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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자에게 여자는 남자에게
공도성 지음 / 이야기연구원 / 2022년 4월
평점 :
[남자는 여자에게 여자는 남자에게]에서 발생하는 시작과 끝. 모든 사건의 중심에는 한 여자가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하정란. 그녀는 생계를 위해 '향기시대'라는 가게에서 화장품과 향수를 판매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자영업자입니다. 그녀는 과거 교통 사고로 의식불명에 반신불수가 된 사랑하는 연인 이영담과 원치 않은 이별을 해야만 했던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가정을 이루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범인은 왜 얼마 되지 않는 아까운 삶에서 살인범이 되기를 선택했을까? 다른 사람의 삶을 끝내야 할 만큼 자신의 그릇된 욕망에 어떤 가치를 느끼게 된 그 이기심의 시작은 어디일까? 왜 그의 마음은 살인으로 흐른 것일까? (중간 생략) 왜 누군가는 자신을 희생하면서 선한 행위를 선택하는데 왜 누군가는 악한 행위에 집착해서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과 생명까지도 피해를 입히는 것인가.
_[남자는 여자에게 여자는 남자에게], 055 page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동네에서 끔찍한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며 동네 사람들은 불안에 떨게 됩니다. 경찰들은 범인을 찾기 위해 주변 전과자들을 조사하기 시작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에 출소한지 얼마 안 된 전과자 서규목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사람들은 연쇄 살인 사건이 서규목과 관련이 있을거라 쑥덕거리고, 하정란은 혹여나 자신의 아들이 서규목의 타깃이 될까 노심초사하게 됩니다.
그녀의 가게에 향수를 구매하려는 하려 한 남자가 들어옵니다. 그의 이름은 이상범. 그는 가게 매출을 걱정하는 허정란에게 그녀의 가게를 홍보하기 위한 방법들을 적극적으로 제안합니다. 그들의 만남이 거듭될수록 이상범의 말에서 허정란은 과거 이영담이 자신에게 했던 말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늘 이영담에 대한 죄책감을 지닌 채 살아가는 허정란은 이상범과의 대화에서 편안함과 설렘을 느끼게 됩니다.
허정란의 아들 현기는 놀이터에서 놀다 서규목의 표적이 됩니다. 다행히 이를 발견한 허정란에 의해 서규목의 범행은 미수로 끝나게 되지만, 이후 신고로 출동한 경찰로부터 아파트에서 목이 매달려 죽은 채로 발견되게 됩니다. 사람들은 처참하게 죽어 있는 서규목을 보며 충격을 받지만 이내 안도하게 됩니다. 하지만 안도감도 잠시 서규목의 죽음에 진실이 밝혀지며 경찰들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자신은 왜 증오감을 선택했고 ***은 왜 증오감과 다른 저쪽 반대편에 있는 자의 감정을 선택했는지 무척 알고 싶었다. 극과 극의 만남. 반대편에 있는 자의 정의는 무엇이 다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중간 생략) 살인범은 자신만이 물을 수 있고 ***만이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던졌다는 오만과 그 대답에 따라 자신이 공허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날 수도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에 마음이 들뜨면서도 긴장되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_[남자는 여자에게 여자는 남자에게], 252 page
살인범은 세상에 관심이 없었다. 자신을 이해하는 것으로 오인하는 사물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물에 더 집착하였다. 자신의 관점을 기준으로 세상에 보는 것에 익숙했던 살인범은 ***이 자신처럼 공허를 피하기 위해서 살인을 하지만 수단에서는 자신보다 더 앞서있는 동류로 생각했다. 무지에서 태어나 누구보다도 더 공허를 두려워했던 살인범은 결국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무지 속에서 무존재가 되고 말았다.
_[남자는 여자에게 여자는 남자에게], 277 page
[남자는 여자에게 여자는 남자에게]는 삐뚤어진 이성관을 지닌 이들의 처참한 끝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아담과 하와를 통해 악을 설명함으로써 고독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범행을 저지르는 살인범의 심리와 살인범과 이상범 사이에서 벌어지는 심리전 그리고 이상범과 허정란 사이에서 벌어지는 긴장 상황과 이상범과 등을 굉장히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긴박하고 처절한 상항 전개가 읽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듭니다.
왜곡된 가치관을 가지고 끔찍한 살인을 반복해서 저지르면도 자신만의 유일성으로 확립하기 위한 거라 합리화하며, 좀 더 나음 삶을 살아갈 수도 있는 선택권마저 스스로 저버린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안타깝고 참담하게 느껴졌습니다. _인간은 각자가 유일한 존재이다. 고유한 모습과 기억과 감성을 가진 유일한 존재이다. 하지만 그러한 속성을 소유하려는 노력은 불필요한 것이었다. 더구나 불완전한 상태에 있는 인간이 자신의 불완전성을 유일한 존재로 용인 받으려고 노력하는 결과는 항상 참혹할 수밖에 없다. (중간 생략) 자신의 유일성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온전함을 향한 다른 필연을 찾아야만 했던 것이다. 인간이 악에서 태어나 악한 행동을 하는 것은 우연이기 때문에 필연은 선이여야 했다. 그 선은 악이 불의를 만나는 것처럼 악을 역행해서 의를 만나야만 한다. _[남자는 여자에게 여자는 남자에게], 428 page _ 종교와 철학이 진하게 묻어나는 소설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