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에서 드라마 파는 여자 - 하이퍼리얼리즘 협상 에세이
송효지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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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하면 뭔가 이해타산적인 느낌이 강해서 마치 나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는 제로섬게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곤 하는 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진정한 협상은 자신이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상태를 달성하기 위해 상대방과 함께 의논하여 서로가 원하는 바를 최대치로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활동입니다. 따라서 '협상'을 잘 한다는 것은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말을 잘 경청함과 동시에 내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인지시켜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즘같이 경쟁이 치열한 사회일수록 오히려 타인과 화합하며 서로가 원하는 바를 달성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협상'이 잘 이루어지면 서로 행복해지며 서로가 서로를 진정한 동료로서 존경하게 되지만, 반대로 자신의 이익만을 내세우며 상대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식으로 일을 하게 되면 원한을 사게 되고 척을 지게 되기 때문에 올바른 협상의 기술을 터득해야 합니다. [방송국에서 드라마 파는 여자]은 현재 MBC 미디어전략본부에서 해외로 수출되는 드라마 및 예능 콘텐츠 그리고 국내 플랫폼들과의 협상을 약 10년째 담당하고 있는 협상 베테랑으로, 어떻게 해야 가장 이상적인 협상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핑퐁 놀이'에 있다. 상대방의 관심만 스펀지처럼 흡수하지 말고 자연스레 이쪽에서도 관심과 호감을 돌려주면서 상호 작용하는 것이 좋겠다. 협상은 일방적인 아케이드 게임이 아닌, 탁구와 같은 양방향 게임이기 때문이다._[방송국에서 드라마 파는 여자], 046 page

계약을 진행할 때 첫인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첫 번째 만남에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얼마나 긍정적이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저자는 첫인상을 좌우하는 요소로 자신감, 성실한 태도, 영향력, 신뢰성, 호의, 인간적 매력 있는데, 무엇보다 자신이 팔고자 하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협상에 있어 얼마나 협조적이고 성실한 태도로 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자신(또는 회사)이 업계에서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의 인간적인 매력을 잘 어필하며 상대방에게 자신을 좋은 파트너로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때 주의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무조건 자신을 부각시키는 것은 좋은 협상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협상은 굉장히 섬세한 작업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접근하는 전략을 달리해야 합니다. 만약 상대방에게 자신을 강하게 어필해야 하는 경우에는 업계의 위상, 규모, 실적, 인맥과 같은 자신과 회사의 영향력, 상대가 요청하는 자료를 성실하게 제공하고 질의나 요청에 대해서도 협조적인 태도로 응대하는 성실성, 친근하고 호의적인 태도와 자신의 상품에 대한 자신감을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공작새 전략', 반대로 상대방에서 먼저 연락을 하는 상황이라면 꽃처럼 은은한 향을 풍기며 기다리는 '플라워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또한 첫 번째 만남과 두 번째 만남 그리고 세 번째 만남에서 우리가 상대를 끌어당기는 정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합니다. 첫번째는 사무적인 공간에서 만난다면 두번째 만남은 친교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상대방을 끌어 당기는 협상전략을 펼쳐야 합니다.


협상을 할 때 100점짜리 태도란 바로 이것이다. 제품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이되, 상대방을 대할 때는 겸손한 태도를 지니는 것. 이 두 가지 덕목을 모두 갖춰야만 진정한 협상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감을 잘못 해석해서 상대방을 면전에 누르려고 한다거나, 겸손한 태도를 오해해서 팔고자 하는 제품에 대해 스스로 깎아내리는 일은 없길 바란다. 야누스의 얼굴처럼 자신감과 겸손함의 두 얼굴을 동시에 지니도록 하자._[방송국에서 드라마 파는 여자], 112 page




어려운 상대일수록 협상을 상대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조건 상대방에게 설득하거나 압력을 가해 자신의 요구를 수용하게 만드는 전략은 상대가 고수라면 역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반대로 상대를 동료나 후배 앞에서 인정해 주고, 칭찬함으로써 상대의 기를 살려준다면 상대는 한층 더 부드러운 태도를 취하게 되고 협상 내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협상할 때 주의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선'을 지키는 것입니다. 과도하게 경계하는 태도도 문제가 되지만 반대로 너무 친밀해져 경계가 흐려질 때에도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진정한 협상가라면 상대방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며 나아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협상에 있어서 '연령'과 '직급'에 따라 다르게 접근하는 것 또한 중요한데 연령이나 직급이 높은 사람인 경우, 솔직함과 연륜과 권위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며 부드럽게 협상에 임해야 하고, 반대로 연령과 직급이 낮은 경우에는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전략적인 협상을 펼쳐야 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협상은 타이밍이다.

타이밍에는 '기다림'의 시간도 포함된다.

기다림이란 소극적이거나 물러서는 행위가 아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_[방송국에서 드라마 파는 여자], 197 page


이외에도 [방송국에서 드라마 파는 여자]에는 상황에 따른 다양한 협상 전략들이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었습니다. 협상에 있어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은 무엇이고 어떤 것들을 주의해야 하는지 그리고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처하고 접근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달성하고자 하는 결과를 위해 노력하지만 협상의 결과가 좋지 않아 고민하는 분들이 읽어보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전략적인 협상 노하우가 듬뿍 담아져 있는 책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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