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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사유
이상민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속상한 마음에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으면 한순간은 개운하지만 이내 내 말이 변질되고 왜곡되어 상처로 돌아오곤 했다. 작가 역시 그랬던 거 같다. 누군가에게 털어놓았던 이야기가 부메랑처럼 다시 돌아와 상처 입자 그때부터는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대신 일기장에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청춘사유>는 사회생활을 하며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기록했던 작가의 일기장을 바탕으로 나온 책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이야기 속에 그의 감정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읽고 있으면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고, 위로가 되는 그런 책이었다.
샤워를 하고, 거울을 바라보는데 내 얼굴이 이상했다. 눈가에 순수함이 번지기보다 독기가 보이고 눈이 반쯤 감겨 있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돈이 나를 쫓지 않고, 내가 돈을 쫓고 있는 모습이다.
-047page
문뜩 내 얼굴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궁금해지고 겁이 났다. 내 눈엔 순수함이 남아있을까. 아니면 독기로 가득할까. '당신은 돈을 좇고 있는가. 돈에 쫓기고 있는가?'라는 작가의 질문에 한참 고민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좇고 있을까.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아등바등 하는 걸까. 열심히 살아가느라 목적과 수단이 바뀌지는 않았을까. 나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사소한 것 하나도 쉽사리 마음을 놓지 못하지만, 걱정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안다. 그럼에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을 걱정하고, 그 걱정에 파묻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조차 놓쳐 버릴 때가 많다
-048page
'시간이 부족하면 쉬었다 내일 가도 되고, 잘못된 방향으로 접어들었다면 다시 시작하면 그만이다'라는 작가의 말은 나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해줬다. 시원한 바람 같았다. 나 또한 걱정하고 후회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을 추스르고 긍정적인 마음의 자세로 남은 인생을 성실하게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또한 이 책의 원고료 일부를 힘들어하는 이웃에게 기부하기로 했다는 작가를 보며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그 누군가를 위로해 주고 치유해 주고 싶다는 작가의 선한 영향력이 나에게도 전해졌다. 나 또한 <청춘사유>에서 배운 '나눔'의 삶을 실천하며 나와 타인이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어졌다.
세상이 말하는 정답이란 굴레를 벗어나서 역행하고 싶었다. 내 머릿속을 맴도는 '정답'의 출처를 생각해 보니 이것은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욕심이었다. 자유로운 공상의 세계를 동경하며 정서, 감정, 개성 등을 중요시하는 예술 사조를 따르는 사람. 그런 낭만주의자가 되고 싶었다
-104page
<청춘사유>는 '상처', '나눔', '희망', '행복' 순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있었다. 마치 서로 상처에 대해 공유하고 나눔을 통해 힐링하고, 희망을 보며 행복으로 결말을 짓는 것 같았다. 성실하게 삶을 살았던 작가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좋아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이 부러웠고 존경스러웠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하고자 하는 일을 끝까지 해나가는 성실함!이 정말 좋았다.
남들이 정해 놓은 틀 안에서의 만족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범위에서 만족할 줄 아는 태도가 중요하다.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은 단순히 경제활동을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며 교학상장할 수 있는 곳이어야만 한다.
-129page
휴대하기도 좋고 이야기도 무겁거나 길지도 않아서 들고 다니면서 틈나는 대로 읽을 수 있었다. 한 이야기가 마무리 될 때마다 모퉁이에 질문이 있어서 생각나는 것들을 적으면서 읽었다. 마치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듯이.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를 회상해보기도 하고 때론 미래를 예상해보기도 했다. 나는 어떻게 했더라? 대단하다. 나도 이랬던 적이 있었지. 작가의 추억 속에서 나의 과거를 떠올리는 일이 즐겁기도 하고 때론 씁쓸하기도 했다. 나에게도 슬프고 기뻤던 많은 순간들이 있었는데 왜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았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귀 기울였지만 나의 이야기는 시간과 함께 흘려버린 거 같아서 아쉬웠다. <청춘사유>를 읽고 나는 일기장을 샀다. 매일 삼십분씩 글을 적었던 작가처럼 나 또한 매일 나의 이야기를 꾸준히 써나가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