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 - 나와 너를 이해하는 관계의 심리학
신고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나아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야말로 혼란스러운 사회일수록 꼭 필요한 능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심리학'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에서는 다소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심리학 이론을 보다 쉽고 재밌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머릿속이 시끄러워질 때면 종종 조성모의 '가시나무'의 가사 일부를 개사하여,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내가) 쉴 곳 없네"로 바꾸어 부르곤 했습니다. 요즘도 한 가지의 일에 여러 가지의 생각들이 들러붙어 각자의 주장을 펼칠 때가 많습니다. 머리를 싸매고 하나둘 생각을 겉어내다 보면 결국 끝과 끝에 있는 초자아와 원초아가 맞붙곤합니다. 이상을 추구하는 초자아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원초아가 어떠한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갈등하게 만들고 혼란을 줍니다. 이때 이 둘의 중간 단계인 '자아가' 등장하여 원초아와 초자아의 중재자 역할을 하게 됩니다. 자아를 통해 우리는 원초아와 초자아 사이의 균형을 맞추어갑니다. _자아가 건강하게 발달한 사람은 원초아의 욕구를 무조건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초자아의 자존심을 지키는 방법을 찾아냅니다. (034 page)_ ​​​​​​​얼핏 보면 원초아는 나쁜 성격이고, 초자아는 좋은 성격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을 읽으며, 두 자아 모두 다 결국 나의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고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동기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스스로 즐거움을 느끼며 무언가 하고자 하는 '내재적 동기'이고, 다른 하나는 외부로부터 자극받아 무언가 하고자 하는 '외재적 동기'입니다. 심리학 공부 자체가 좋아서 강의 전에 자발적으로 예습하며 항상 좋은 성적을 받았던 저자는 장학금과 외부의 인정이 계속되자, 점차 주변의 기대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이후 자발적으로 준비했던 예습 복습은커녕 즐거웠던 수업마저 꾸역꾸역 억지로 듣게 되고, 결국 시험을 망치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내재적 동기를 지닌 사람이 외재적 동기가 생길 때 오히려 독이될 수 있고, 반면 내재적 동기가 없는 사람에게는 칭찬과 같은 외재적 동기는 무언가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촉진제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_내재적 동기가 있는 상태에서 외재적 동기가 주어지는 순간에는 두 동기의 우선 순위가 뒤바뀌게 됩니다. 즐거움을 위해 하던 행동이 칭찬을 받기 위한 노력으로 바뀌어 버리죠. 결국 칭찬에 대한 욕망이 행위 자체의 즐거움을 빼앗아 버리는 꼴이 됩니다. 외재적 동기가 생겨버린 현재의 나는 내재적 동기가 있었던 과거의 나를 이길 수 없었습니다. (099 page)_ 저 또한 책을 읽는 걸 좋아한다는 것을 주변에 말하지 않습니다. 독서 자체의 즐거움이 남들에게 보여주기 식으로 인해 변질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자기계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또한 누군가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그 자체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가급적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게 됩니다.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을 읽으며 이것이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 이 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지금까지 나의 무의식이 외재적 동기가 내재적 동기를 변질되지 못하도록 경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주인공 고문영이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받은 강압적인 요구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른 이야기를 읽으며, 문뜩 나의 발을 묶고 있는 쇠사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 서류를 제출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걱정에 휩싸였습니다. 서류의 빈칸들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이 빈칸들을 안 쓰고 피해 갈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빈칸들은 채워나간다는 건 내가 지금까지 누구도 보지 못하게 꽁꽁 감싸놓았던 과거와 현재의 나의 괴리를 모두 노출해야 한다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 사실이 싫어서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시간이었습니다. 용기를 내야 할까 아니면 더 깊이 도망쳐야 할까 강의를 듣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어쩌면 그 비밀은 남들에게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사소한 문제일수도 모릅니다. 누군가에는 그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릅니다. _당신이 아직 어리고 작았을 때, 힘이 없었을 때 경험했던 좌절이 있을 겁니다. 실패했던 기억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의 당신은 그때 그 아이가 아닙니다. 몸도 마음도 훨씬 커지고 많이 자랐거든요. 예전엔 끊지 못했던 목줄을 이제는 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도전해보세요. 남들은 신경 쓰지 말고 당신의 '첫 성공'에 집중하세요. (167 page)_ 남들의 눈을 신경 쓰지 않고 스스로 목줄을 끊을 수 있는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 저에게도 올까요? 그랬을 때 저는 지금까지 왜 말을 하지 않고 속병을 앓았는지 후회를 할까요? 아니면 그 순간의 시도를 후회하게 될까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카페에서 공부하는 '카공'들이 많았습니다. 과연 그들은 왜 독서실이 아닌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지 궁금했는데,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을 읽으며, 그 이유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저마다 최적의 각성 수준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조용한 장소에서 또 누군가는 시끄러운 장소에서 집중을 잘하게 됩니다. 카공족들은 조용하고 숨 막히는 도서관보다는 커피향과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음악소리에서 최적의 각성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_사람마다 각성 수준은 다릅니다. 누군가에게 소음이라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적절한 자극이 될 수 있지요. 또 누군가에게 집중하기 좋은 상황이 누군가에게는 지루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요. (236 page)_ 저마다 다른 최적의 각성 상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장소를 찾고 그곳에서 공부 또는 일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즉 최적의 각성 상태를 이르는 그 순간을 찾고, 그것을 잘 활용한다면 능률을 올릴 수 있고, 보다 나은 성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인생 마지막에 웃는 놈이 승자 같제? 아니여, 자주 웃는 놈이 승자여." (356 page)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려 했던 책이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과거와 현재의 나를 여러 번 오가는 경험을 했고, 그 결과 묵직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때론 목에 걸린 가시처럼 따끔하기도 하고, 어느 부분에서는 과거의 나를 위로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며 책을 읽었습니다.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이라는 책의 제목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덕분에 나 자신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