파커스에서 출간되었다.

장편소설 <제왕업> 상 하 두 권으로 나왔고 각각 500쪽이 넘는다.

허걱...

너무 두껍다!! 며 늘라겠지만 그런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이 책, 완전 페이지터너다!

당연 재미있다.

앞서 말한 중국 소설이나 드라마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재밌는 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이들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서 바로 바로 이해되고 그리 어려운 내용없이 사건이 빠르게 진행된다. 중국 황실을 배경으로 주인공 가문외 다른 왕족 및 귀족 가문들의 암투와 전쟁, 그리고 사랑이 적절히 버무러져 흥미진진하다. 주요 등장인물 설명을 서두에서 하고 시작하지만 읽다보면 누가 누군지 그리 헛갈리지는 않는다.

단, 사극류나 대하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별로일 수도 있겠지만 읽다보면 흡입력있게 빨려들 것이다.

이런 방대한 스케일의 소설을 쓴 작가 '메이위저'가 1980년생이라는 게 놀랍다. 역사와 소설에 관심이 많아서 웹 게시판에 올렸던 글이 인기를 얻기 시작해 전업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 <제왕업>은 2007년 출간 이후 5백만부나 팔렸고 온라인 조회수는 10억뷰가 넘었다. 드라마로도 제작이 완료되어 내년 방영을 앞두고 있으며 주인공은 장쯔이가 맡았다. 작가의 주요 작품들이 드라마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이 소설을 읽어보니 과연 장면장면이 바로 눈에 그려지는 듯했다.

주인공 왕현(아무)은 명문세가 낭야왕씨 가문의 딸로 세상 부러울것 없이 금지옥엽으로 자라난다. 첫사랑 자담과 이루어질 날만을 꿈꾸었으나 15살에 가문의 정략결혼 희생양이 되고 만다. 첫날밤, 신랑 얼굴도 보지 못하고 남편 예장왕(소기)은 전장으로 떠나고 3년의 세월이 흐른다. 어느날 하란잠에게 납치 당해 한치앞을 알 수없던 상황에서 남편과 재회하고 부부간의 사랑을 뒤늦게 쌓아간다. 그러는 와중에 무슨 사건사고는 그리도 많이 터지는지!!

이 소설, 정신없이 벌어지는 사건들 따라 줄줄줄 책장 넘기니 어느덧 상권의 마지막!

나는 사실 첫사랑 자담과 못이룬 사랑때문에 분명 무슨 일이 벌어질거라 예상했는데 자담은 끝날때까지 콧배기도 안보였다.ㅋㅋ

앗! 나 막장 중독자인가? 그런 스토리라인 기대한걸 보면.ㅎ

또 모르지~~ 하권에서 자담이 등장할지도.

상권 말미에 폭풍처럼 전개되는 사건들이 주인공 왕현을 단련시키고 남편과의 사랑도 더욱 깊어진다. 자신은 더이상 임신이 힘든 몸이 되어 언니의 아이를 키우게 되는 왕현에게 하권에서는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p.263

예로부터 얼마나 많은 영웅이 이 '제왕 패업'이라는 네 글자 앞에 무너졌던가!

"일단 이 길에 들어선 이상 승자가 아니면 패자가 될 때까지 계속 나아가는 수밖에, 되돌아갈 방법은 없소."

놀랍게도 그는 미소를 머금은 채로 나를 바라보며, 이 순간 내 마음 속에 떠오른 말을 담담히 내뱉었다.

나는 소기를 똑바로 응시했다. 순간 생각이 어지럽게 얽혔다. 그는 이 순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이다. 내가 그가 말한 '제왕 패업'에 담긴 뜻을 알듯이,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나는 어머니처럼 안락하게 부귀영화를 누리는 규중의 유약한 여인이 되기를 원할까? 아니면 여전히 그의 곁에 서기를 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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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 미래를 과학하라! 10월의 하늘 시리즈 6
정재승 외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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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 미디어에서 출간된 책, <십 대, 미래를 과학하라!>는 지난 10년간 열렸던 청소년을 위한 과학 재능 기부 강의 “10월의 하늘강연집이다. “10월의 하늘의 강연을 시작하고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정재승 박사는 앞으로도 계속 이 강연이 지속되길 바라며 여는 글에서 이렇게 인사말을 남겼다.

 

오늘의 과학자가 내일의 과학자를 만나다라는 우리의 모토를 이제 현실에서 실현해 보고 싶습니다. 근사한 강연으로 그들에게 우주와 자연과 생명과 의식의 경이로움을 일깨워주고 싶습니다. 슬라이드 중심의 과학강연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험하고 학생들이 실제로 참여하는 과학강연들로 말입니다. 앞을 보지 못하거나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없는, 몸이 불편한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는 과학강연으로 말입니다. 연극이나 공연으로, 낭독회나 모의법정으로 새롭게 과학을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10월의 하늘에서 강연을 들었던 청소년 중에서 한 명이라도 과학자 혹은 공학자가 되어 세상을 좀더 근사한 곳으로 만드는 데 이바지해준다면 우리는 항상 ‘10월의 하늘을 준비할 것입니다.

 

강연의 제목이 왜 "10월의 하늘"인지에 대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행사 명칭은 탄광촌 소년 호머 히컴이 로켓 과학자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October Sky>에서 가져 왔습니다. 호머 히컴을 꿈꾸게 해준 것이 뉴스에 나온 한 꼭지 기사였듯, 꿈을 갖게 되는 계기는 결코 거창하지만은 않습니다. 무심코 집어 든 책 속에서, 우연히 본 영화 속에서, 학창시절 들었던 어느 강연 속에서, 자신의 영혼과 삶을 뒤흔드는 만남을 가질 수 있습니다. “10월의 하늘은 과학이 주는 즐거움과 경이로움을 청소년들에게 전달하고, 그 만남 속에서 청소년들이 과학에 대해 꿈 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그 청소년들 중 과학자가 탄생해서, 10~20년 후 또 다른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할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일 것입니다.

 

인용 출처 10월의 하늘 홈페이지

 

“10월의 하늘강연을 들은 청소년들은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과학자가 될 꿈을 키울 수 있지만 아직도 이런 좋은 강연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나도 이 책을 보기 전까지는 몰랐다. 한 번도 강연을 들어본 적이 없는 학생들은 이 책으로 맛을 보면 좋겠다. 강연한 내용 그대로를 문자로 옮겨놓았기 때문에 마치 강의를 듣는 듯하다. 그리고 강연에 사용된 사진도 첨부되어 있으므로 영상은 아니지만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나 교사도 “10월의 하늘을 이 책으로 먼저 만난 다음, 홈페이지에 들어가 직접 강연에 대한 정보를 얻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물론 강연 영상도 볼 수 있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강연자들은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과학자들이다. 물론 그 분야도 다양하다. 10강 전체를 모두 리뷰할 수는 없으니 제목으로만 소개하고 내가 흥미롭게 본 분야 몇 가지를 소개한다.

 

 

1강 인공지능 시대, 미래의 기회는 어디에 있을까?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생활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요즘 인공지능과 관련해 미래를 예견하는 말들은 학생들에게 너무 겁을 주는 게 아닌가 싶다. 그것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이 조언해주어야 한다. 정재승박사는 청소년들이 키워야 할 능력은 이런 것이라고 말한다.

세상에 정말 필요하지만,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상상하고 그것을 만드는 능력.

그러려면 청소년들에게 인간의 본성, 우리 사회의 민낯과 시대정신을 가르쳐야 하며 그 안에서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를 생각해내는 능력을 길러 주어야 한다. 데이터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가치전복적 아이디어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인간 지성의 본질이므로 그 중요한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노력도 필요하다. 자신만의 관점에서 세상을 새롭게 구성하고 이해하는 일, 개인적 경험 안에 인식의 틀을 가두지 않고 데이터에만 매달리지 않는 비판적 사고를 해야 할 것이다.

 

2강 사람의 뇌와 뇌를 연결하는 법

 

제목만으로는 아주 거창한 뇌과학 기술력에 대한 설명을 들을 것 같다.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타인의 뇌와 어떻게 연결가능한 지를 보여주지만 마지막에 가면 좀 허무한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장동선 박사는 뇌와 뇌를 연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공감과 이해를 통해 다른 사람의 뇌파와 싱크하는 것이라고 한다. 인류가 이런 능력을 갖춘 이유는 함께 행복하기 위한 뇌로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어떤 과학기술보다 진심어린 공감의 언어로 뇌가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 과학자의 논리라 하기엔 감성적으로 보이지만 일견 맞는 것 같다. 적대적 감정을 가진 상대방의 뇌와는 연결 불가할 것이다. 아마도 뇌에서 거부할테니 말이다

 

10강 태양계 너머로 떠나는 우주 탐사 이야기

 

실생활에 별 도움도 안 되는 것 같은데 뭐하러 우주탐사를 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에 대해 이강환 천문학자는 이렇게 답한다.

 

왜 미국이나 유럽에서 엄청난 돈을 들여서 우주 탐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을까요? 물론 나중에는 우주 개발로 경제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우주 탐사를 당연시하는 것, 이런 나라들이 선진국입니다. 우주 탐사나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은 이유가 있어서 하는 게 아닙니다. 이걸 단순히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한다는 건 아주 후진국적인 인식입니다. 우리나라 정도의 경제 규모라면 우주 탐사난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은 당연히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우주 탐사를 할까요? 이러한 기술은 어디서나 쉽게 개발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 정도라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중국도 이미 달에 우주선을 보냈는데 우리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10년 넘게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우주 탐사를 해야 한다. 우주 기술은 어느 나라도 다른 나라에 전수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래의 과학 인재들을 뺏기지 않으려면 과학에 많은 지원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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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 복고 - 고양이 복고의 중국요리 이야기
권경진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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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 씨아이에서 나온 책, <니하오 복고>는 요리법을 소개하는 요리책입니다.

읭? 요리법을 알려준다고?

책으로??

헐!!!

요즘 누가 요리법을 책으로 보나며?? 백종원씨도 유튜브로 하는데 말이야!!

이러면서 스킵하면 안되십니당~~~

이 책에는 백종원도 최현석도!! 아니아니~~ 외모빨로 보자면 미카엘도 울고갈 고양이 요리사가 등장한다는거~~

고양이는 뭘해도 사랑스럽고 심지어 뚱뚱해도 귀엽다는 건 다들 인정하는 것!!

고양이 is 뭔들~~

그런데 이 책의 작가 권경진씨는 더더~~ 귀엽게 그렸어요~

고양이 '복고'와 여자닝겐(작가로 추정됨)이 주인공이고 복고가 누나를 위해 요리를 해주는 설정이다. 표지가 아주 빨갛다는 걸 보고 눈치챘겠지만, 그렇습니다!

중국요리에요!!

 

아래는 목차, 서른가지가 넘는 중국요리가 계절순서대로 소개됩니다.



※※※참고사항※※※

이 책은 요리책이므로 하나정도는 직접 따라해보고 리뷰를 쓰면 좋았을텐데 시간에 쫓기기도 했고 뭣보다 재료와 도구의 부족으로 맘만 굴뚝같았지 차마 실천에 옮길수가 없었다.

변명을 하자면, 실행해보고픈 요리를 발견했으나!! 집에 박력분이 없고ㅠ 오븐도 없고, 그런거 없이 할만한걸 찾았는데 주재료가 딸기이고ㅠ

뭐 이런식이었다.

그런데 다행이 중간중간에 만화 아니고 실제 요리사진이 나왔다.

그래서~~ 직접 요리못한 대신으로 실사를 찍어올린다!

변명 하나 더 추가!!

원래 똥손이라 직접 뭔가 그리는 건 못하니까 사진이라도 잘 찍어올려야하는데 이번엔 폰카까지 말썽이었다. 며칠전부터 사진이 자꾸 흐리게 나온다... 싶어서 카메라 렌즈를 닦아봤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ㅠ

AI카메라 모드도 먹혔다, 안먹혔다, 하는...

선명하게 나온 사진은 AI모드, 흐릿한건 일반모드임.

똥손주제에 기기탓하냐!!며 뭐라카지 마시라~~

지인왈!!

"그니까 엘지폰은 구리다고요!"

G7 쓴지 딱 일년됐는데...

어케 일년만에 이러지??

늠 길게 변명을ㅠ

이제 책 내용으로 드갑니다~~


첫번째 요리는, 또쟝과 요우티아오!

누나랑 사는 복고는 아침도 못먹고 허겁지겁 출근하는 누나를 걱정하며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걸로 준비합니다.


그림이 어떠신가요? 완죤 귀엽죠??

고양이 복고도 누다도~~

재료준비와 요리법 설명도요~~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정말 재료만 있다면 그대로 따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권경진작가는 어릴때부터 만화를 그리고 싶었는데 30대중반인 지금은 꿈을 이루었네요!

이 책은 만화가가 되고픈 독자나, 저처럼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 셰프가 꿈인 예비요리사라면 완전 좋아할 책이어요. 아니네요!!

누구라도 이 책을 싫어하진 않을 것 같아요.

앗, 한국에 사는 중국인이 이 책을 읽으면서 고향의 맛을 떠올리며 침샘자극받을지도 모르겠군요~~

아래 그림은 봄소풍입니다. 넘 귀여운 고양이들~~ 저같은 냥집사는 그저 😃😃, 사실 페이지마다 요리때문이 아니라 냥이때문에 좋아라했는데욥. (요리책이라서가 아니라 냥이가 요리사라서 좋아한건 안비밀요ㅎㅎ)

 

↓↓↓ 복고네 형제자매소개에요.


이제 계절은 여름으로 넘어갑니다.

여름음식으로 소개한 것중 가장 먹어보고 싶었던 건 '파간장국수''량피'

흠... 둘다 탄수화물!!

그리고 또 디저트~

 

입맛없는 여름에 시원하게 만들어먹는 중국 디저트 우유푸딩(쐉피나이).

자꾸 달달한 디저트 종류만 눈에 들오는...

어쩔수 없는 취향.

네네, 저는 단거 중독자입니다!!

 

벌써 가을~~

밍밍짭짤 간장볶음밥(장요우차오판)



겨울엔 역쉬 고기로 단백질 보충과 뜨끈한 탕이죠~~

매콤알싸한 쏸니바이로우

 

뜨끈뜨끈 마라탕


아래는 이 책에 소개된 요리사진들입니다.

 

 


뽀오너스~~

간단한 고양이 상식!!

 


냥집사들이야 잘 아는 내용이지만 고양이 안키우는 사람들은 모를 고양이 상식 3편이 소개됩니다!

이렇게 알찬 책!! 보셨냐옹??

요리법도 알려주고, 그 요리를 해주는 게 무려 고양이이고, 싱글여성의 일상도 있고, 결정적으로 그림은 뽀뽀해주고 싶을만큼 귀엽댜옹~~

'힘든 날 위해 누가 맛난거해쥼 차~~암 좋겠다!'

이런 생각 한번씩 하지 않나요?

요리해주는 이가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라는건 환타지이지만요ㅠ

주부인 저는 늘 환타지를 꿈꿨지만 이루어지진 않더군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저같은 주부까지 포함,

누구에게나 추천하고싶은 책,

<니하오 복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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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들의 요양보호사입니다 - 어느 요양보호사의 눈물콧물의 하루
이은주 지음 / 헤르츠나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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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는 나와 직접적 연관이 없는 아주 먼 직업이었다. 당연히 그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지난 여름 한겨레 신문 권지담기자의 기획 기사에서 읽은 요양보호사의 현실은 내게 부정적인 느낌으로 자리잡기에 충분했다. ‘돌봄이라는 정감있는 단어 속에 숨은 열악한 환경과 3D직종의 고충. 이 직업에 종사하는 50~60대 여성들은 평생 가족을 돌봐왔으며 자신도 곧 돌봄을 받아야할 처지가 될지도 모를 몸 상태로 박봉에 시달리고 있었다. 세 번의 연재 기사를 읽으며 가슴이 답답해졌더랬다. 그리고는 나와 별 상관없는 일이라며 다른 텍스트들 사이로 어서 휘발되어버리길 원했다.

 

그런데!

!!

이 책 <나는 신들의 요양보호사입니다>의 작가 이은주씨는 나를 아주 혼란에 빠뜨렸다. 몇 개월 전에 읽었던 기자의 글과 이 작가의 글은 같은 소재를 다루었음에도 어쩜 이렇게 분위기가 다르단 말인가. 문학과 비문학의 차이일까? 르뽀형식으로 드러낸 현장의 분위기와 종사자 인터뷰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따뜻함이 이 에세이에는 있었다

 

이 책으로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을 처음 만난 사람은 아마 해 볼만한 일, 보람된 일이라는 느낌을 가지리라고 본다. 물론 이 책에서 요양보호사의 고충이나 애환을 다루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작가가 서술하는 어려움은 그가 하는 일에 비해 그리 도드라져 보이지 않는다. 그저 어떤 일이건 어려운 부분이야 늘 있겠거니 하는 정도로 보여진다

 

그래서 나는 궁금했고 놀라웠다.

이 작가는 대체 천사의 탈을 쓴 사람이란 말인가?

자칭 신들의 요양보호를 하고 있다고 하니 천사가 맞는 모양이다.

이런 예를 보면 확실하다.

재가방문 나가서 만난 독거노인에게서 자존심에 타격을 입는 말을 듣는다. 그만두려고 했고 울었으면서도 오히려 그 노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재가방문 요양보호 활동 시 필요한 정책을 생각하다니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이은주 작가는 어떤 이력을 가진 사람일까? 대부분의 요양보호사들 처럼 전업주부였다가 자신의 평생 경력인 돌봄능력으로 생활전선으로 뛰어든 사람?이 아니다. 학습지 교사였고 공항에서도 근무했고, 미혼으로 조카들을 돌봐야 하는 일을 기꺼이 해냈다. 일본어 번역가이면서 요양보호사 일을 하고 있다.

 

이 책의 순서는 현재 요양보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일과를 일지처럼 보여주는 요양원에서의 하루1부이고, 2봉사자에서 요양보호사가 되기까지는 어떻게 요양보호사가 되었는지에 대한 사연이다. 3데이케어센터에서의 하루4재가방문의 날들은 실습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활동에 관한 이야기이다. 5나는 요양보호사입니다는 요양보호사로서의 자신에 대한 성찰, 요양보호사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주는 정보, 그리고 부모님을 요양시설에 맡긴 자식들이 가져야 할 태도를 담고 있다.

 

이제 작가를 왜 천사라고 표현했는지에 대한 증거들을 한 번 보자. 그녀가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인으로서 일과 속에서 겪는 일들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있는 그대로 표현하자면 인상이 구겨지고 손으로 코를 막을 것 같은 상황의 연속이다. 그런데 책에서 그녀가 서술한 내용을 읽으면서는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상하지 않은가?

그것을 눈치 챈 내 이성은 내 귀에다 대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마 이 작가는 꾸며 쓰고 싶었을거야. 자신이 하는 일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싶었던 거지. 기저귀를 갈며 똥이 옷이나 손에 묻는데 어떻게 욕이 안 나오겠냐고? 그걸 있는 그대로 써놓으면 독자들은 채 몇 장 넘기지 못하고 덮어버릴걸. 그러니까 예쁜 포장지로 고이 싼 거지!”

 

이성이란 단어를 사용했지만 생각한 그대로를 쓰고 보니 악마같다. 그렇다면 내 안에 천사도 있을까? 천사는 없다! 단지 작가의 필력이 대단할 뿐이다. 있는 그대로의 처절한 생활 현장을 샤방샤방한 동화속의 한 장면으로 표현해 내는 능력이다.

대체 뭔 소린지...’ 싶을 것이다.

장황한 설명보다 작가의 표현을 그대로 옮겨보겠다.

그럼 이 리뷰를 읽는 당신도 바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p. 29

조금 전에는 짜증내서 미안해요. 그렇게 걷다가는 무릎이 나가겠어요. 몸은 또 얼마나 피로할까요. 나는 주문한다.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절대 화내지 않기.’

설사 나의 뮤즈가 변기 물을 손으로 휘젓고 있을지라도, 씻겨드리는 나를 때가 낀 손으로 할퀼지라도, 헐거워진 틀니 사이로 침이 줄줄 흘러 내 바지 위를 적실지라도, 그녀는 나의 뮤즈, 나의 고양이.

 

어떻게 침 흘리고 할퀴는 환자를 나의 뮤즈, 나의 고양이라고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그저 놀라웠고 이 리뷰에 차마 옮기지 못할 어떤 할아버지의 대사에 응대하는 작가의 태도를 읽으면서는 입을 떡 벌어져 다물어지지 않았다.

 

아래 인용하는 부분은 작가가 이 일을 대하는 자세가 어떤지, 책 전체의 분위기가 어떠할지 가늠할 수 있는 내용이다.

 

p. 95~97

편마비 환자를 욕창이 걸리지 않게 2시간마다 한 번씩 체위 변경을 할 때, 기저귀 케어를 할 때, 하루 종일 밀폐된 상태로 있던 엉덩이에 클린 로션을 바를 때가 나는 제일 기분이 좋다. 그들이 얼마나 개운한 표정을 지으며 편안해 보이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질 높은 기저귀 케어를 하기 위해서는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을 정도로 뛰어다녀야 한다. 퇴근 시간을 오버하기도 한다. 청결하지 않은 손으로 환자는 자신의 눈을 비비거나 만지기도 하는데 그들의 눈에 인공 눈물을 넣어주고 싶은 것도 나의 바람이다. 누군가 먹여주지 않으면 물조차 마실 수 없어 입이 소보로 빵처럼 터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입술에 바셀린을 매일 발라주는 것도 내 업무의 일부분이다.

그들은 하루 종일 좁은 침대에 누워 있다. 거실에서 들리는 텔레비전 소리, 사람들 대화와 웃음소리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들까. 제우스의 고독한 하루는 침상을 벗어날 수 없기에 얼마나 고독할까. 단지 젖은 기저귀를 가는 게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말을 건네며 어디 아픈 곳이 없는지 두루두루 살펴야 하는 것이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모든 소박한 소망을 여덟 시간 안에 요양보호사 혼자 해내야 한다는 사실. 그렇기 때문에 불만이 있고, 이 일이 싫다는 것은 아니다.

설사를 하고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치워야겠다는 생각에 허둥대다가 침대 시트와 벽에 오물을 묻히고 심지어 자신의 손톱 끝까지 더러워져서 의기소침한 분에게 핀잔을 주기보다 괜찮다바로 이런 것을 도와주기 위해 제가 있는 것이라고 안심 시켜 주고 싶다. 진심이 우러나오는 질 높은 서비스가 필요한데, 이를 할 수 있고 없고는 역시 시스템의 문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국종 교수의 시스템 문제에 대한 강의를 유튜브로 보다가 요양원에서도 시스템 문제가 있다고 하며 쓴 글이다. 이 글에는 작가가 일을 대하는 태도가 명확히 드러나고, 계속 이어지는 내용은 열악한 환경과 박봉에 고생하는 요양보호사들의 현실을 알게 된다. 이런 일을 하면서 작가는 현장에서 만나는 어려움들의 개선을 더 걱정한다. 내가 작가와 똑같은 상황에서 일한다면 분명 자신이 하는 일에 비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며 투덜거릴 것이다. 결국 나와 비교를 하게 되는데 작가와 나는 절대 비교할 만한 동급이 아닌 것임은 분명하다.

 

작가가 문제제기한 대로 이제 치매 환자나 중증 질환자, 독거노인을 케어하는 일은 국가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개인이 감당하기에 힘든 일이다. 그 부분을 5부와 마지막 서면 인터뷰에서 언급하고 있고 부모를 요양원에 모신 사람들에게 당부하는 말도 있다. 앞으로 우리 모두에게 닥칠 일이기 때문에 꼭 참고할 내용이다.

 

p. 295

육아를 위해 부모 교육을 받는 것처럼 부모를 잘 모시기 위한 교육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면서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셔 두고 집으로 돌아가는 자식들이 부모를 버린듯한 죄책감으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숱하게 봐 왔다. 부모와 자식 모두 트라우마가 되지 않는 건강한 이별을 연습하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요양원에서 부모님을 모시는 자녀분들께는 소소한 팁을 전해주고 싶다.

많은 자녀분들이 오랜만에 부모님을 뵙기 위해 요양원을 찾아오시고는 할 일이 없어 금방 일어서곤 하는데, 그 시간에 많은 스킨십을 나눌 것을 권한다. 즐겨 드시는 간식을 함께 먹고 손발톱을 깎아드리거나 머리를 빗겨드리고, 한 번쯤 옷도 갈아입혀 드리며 전체적인 건강을 살피는 과정에서 부모님은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유대감, 자녀의 사랑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이 리뷰를 읽으면서 궁금한 점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을 것이다. 왜 작가는 자신을 신들의 요양보호사라고 했을까? 그에 대한 답은 프롤로그에 바로 나온다. 하지만 나는 이 리뷰에서 인용하지 않겠다. 우리 중 누군가는 요양보호사일 수도 있고, 요양원에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언젠간 부모님이나 배우자를 요양원에 모시게 될 예정자들이다. 그러므로 모두가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이 책은 단지 우리에게 요양원과 요양보호사에 대해 알려주는 것만이 아니다. 인간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너무나도 바쁘게 살아가는 현실에서 책을 덮고 잠시 시간을 내보게 할 그 기회는 이 책 한 권의 값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무한히 가치로운 것이 될 것임을 장담한다.

 

마지막에 작가가 사생활의 고충을 쓴 부분을 인용하며 이 리뷰를 마친다.

 

"그리고 한 가지 고백할 것이 있다면 나의 이런 모든 돌봄에 대한 지식과 실천이 나의 엄마에게 만큼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언제부턴가 나와 병원 동행하던 것을 거부하시는 엄마. 당뇨와 고혈압에 나쁜 젓갈 대신 심심한 요리를 해드리면 타박하는 엄마. 이젠 슬픈 일이 생겨도 가슴에 하나도 와 닿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우울증이 엿보이는 엄마를 보면서 나는 정말 신이 있다면, 그리고 내가 신을 믿는다면 사람은 왜 늙고, 병들어서 죽어야하는지 묻고 싶어진다."

 

 

 

☞ 네이버 카페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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