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자는 살아남는다 걷는사람 소설집 6
최은 지음 / 걷는사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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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자는 살아남는다]의 주인공 유리는 면접과정을 거쳐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직업을 얻게 되는데, 하나는 사무직, 다른 하나는 매춘이었습니다. 낮에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밤에는 매춘활동하는 것을 보면 주인공의 시점에서 직업이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등가교환과정인 듯 보였습니다. 즉 직업을 가지고 그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발휘해 나가는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자신의 재능을 팔아 돈을 받는 행위에 가깝게 인식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리에게 있어 매춘활동은 돈을 벌기 위한 직업으로 자신이 가진 일부를 팔아 그 대가로 돈을 받는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사실 이야기의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전개와 수위가 조금은 당황스러웠고, 과연 내가 유리라는 인물을 통해 사건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젊은 여자는 살아남는다]에서 유리의 심리가 섬세하게 다루어져 있어 금세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대답 없이 눈을 돌리는 옆얼굴, 본능적인 경계심이 등을 덮쳐 왔다. 나는 대학에서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의식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하지만 회사와 사회라는 건 동물원 울타리에 갓 넣어진 동물처럼 스스로 느끼게 만든다. 나정 선배는 오수미처럼 남의 시선을 의식해 꾸미는 외양과, 노골적으로 우위 점하려 하는 적대감을 상대에게 확연히 보임으로써 오히려 가볍게 보이는 타입이 아니다. 털털해 보이는 스타일, 이것이 적의인지 원래 스타일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하는 무심한 태도. 이게 고수다_[젊은 여자는 살아남는다]., 123page



나는 거래를 했을 뿐이다. 신화와 진화생물학이 오랫동안 정의해 온 남성성을 공략한 결과, 어느 정도 유의미하고 운도 따른 성공을 거둔. 자본주의 사회 하 모든 거래의 본질은 감정을 배제하며 상호 이득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거래는 비인간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외압이 전혀 없는 합의와 동의를 거친 거래는 깔끔하고 클린하다_[젊은 여자는 살아남는다]., 397page


그리고 전혀 다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인물을 탐구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어 나가니, 그녀가 왜 매춘활동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사람들을 어떠한 형태로 판단해 나가는지를 쫓으며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요구하는 생각과 태도를 과감하게 던져버리고 오직 자신만의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유리는 직업관뿐만 아니라 사랑에 대해서도 독특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까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를 소설을 통해 전지적 시점으로 바라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젊은 여자는 살아남는다]는 흑백 무지개 같은 주인공 유리를 통해 사회를 바라보고 평소 미쳐 생각지 못한 부분들까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뭐라 말해야 할지 조심스러운 인물이지만, 그녀가 내게 던진 수많은 질문들은 내가 사회를 바라보는 인식, 사람을 판단하는 포인트, 직업과 사랑에 대한 가치관 등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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