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는 천국에 있다
고조 노리오 지음, 박재영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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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주인공은 한 섬의 해변가에서 눈을 뜨게 됩니다. 분명 살해당했을 때 기억은 생생한데 그 외에 기억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곳에서 발견한 저택에는 그와 같은 방법으로 목이 베여 죽임을 당했다는 다섯 명의 사람이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미스리하며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주인공(수염남)은 범인을 찾으려 고군분투합니다. 그들에게 유일한 단서로 작용하는 것은 매일 배달되는 신문이었습니다. 거기에는 그들이 발견된 시점과 위치에 대해 나와 있었습니다. 누가? 어떤 이유로? 살인을 저지른 것일까?를 밝혀내기 위해 나름대로의 추리를 펼쳐나갑니다. 하지만 기억을 잃어버려 자신들이 누구인지조차도 모르고,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들의 서로를 끊임없이 의심하게 됩니다.


'르포르타주는 프랑스어로 '현지 보고'라는 의미야." 목소리 주인공은 조폭이다. 이제 막 식당에 들어온 조폭이 내 맞은편 자리에 앉더니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보통 신문 기사는 어떠한 주장을 내표하기 마련이야. 신문사마다 기조랄까, 논조라는게 있는 법이니까. 권력이나 사회악을 규탄하는 내용이 많지. 그에 반해 르포르타주는 객관성을 중시해. 참고로 신문에 르포르타주가 실리는 것 자체는 그렇게 희한한 일은 아니야_[살인자는 천국에 있다].,057page

기억을 잃은 그들은 각자의 외관상 특징으로 수염이 난 주인공은 '수염남', 메이드복을 입은 여자는 '메이드', 10대 소녀는 '아가씨', 요리사복장을 한 남자는 '요리사', 손가락 일부가 잘린 남자는 '조폭씨', 늘 히프 색을 차고 있는 중년 남자는 '파우치'라는 병명을 만들어 부르기로 합니다. 그들은 싫든 좋은 한공간에서 지내며 범인 찾기라는 공통된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다 보니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정이 들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조폭씨가 또다시 살해되는 일이 발생하는데, 또다시 서로를 의심하며 추궁하게 됩니다. 사건이 발생하는 것도 해결되는 과정도 모든 것이 비현실적이기에 [살인자는 천국에 있다]는 읽는 내내 강한 몰입을 주었고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제철이 아닐 때 핀 꽃과 닮았다. 그에 비해 겹겹이 쌓인 시간과 과거는 줄기와 뿌리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그게 화려함이 부족한 부위라고 해도 줄기와 뿌리가 없으면 꽃은 일그러진 모조품일 뿐이다. 역시 한때의, 늘, 원래의 자신을, 진실을, 되찾아야만 한다_[살인자는 천국에 있다].,253page

서로를 의심하고 심지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의심하게 되는 극한의 상황에서 밝혀지는 진실들,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그들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살인자는 천국에 있다]에서 벌어지는 각 사건들은 전혀 연관성 없어 보였지만, 사실은 하나의 거대한 연결고리로 이어져있었습니다. 그들이 주고받았던 대화 속에서 그들이 누구인지를 암시하기는 힌트들이 숨어있는가 하면, 때론 독자로 하여금 착각을 유발하는 함정들로도 작용했습니다. 작가가 던지는 힌트와 편견 없는 참신한 발상을 잘 조합한다면 이야기 속에 교묘하게 가려져있는 모순을 발견함과 동시에 진실에 도달할 것입니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그곳에 갇힌 여섯 명 중 한 명인지, 아니면 공범이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제3장의 범행인지 계속해서 의심하고 추리해가는 재미가 쏠쏠한 미스터리 소설이었습니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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