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록 - 루소
J.루소 지음 / 집문당 / 1991년 1월
평점 :
품절


1. 이것이야말로 내 소원의 모든 것,

자그마한 땅, 집 앞엔 화원과 맑은 샘물,

그리고 또 하나 작은 숲

여기에 나는,

"신들은 내 소원을 잘도 이루셨도다."

라고 덧붙일 수는 없다. 그러나 이것은 아무래도 좋다. 나에게는 이 이상은 필요 없다. 그리고 내 소유가 아니어도 좋았다. 그것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충분했다. (173면)

2. 나는 이제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였을 때, 비로소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일단 포기하였던 일에 대하여 새로운 가치를 인정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고귀한 정신문제에 기울이게 되었다. 평소에 소홀하게 여겼던 종교문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176, 177면)

3. 사실은 저자 자신들도 대체로 자기 저서에 나오는 모든 지식을 다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는 다른 책의 내용을 인용한다는 것을 미처 모르고 있었다. (181면)

4. 사실 나는 이 때 이미 학문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했던 것이다. (182면)

5. 왜냐하면 참다운 행복이란 많은 사실을 모으는 데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계속되는 일정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182면)

6. 나는 분명히 연구에 대한 능력은 타고나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웬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이 방법의 덕분이었다. 그것은 즉, 한 저자의 책을 읽을 때는 전적으로 그의 사상을 지지하여, 여기에 나 또는 다른 저자의 사상을 섞거나, 또는 논쟁을 벌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법칙이었다. ... 나는 오로지 다른 사람의 사상을 연구하였을 뿐 아니라 나의 고찰이나 추론을 달지 않고 2년간을 끌고 갔다. 그랬더니 다른 사람의 힘을 빌지 않고도 나 스스로가 고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지식을 얻었다고 생각되었다. (184면)

7. 이 때는 대개 역사나 지리 책을 선택하였다. 이 두 학과는 그다지 정신적인 긴장을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내 기억력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186면)

8. 그 돈을 엄마 손에 넘겨주는 순간의 기쁨 그것은, 내가 그 돈을 받을때의 기쁨보다도 천 갑절이나 더하였다. (189면)

9. 의사나 철학자들은 신학자와는 정반대로 그들이 설명할 수 있는 것 이외에는 진리로 인정하지 않고, 그들의 판단을 가능의 척도로 삼고 있다. (202면)

10. 나는 쾌락보다는 의무를 존중할 줄 안다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마음에 만족을 느꼈다. 이것이 내가 연구에서 터득한 최초의 참다운 선물이었다. 내게 반성과 비교하는 것을 가르쳐 준 것이었다. (204면)

11. 정든 서재는 나의 유일한 안식처였다. ... 나는 문단에 진출하여 이름을 날리고 또다시 행복을 이룩할 생각을 해 보았지만, 내게는 이만한 교양과 소질이 없다고 생각되었다. ... 그렇다고 음악 자체를 아주 단념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음악의 이론을 깊이 연구하여 음악에 대한 전문학자가 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218면)

12. 이리하여 1742년 8월 22일, 나는 미리 작성해 두었던 논문을 아카데미에서 낭독하는 영광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 내 논문이 그들의 갈채를 받고 모두들 찬사를 보내 주는 바람에, 나는 한편 기쁜 마음을 억제할 수 없으면서도, 너무 뜻밖이라 정신이 얼떨떨하였다. ... 이분들과 토론하는 동안에, 내가 의외로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학자들이란 다른 사람보다 편견이 적기도 하지만, 한편 그들은 자기의 편을 몹시 고집한다는 점이었다. (227면)

13. 몽테규 씨는 베니스 공화국의 환심을 사려는 듯, 내가 항의하는데도 굳이 모든 공문서에 하나하나 베니스 공화국은 중립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증언을 나에게 하도록 했다. 이 가련한 인간이 그것을 원했으므로 나는 할 수 없이 그의 대변자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234면)

14. 이듬해 1750년, 현상 논문 건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그것이 디종에서 당선되었음을 알았다. 이 통지는 나에게 이 논문의 모든 사상을 재인식하게 하고, 그 사상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었다. 그리고 아버지와 고국과 플루탁이 나의 유년 시대에 품게 한 용기와 도의의 싹을 나의 마음 속에 싹트게 하였다. (258면)

15. 나는 내 손으로 어린아이들을 양육시킬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을 고아원에 위탁하여, 부랑배나 사기꾼으로 만들기보다는 노동자나 농민이 되도록 하는 편이 공민으로서의 또는 어버이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 그리하여 세째 번 아이도 그러한 이유로 해서 두 아이와 마찬가지로 고아원으로 보냈다. 그 뒤에 생긴 두 아이도 역시 그렇게 했다. 이리하여 나는 전부 다섯 아이를 가졌던 것이다. (259면)

16. 돈을 벌려고 드는 붓끝테서는 힘차고 위대한 작품이 나올 리가 없다. 필요와 욕망은 훌륭하기보다 빨리 되는 것을 강요하는 것이다. 성공에 대한 갈망은 나로 하여금 음모에는 빠지지 않더라도 대중에게 영합하는 저속한 작품을 쓰게 할 것이다. 만일 그렇게 했다고 하면, 탁월한 작가가 될 수 있는 나는 끼껏해야 3류 작가밖에 안 됐을 것이니, 이것은 안 될 말이다. 살기 위해 고상한 사색을 한다 함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위대한 진리를 말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가지려면 먼저 성공을 도외시하여야 한다. 나는 오로지 인류의 행복을 위해 말했다는 확신 만을 가지고 저술에 임했던 것이다. 만일 이러한 나의 저서가 호평을 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나의 저서를 통해 어떤 이익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의 손실일 뿐이다. (272면)

17. 나는 모든 것이 근본에 있어서는 모두 정치와 관련성이 있는 것임을 간파하였다. 그리고 국민은 그 국가의 정체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최선의 정체는 어떤 것이냐? 이 문제를 요약하면 "가장 도덕적이고, 경험이 많고 총명한 국민, 즉 최선의 국민을 양성하는 데 가장 적합한 정체는 어떤 것이냐?"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다시 말하면 결국 "어떤 정부가 법률과 가장 긴밀한 관계를 지속할 것이냐?"하는 문제와 비슷한 것이다. 이 저술을 시작한 것은 5, 6년 전부터였지만 아직도 별 진전이 없었다. 이런 성질의 저술에는 명상과 한가한 시간적 여유와 정신적인 안정이 필요했다. (273, 274면)

18. 이런 모든 계획은 산책할 때에 좋은 명상의 주제가 되었다. 앞서도 말했지만 나는 산책할 때만 사색할 수 있으므로 걸음을 멈추면 사색의 두뇌작용도 정지한다. 두뇌는 발과 더불어서만 작용하는 것이다. (275면)

19. 참회록은 일종의 자서전으로 제1부와 제2부로 나뉘어 있으며, 제1부는 분망한 청춘의 방랑생활을 그려 나갔고, 제2부는 박해와 추방의 수난사를 침통하게 묘사하고 있다. (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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