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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즘의 오징어게임
빅토 비안코 지음, 김진욱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1년 11월
평점 :

넷플릭스에서 정점을 찍을 정도로 이슈가 되었던 '오징어 게임'. 특정 배우뿐만이 아닌 지금껏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배우들도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내비칠 수 있을 정도로 색깔이 굉장히 뚜렷한 넷플릭스 드라마였고, '오징어 게임'으로 인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구슬치기' 등 과거 어른들이 어릴 적 즐겼던 놀이들이 유행하였습니다. 또한 동그라미, 세모, 네모, 분홍색, 초록색과 같이 하나하나는 무의미해 보이는 요소들이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 덕분에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에서 이러한 요소들로 광고마케팅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을 완전히 사로잡은 '오징어 게임'에는 어떠한 심리가 반영되어 있을지, 그리고 [마키아벨리즘의 오징어게임]은 과연 어떠한 요소를 부각시키고 싶었을지 궁금한 마음에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니콜로 마키아벨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키워드가 '군주론'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마키아벨리하면 [마키아벨리즘의 오징어게임] 또한 생각날 정도로 굉장히 개성이 강한 책이었습니다.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이 서술되어 있어서 누군가에게는 너무 과격하게, 또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질 정도로 기존의 책이 주장한 이념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책이었습니다. '오징어 게임'에서 서로를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마음을 준 상대를 배신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합니다. 또는 자신에게 도움을 준 상대를 거침없이 배신하고, 배신을 당하며 인간의 어두운 부분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마키아벨리 또한 인간의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이고 어두운 내면을 언급하며, 군주가 취해야 하는 강력한 행동에 대해 강하게 표현합니다. [마키아벨리즘의 오징어게임]은 이 두 요소가 되어 다소 강력하고 어두울 수는 있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저자만의 뚜렷한 가치관이 담겨있었습니다.

빼앗기기보다는 빼앗는 쪽을, 왼쪽을 맞았다면 오른 빰을 때릴 준비를 해야 하며, 속기보다는 속이는 쪽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거짓말은 나쁜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것이고, 시치미를 떼는 것 또한 치졸함이 아닌 배짱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부모님의 사랑을 재해석하여 무조건적인 사랑이 아닌 이해타산적으로 따져보아야할 대상이라고 말하며, 부모님의 후광에 힘입어 그 명성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분노는 사람의 필수불가결한 감정적 요소이며 이 감정을 강하게 발산하여 성공의 발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이웃을 사랑하기보다는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보며, 상대방이 나에게 해를 입혔다면 반드시 이를 묵인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마키아벨리즘의 오징어게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것을 지키고, 그러기 위해서는 남보다는 나를 위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누구나 다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사상과 '오징어 게임'의 만남이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강한 표현들에 놀란감도 있었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생각해 보니 마키아벨리라면 어쩌면 현시대에 태어났다면 저자와 같이 말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자신의 가치관을 반영한 책을 서술한 저자가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포장지를 겉어내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나타낼 수 있는 저자의 용기와 강함이 때론 의아함을 때론 신선함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