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책 기획노트 - 정민영의 출판기획 시리즈 4
정민영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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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북스> 

미술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들어보았을만한 출판사이다. 

미술관련 서적을 전문적으로 펴내는 곳이고, 

미술과 관련된 교양서적을 많이 발행한 출판사이다. 

 

이 아트북스의 대표는 정민영이라는 분인데, 

미술과 출판 양쪽으로의 조예가 상당한 분이다. 

아트북스 대표 정민영은 본래 미술을 좋아했으나 글 재미에 푹빠져 

결국 미술과 글을 병합한 미술출판사에 

자리잡게 되었다고 한다.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지게 된 

굉장히 행복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현대미술과 관련해 가벼운 서적을 

많이 찾는 편인데, 

그 와중에서 신선한 <아트북스> 서적을 많이 접했던 기억이 난다.  

 

미술서적도 다른 책처럼 

결국 사람들에게 읽히고 팔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 어떻게 기획하고 편집해야할지  

알려주는 책이 

바로 이 <미술책 기획노트>이다. 

 

미술이라는 분야의 비교적 한정된 

수요를 가진 분야에서 

눈에 띄고 사람들을 유혹할만한 

책을 만드는 노하우가 담겨있다고 보면 된다. 

 

저자는 약 20종의 서적 발행경험을 되짚으며 

미술서적 출판기획 비밀을 공개한다. 

제목을 삼빡하게 짓기 위해 노력하던 일, 

내용을 대중에게 친숙하게 전달하기 위해  

수많은 이메일을 저자와 교류했던 일, 

도판과 글의 배치를 두고 몇날 며칠을 고민했던 일들을 

바라보면 

그간 내가 즐겨본 미술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엄청난 고뇌가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의 바람직한 점 또 한가지는 

굳이 미술분야가 아니더라도 

출판기획 부분에서 큰 영감을 준다는 점이다. 

같은 책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미술이라는 뚜껑만 제외하고 생각하면 

다른 출판분야에서도 충분히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제목 정하기, 저자 섭외, 출판 등 전반적 기획은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굳이 출판이 아니더라도 

기획이라는 업무를 맡은 사람에게도 

아이디어를 줄 수 있다고 여겨진다. 

 

미술서적이 우리나라에서 겪는 어려움을 들자면 

먼저, 수요층이 크지 않다. 

미대생과 미술 관련인들 그리고 많지 않은 

미술애호가들이 주고객이라 

엄청난 베스트셀러는 기대하기 힘들다. 

타 분야와 통섭을 통해 시너지를 노려볼 수는 있으나 

이 경우 미술 고유의 전문성을 놓치기 쉽다. 

 

둘째, 전문 작가가 마땅하지 않다. 

미술에 능통한 사람은 대중적 글쓰기에 부족한 경우가 많고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미술적 감각에 취약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미술과 글쓰기 모두에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작가군 발굴이 시급한 이유다. 

 

셋째, 편집의 중요성이다. 

미술책은 그림과 글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야한다. 

때로 글을 읽고 그림은 보지 않고 넘어간다든지 

그림만 보고 글은 뛰어넘든지 하여 

출판의도를 무색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림과 글의 배치를 면밀하게 신경씀이 요구된다. 

 

넷째, 저작권 문제이다. 

국내 미술 저작권은 아직 초기단계로 명확한 

사용료 규정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 

크기나 사용처에 따라 분명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미술서적 출판이 용이해질 것이다. 

이 도판 저작권 문제는 생각보다 매우 심각해서 

이 때문에 최신 미술관련 서적을 포기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작가로서 저작권도 중요하지만 

대중에게 소개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때 

미술 저작권은 대승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 

 

미술에 관심을 둔 예비 애호가들을 

좀 더 미술과 친숙하게 하려는 노력... 

이것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섬세함과 눈에 보이지 않는 치밀함이 

반드시 필요함을 깨닫는다. 

 

한 분야에서 수십 종의 책을 내면서 

행복한 미술출판인의 길을 겪는 

정민영님의 작업노트를 통해 

미술책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장인정신도 느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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