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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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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무협소설이나 중드를 즐겨보는 사람들에게 취향저격할 소설이 쌤앤파커스에서 출간되었다.
장편소설 <제왕업> 상 하 두 권으로 나왔고 각각 500쪽이 넘는다.
허걱...
너무 두껍다!! 며 늘라겠지만 그런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이 책, 완전 페이지터너다!
당연 재미있다.
앞서 말한 중국 소설이나 드라마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재밌는 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이들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서 바로 바로 이해되고 그리 어려운 내용없이 사건이 빠르게 진행된다. 중국 황실을 배경으로 주인공 가문외 다른 왕족 및 귀족 가문들의 암투와 전쟁, 그리고 사랑이 적절히 버무러져 흥미진진하다. 주요 등장인물 설명을 서두에서 하고 시작하지만 읽다보면 누가 누군지 그리 헛갈리지는 않는다.
단, 사극류나 대하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별로일 수도 있겠지만 읽다보면 흡입력있게 빨려들 것이다.
이런 방대한 스케일의 소설을 쓴 작가 '메이위저'가 1980년생이라는 게 놀랍다. 역사와 소설에 관심이 많아서 웹 게시판에 올렸던 글이 인기를 얻기 시작해 전업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 <제왕업>은 2007년 출간 이후 5백만부나 팔렸고 온라인 조회수는 10억뷰가 넘었다. 드라마로도 제작이 완료되어 내년 방영을 앞두고 있으며 주인공은 장쯔이가 맡았다. 작가의 주요 작품들이 드라마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이 소설을 읽어보니 과연 장면장면이 바로 눈에 그려지는 듯했다.
주인공 왕현(아무)은 명문세가 낭야왕씨 가문의 딸로 세상 부러울것 없이 금지옥엽으로 자라난다. 첫사랑 자담과 이루어질 날만을 꿈꾸었으나 15살에 가문의 정략결혼 희생양이 되고 만다. 첫날밤, 신랑 얼굴도 보지 못하고 남편 예장왕(소기)은 전장으로 떠나고 3년의 세월이 흐른다. 어느날 하란잠에게 납치 당해 한치앞을 알 수없던 상황에서 남편과 재회하고 부부간의 사랑을 뒤늦게 쌓아간다. 그러는 와중에 무슨 사건사고는 그리도 많이 터지는지!!
이 소설, 정신없이 벌어지는 사건들 따라 줄줄줄 책장 넘기니 어느덧 상권의 마지막!
나는 사실 첫사랑 자담과 못이룬 사랑때문에 분명 무슨 일이 벌어질거라 예상했는데 자담은 끝날때까지 콧배기도 안보였다.ㅋㅋ
앗! 나 막장 중독자인가? 그런 스토리라인 기대한걸 보면.ㅎ
또 모르지~~ 하권에서 자담이 등장할지도.
상권 말미에 폭풍처럼 전개되는 사건들이 주인공 왕현을 단련시키고 남편과의 사랑도 더욱 깊어진다. 자신은 더이상 임신이 힘든 몸이 되어 언니의 아이를 키우게 되는 왕현에게 하권에서는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p.263
예로부터 얼마나 많은 영웅이 이 '제왕 패업'이라는 네 글자 앞에 무너졌던가!
"일단 이 길에 들어선 이상 승자가 아니면 패자가 될 때까지 계속 나아가는 수밖에, 되돌아갈 방법은 없소."
놀랍게도 그는 미소를 머금은 채로 나를 바라보며, 이 순간 내 마음 속에 떠오른 말을 담담히 내뱉었다.
나는 소기를 똑바로 응시했다. 순간 생각이 어지럽게 얽혔다. 그는 이 순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이다. 내가 그가 말한 '제왕 패업'에 담긴 뜻을 알듯이,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나는 어머니처럼 안락하게 부귀영화를 누리는 규중의 유약한 여인이 되기를 원할까? 아니면 여전히 그의 곁에 서기를 원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