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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기담집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은희 옮김 / 책들의정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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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미스터리, 추리, 호러 소설 중에서도 꽤나 하드한 편에 속하는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읽고 나면 머리가 멍...해요...(p) 나도 이상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단편은 조금 덜 무섭지 않나?! 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이 책을 읽고 그런 생각을 접었습니다. 간결하고 담백하게 잔인하고 섬뜩한 묘사를 해놓으니 더 무섭더라구요. 이게 아무것도 아니라는건가? 이게 평범하다는건가? 이런 생각이 들면서요. 이 책에 점점 빠져들다 멈칫했다면 다행이지 않을까 싶어요...그렇지 않다면 책으로 트라우마가 생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썰고, 녹이고, 묻고 이런 잔인한 표현들이 많이 나오니...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이 책을 읽으며 묘한 기시감도 함께 느꼈습니다. 여태까지 읽었던 수많은 일본 호러, 추미스 작품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구요. 특히 제가 사실 재밌게 읽고도 이걸 올려도 되나 싶어서 못 올린 작품들이 많이 생각났습니다.🤣 오츠이치의 <GOTH>, <일곱 번째 방>, 구시키 리우 <사형에 이르는 병>, <TIGER>, 혼다 데쓰야 <세뇌살인>, 나카야마 시치리의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그리고 기시 유스케나 미쓰다 신조의 작품들도요!! 생각나는 작품들의 라인업만큼이나 꽤나 고어하고 무섭습니다. 역시 일본 추리, 공포 문학의 조상님...나열된 작품들을 재밌게 읽으셨다면 이 책도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기억에 남았던 점은 굉장히 다양한 서술 방식을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편지, 독백, 이야기 등 1인칭 주인공, 관찰자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특히나 많은데요. 덕분에(?) 정상인 주인공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 현장 속에서 독자는 방관자를 넘어 공범이 된 것 같아 숨막히는 섬뜩함과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 사건의 범인인 주인공과 덩그러니 한 공간에 남겨진 듯해서 위협까지도 느끼게 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제가 또 쌍둥이인지라 <쌍생아>, 연쇄살인마의 변명 가득한 독백이 쏟아지는 <붉은 방>, 또 다른 미치광이 연쇄 살인마가 자신의 범죄를 무용담처럼 늘어놓는 <백일몽>, 가장 괴기스럽고 이상하다 느꼈던 <춤추는 난쟁이>, 사람이 어떻게 해야 애벌레가 될까..경악을 금치못했던 <애벌레>를 꼽겠습니다.

호러, 스릴러, 추미, 미스터리 장르를 넘나드는 에도가와 란포의 단편집! 올 여름 진짜 찐으로 기괴하고 이상하게 무서운 작품 한 번 도전해보겠다 하실 때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고 남기는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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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밤
임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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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사랑했다면 이별 후에 무엇이든 남아 있기 마련이니까."
임선우 작가님의 작품에서는 감정을 상상치도 못한 모습으로 눈에 보이는 어떠한 형태 혹은 물질로 만나 슬며시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다. <초록은 어디에나>의 돌멩이 <0000>의 구슬. 그리고 이번 <지상의 밤>에서는 빵, 스프, 손가락, 해파리 등 다양한 형태로 마음이 표현된다. 사람의 뇌가 우주랑 비슷하다고 하던데, 그 큰 우주를 가득 채울만큼의 어마어마한 감정이 손 안에 들어오고 눈으로 볼 수 있는 무언가가 되었을 때, 굉장한 안도와 애정을 느끼게 된다. 책을 읽다 보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감정과 그것을 느낀다는 사실과 자체가 더 이상 버겁지 않게 된다. 그렇게 임선우 작가님은 건조하고 외로운 세상 속에서 독자들을 구하곤 한다. 나는 오늘도 건져졌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주제 자체가 음식이 아니라 사랑과 회복인데도 반드시 단편마다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는 점이다. 그걸 발견하는 맛이 사르르 달콤하다. 어떤 단편이 가장 좋았나 생각해봤는데, 그냥 다..!! 아쉬운 단편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계속 다음 단편은 또 어떤 상상력을 녹여놓으셨을까, 어떤 이야기로 마음을 건져 올리실까 궁금했다. 흩어져 있던 단편들이 모인 작품이라 다시 읽는 작품도 꽤 있었는데도 더 좋았다. 여름에 읽기 정말 좋을 것 같다. 바닷가에서, 혹은 비오는 날!!

☆완전추천☆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고 남기는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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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와 연
청예 지음 / 래빗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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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가. 단언컨대 여기까지."
죽음과 환생, 증오와 사랑의 원형을 꿰뚫는 오컬트 미스터리

청예 작가님 펜으로 칼춤 추십니다. 왐마야...어떻게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싶은 문장들이 천륜과 업보로 이어진 이 복수를 더 섬뜩하고 아름답게 까지 느껴지게 만들어요. 특히 두 번째 생의 나를 철저히 타자화하는 지칭표현들에는 나의 목숨과 남은 생을 바칠 만큼의 거대한 악의가 온전히 깃들어 있는 듯했습니다.

인생 2회차, 목적은 오직 복수와 파멸 뿐인 그녀를 막을 수 있는 건 신뿐인 것 같은데, 신도 그녀 편인 것 같네요.
그녀가 악을 품고 있다면, 인간이 아니길 욕망한다면,
죄를 짓길 망설이지 않는다면, 추락하길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언제나.

이 책을 읽으며 저주 고독(蠱毒)이 생각났어요. 뱀, 두꺼비, 지네, 전갈, 독충들을 하나의 항아리에 가두고 서로를 죽이고 잡아먹게 하다 결국 마지막 살아남은 것을 악귀로 만드는 저주요. 돌고 도는 업보와 윤회의 굴레에서 피와 살로 시작되어 불타오르는 축제는 과연 끝을 맺을 수 있을까요, 그려볼 수 있는 최악의 미래만 선명합니다.

"무엇을 선택하며 혹은 책임지며 살겠어요?" - 작가님 인터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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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만큼 성실하게 - 교유서가 소설
이소호 지음 / 교유서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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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이소호 작가님의 살풀이, 한풀이, 돈풀이 장편소설.
눅진한 돈, 처절한 글, 씁쓸한 삶의 맛. 극사실주의 초현실 블랙코미디
『이자만큼 성실하게』

"버뮤다 삼각지대는 대서양에만 있는 게 아니다. 내 통장에도 있다."

감가상각. 나와 가방과 시간의 삼각꼴이 만나 심연으로 떨어지는'빚지기'와 '빚치기'의 '사이'. 그 아찔한 세계. 21세기 인간실격.

소설이 맞는 것인가. 이것은 극사실주의 초현실 디스토피아 세계에 사는 예술가의 에세이가 아닐까. 이리저리 방향을 틀고 질주하고 유턴하고 역행하며 폭풍처럼 달리는 이야기에 멀미가 난다. 저기 어디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멈추지 않는 롤러코스터에 타있는 것 같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냥 살아야하는 것이다. 이자만큼! 성실하게! 오늘 숨쉬느라 쓴 돈만큼! 열심히! 절대 웃을 수는 없으나 너무 재밌었다.🤣

옥분과 만섭의 손녀, 미경과 진호의 딸, 은주의 언니인 수진은 시인이면서 강사고 소설가이기도 하며, 채무자이자 할부매니아인 예술가다. 그녀가 수치심과 절박함을 원동력으로 악에 받쳐 쏟아내는 이야기가 드럽게 재밌다. 징그럽게 좋다. 책을 읽는 내내 씁쓸한 웃음이 감돈다. 무엇보다 문장들이 진짜 최고다. 책이 면발 뽑듯 쭉쭉 쓰여졌다면, 나는 그걸 씹지도 않고 넘긴다. 씹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입에 넣는 즉시 마음 속으로, 머릿 속으로 직행한다. 감탄사는 하나다! 와...(뒤에 점이 포인트...)🫠

그러다 문득 이 시뻘건 책이 공포소설보다도 섬뜩하고 어둡고 축축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며 인간실격 요조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요조나 수진같은 인물을 보면 사실 왜 저럴까 싶기도 하고 등짝 스매싱을 날리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것은 자기연민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본인이 처한 상황, 본인이 자각한 사실 그 자체. 그래서 비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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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인 - 성해나 기담집
성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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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 서평단이 되어 세 편의 이야기를 출간 전 읽어보았는데요. '기담'이라는 새로운 장르까지 넓어지는 작가님의 작품 세계를 보며 감탄이 나옵니다. 너무 재밌고요. 남은 여섯 편의 이야기가 기다려집니다!! 온라인 서점 들어가서 계속 인비인 검색했어요!!
드디어 나왔네요🫶

책은 어제- 오늘 - 내일 세 가지 구성을 가지는데, 과거 - 현재 - 미래를 상징하는 듯합니다. '어제'의 단편 「인비인(人非人)」은 일제강점기 생체실험에 대한 기록을 담았고, '오늘'의 「윤회 (당한) 자들」에는 윤회를 믿고 행하는 사이비 종교의 이야기, '내일'의 「아미고」에는 스턴트 휴머노이드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기담집'이라는 소개답게 전체적으로 섬짓하고 기이한 분위기를 가집니다. 특히 단편의 처음과 끝 부분에 이야기를 형상화한 요상한 그림들이 등장하는데, 분명히 기괴하거든요..?! 근데 어떻게 보면 몽환적이기도 했습니다. 최면에 걸린걸까요...그 그림들이 너무 좋더라구요.

책의 제목이 인비인(人非人)은 '가장 인간이 아닐 수 있는 것은 인간이다',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는 무엇인가' 이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성을 과거-현재-미래로 나눈 것은 '인간성'에 대한 질문이 아주 오래전부터 계속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뜻 같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도 질문합니다. 인간 내면에 자리한 잔악함, 파괴성, 본능적인 욕망이 어떻게 인간이 죄를 짓게 만드는지, 어떻게 세상을 파괴하고 있는지 볼 수 있었습니다. 모든 비극의 씨앗도 인간, 가장 무서운 것도 인간입니다.
저도..인간이기에 경각심을 가지고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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