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는 세상을 바꿨다 - 코로나 시대, 새로운 행복의 기준을 제시하다
최복현 지음 / 인문공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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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스의 아버지 우라노스는 오직 자신의 안일과 쾌락을 좇는 방임형 리더였다. 그의 아들 크로노스는 권력을 독점하는 폐쇄형 리더 그리고 크로노스의 아들 제우스는 권한과 책임 그리고 자율과 조정의 조화를 중심으로 하는 리더였다. 크로노스는 중세적 금기와 금욕을 추구했다면, 제우스는 책임이 따르는 자율을 바탕으로 한 인본주의적 정치체제를 지향했다. <제우스는 세상을 바꿨다>에서는 이러한 제우스의 모습을 통해 이 시대가 추구해야 할 리더의 자세에 대해서 논하고 있었다.


제우스는 자율을 통한 능력을 발휘하도록 새로운 장을 연다. 아버지의 통제, 달리 말하면 제도권의 통제 밖에서 성장하며 열린 사고를 가진 덕분이다. 세 리더의 전형, 이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라노스처럼 무능한 리더, 크로노스처럼 권력만 휘두르며 변화를 두려워하는 편협한 리더, 제우스처럼 미래 지향적인 참신한 리더가 있다. (중간 생략) 제우스의 신화가 상징적으로 보여준 균형과 조화를 이룬, 열린 사고로 창의적인 질서를 향한 정체는 그리스를 민주주의의 시발지로 만들어 준다. _052 page


우라노스가 쫓겨나기 전까지만 해도 여성을 중심으로 한 사회였다. 그러나 농경의 신 크로노스가 수렵과 유목민 시대의 상징인 우라노스를 쫓아내면서 여성 중심 사회에서 남성 중심의 사회로 바뀌며 살아가는 방식과 관습도 크게 변화하기 시작한다. 크로노스는 자신도 우라노스와 같은 모욕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아버지를 배신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여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괴로워하며, 그들을 어떻게 지배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 끝에 자식이 생겨나는 족족 모두 삼켜버린다. 즉 모두를 자기 안에 가두려는 폐쇄형 리더의 모습을 취하게 된다. 이러한 크로노스의 행동을 혐오하던 레아는 시어머니 가이아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그 결과 아들 제우스는 남편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에서 자라게 된다. 그 덕분에 제우스는 다른 형제들과 달리 아버지 크로노스의 영향 밖에서 자라면서 관습이나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줄 아는 유연하고 균형 잡힌 열린 사고를 가진 모습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렇게 성장한 제우스는 마침내 크로노스를 제압하게 되며 새로운 리더로 우뚝 서게 된다. 정권을 쟁취한 후에는 분배의 과정에서 다른 형제들에게 선택권을 양보한다. 하데스는 지하 자원, 포세이돈은 물의 지휘권과 같이 물적 자원을 얻는데, 제우스의 경우는 지적자원인 하늘의 지위권을 획득하게 된다. 즉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전제정치를 지향한 크로노스와는 달리 제우스는 다수 신과 지배권을 나누고 각자에게 책임을 지우는 민주정체를 실시하게 된다.



제우스가 택한 첫 번째 리더십은 지혜였다. 그는 사려와 분별을 아는 지혜의 여신 메티스를 첫 번째로 선택함으로써 지혜를 바탕으로 어떤 문제나 낙관이 닥쳐도 슬기롭게 넘어갈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선택한 정의의 여신 테미스는 시간의 순서이자 공간의 순서 그리고 시간과 공간에 속한 존재들의 질서인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을 의미했다. 제우스의 세 번째 선택은 우아함의 여신 에우리노메였다. 리더의 이미지는 권위와 연결되기 때문에 리더는 무엇보다 품격을 갖춰야 하고 이미지를 관리함으로써 자신이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고려하고, 설령 겉과 속이 다르지라도 품격을 유지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거짓 이미지는 위선으로 낙인찍힐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자신을 성찰하면서 진정한 품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우스의 네 번째 선택은 농경시대에 생존을 책임지는 여신 데메테르였다. 리더에게 있어 구성원의 생존과 식량 문제는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제우스의 다섯 번째 선택은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였다. 기억은 시행착오를 줄여 줄 수 있고, 기억을 바탕으로 시작하는가 하면, 기억을 통해 정확한 전달 또는 그릇된 관계를 되짚어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제우스의 여섯 번째 선택은 신과 인간 중간의 님프 마이아였다. 마이아가 낳은 헤르메스는 인간과 신 사이를 오가면서 제우스의 전령 역할하며 소통을 담당했다. 소통은 단순히 말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서로 교감하는 것으로 제우스는 신들은 물론이고 인간과의 소통 또한 중시했다. 그가 마이아를 선택한 것 또한 소통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우스의 일곱 번째 선택은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를 낳아준 여신 레토였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는 과하게 이성을 중요시하는 신으로, 지나친 감성과 방탕 그리고 자유를 중요시하는 디오니소스와 대립할 수밖에 없다는 걸 예상한 제우스는 이를 대비하기 위해 메티스를 통해 중용의 신 아테나를 낳았다고 한다. 이는 제우스의 예리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제우스의 여덟 번째 선택은 권력의 여신 헤라였다. 서두르지 않고 마지막에 권력을 취한 것이었다. 헤라 이후부터는 인간으로 영역으로 그 범위를 넓혀갔고 한다.



<제우스는 세상을 바꿨다>는 제우스의 리더의 자세뿐만 아니라 제우스의 계보 그리고 여자관계는 물론이고 그리스의 민주주의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어서 생각의 폭과 상식을 넓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리더로서의 제우스뿐 아니라 그의 모순적인 모습까지 여러 관점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저자와 생각을 교류하며 읽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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