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 감동 휴먼 다큐 '울지마 톤즈' 주인공 이태석 신부의 아프리카 이야기, 증보판
이태석 지음 / 생활성서사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1. 여기 수단은 한국에선 볼 수 없는 정말 아름다운 것 두 가지가 있는데, 그중의 하나는 너무도 많아 금방 쏟아져 버릴 것 같은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이고 다른 하나는 손만 대면 톡 하고 터질 것 같은 투명하고 순수한 이곳 아이들의 눈망울이다. (5면)

 

2. 병원 공사를 시작할 즈음에 마을을 둘러보니, 환자들을 돌보는 것도 시급한 일이었지만 학교가 없어 하루 종일 빈둥거리며 거리를 헤매는 젊은이들을 위한 교육 사업도 시급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면)

 

3. 그리고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음악은 전쟁과 가난으로 생긴 아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료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면)

 

4. 미사 내내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왔다. "예수님, 감사합니다! 전쟁의 상처와 아픔이 있는 곳, 처절한 가난이 있는 곳, 세상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소외받는 이곳, 이 누추한 곳까지 찾아오셨네요! 감사합니다." 미사 중에 감사의 기도가 저절로 끓어 넘쳐흘렀다. (17면)

 

5. 수십 번 성탄절을 맞이했지만 내 생애에서 가장 의미있는 성탄절은 이역만리 떨어진 이곳 아프리카에서 맞은 성탄절이었다. (22면)

 

6. 여자 아이들을 아름답게 꾸미고 치장하며 될 수 있는 한 잘 먹이고 잘 입히는 것은 받을 '소'의 수를 늘리기 위한 것, 즉 값이 더 많이 나가도록 상품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 결코 여자를 한 인간으로서, 남자보다 더 귀중한 존재로 여기기 때문은 아니다. 서글픈 일이지만 이것이 수단의 현실이다. 더욱 서글픈 것은 결혼 때 팔려 온 여인네들은 죽도록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줄줄이 아이들을 낳고 소처럼 일해야 한다. 말 그대로 '소 값'을 해야 하는 것이다. (26면)

 

7. 예수님께서 이 시대에 수단에서 태어나셨다면 어떤 기적들을 일으키셨을까,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해 본다. 하지만 이것은 부질없는 생각이라는 것을 안다. 예수님이 이 시대에 이곳에서 태어나지는 않으셨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사람들을 사랑하시어 이곳에 함께 계시며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을 함께 바라보고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31면)

 

8. 장기간의 전쟁으로 건물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도 상처받고 부서져 있었다. 음악을 통해 아이들 마음에 기쁨과 희망의 씨앗을 심을 수 있을 것 같아 악기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34면)

 

9. 어릴 적 처음 악기를 대할 때 콩닥거리던 가슴이 이 아이들을 보면서 다시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진흙에서 진주를 찾은 느낌이었고,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을 보면서 '주님, 감사합니다. 당신께서 먼저 이곳에 오셔서 이곳 아이들에게 작은 씨앗들을 미리 뿌려 놓으셨군요. 당신이 뿌린 작은 씨앗들이 싹을 잘 틔울 수 있게 물과 거름을 잘 챙겨 주겠습니다.' 하는 기도가 나도 모르게 나왔다. (35면)

 

10. 합주 연습후 나흘째 되는 날 첫 합주곡을 다 같이 연주해 냈다. 그날의 그 감격을 어떻게 글로 표현할 수 있으랴! 그날은 이곳 톤즈에서 수십년간 울려 퍼지던 총성 대신 클라리넷과 플루트 그리고 트럼펫의 아름다운 음악 소리가 처음으로 울려 펴진 의미깊은 날이었다. 연주가 끝난 후 "총과 칼들을 녹여 그것으로 클라리넷과 트럼펫을 만들면 좋겠다.'라고 표현하는 아이들의 눈망울 속에서 음악을 통해 활동하시는 주님의 흔적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38면)

 

11. 몇몇 아이들 눈에는 진주 같은 이슬이 맺혀 있었다.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감사, 그리고 충만함이 나를 전율케 했다. 천상낙원의 음악이 바로 이런 것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39면)

 

12. 한국에서의 나의 과거와 수단에서의 선교사로서의 현재가 시공을 초월하여 하나됨을 느낄 수가 있었고, 그것은 마치 하느님에 의해 짜여진 하나의 '짜깁기'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지금껏 계속 곁에서 지켜봐 주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보잘것없는 미천한 나에 대한 하느님의 엄청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41면)

 

13. 주님의 거대한 사랑의 물결이 '음악'이라는 내 삶의 작은 틈을 통해 흘러 들어와 이젠 내 삶 전체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내 삶이 독립된 나 혼자의 삶이 아니라 이곳 사람들의 삶의 일부이기도 하며 이곳 사람들의 삶도 내 삶의 일부라는 것을, 그리고 시공을 초월한 각기 다른 삶들의 조화로운 섞임이 십자가 위에서 바라보고 계시는 예수님의 마지막 유언이었다는 것을 아프리카의 한 작은 마을에서 '천사의 양식'이라는 성가를 들으며 깨달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41, 42면)

 

14. 25년간 이어졌던 남(본토 흑인)과 북(이슬람교의 아랍인)의 전쟁이 다행히 2005년 1월에 종식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되었다. 2백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남 수단 사람들에게는 꿈에도 그리워하던 '평화'였기에 축제는 밤낮없이 몇 주간이나 이어졌다. (44면)

 

15. 하지만 따지고 보면 진정한 장애물은 우리 자신이 아닌가 생각된다. (50면)

 

16. 현대 사회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가 물질주의라는 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병 자체가 아니라 개인이나 사회가 그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데에 있다. (66, 67면)

 

17. 페스트처럼 무시무시했던 콜레라의 원인은 더러운 물이었다. ... 이런 일을 치르며 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깊게 느낄 수 있었다. (67면)

 

18. 집에 남아 있는 아이들의 입에 풀칠이라도 해보려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이 나병에 걸렸기를 바랄 수 밖에 없었던 어머니 ... '원수 같은 가난이 사람을 이렇게도 비참하게 만드는구나'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72면)

 

19. 그러나 아무에게도 도움을 줄 수 없고 오직 다른 이들의 도움으로만 살아가는 그들이지만, 그들과 지내면서 그들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중 하나는 조그마한 것에도 감사를 느끼고 그것을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이다. (74면)

 

20. 가진 것은 적지만 그것을 서로 나누고자 하는 마음, 자그마한 것으로 만족하고 감사하는 마음, 무엇보다도 산상 설교에 나오는 텅 비어진 '가난한 마음'이 이들이 누리는 행복의 비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82면)

 

21. 하지만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특히 피부색은 다르지만 아프리카 형제 자매들의 삶의 고통을 아쉬워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를 해 주며 작은 것이나마 그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좋은 사람들, 행복의 원천이 무엇인지 아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거꾸로 달렸던 것들이 조금씩 제자리로 돌아옴을 느끼기 시작한다. (85면)

 

22. 부족한 것들 때문에 이곳에서의 생활이 불편한 점도 있긴 하지만 부족한 것들 덕분에 얻은 평범한 깨달음도 많다. 무엇보다도 작은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덤으로 얻게 되어 기쁘다. (85면)

 

23. 원래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마주하는 모든 것 하나하나가 하느님이 주신 구체적인 선물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86, 87면)

 

24. 매일 바치는 '보다 많이 가지게 해 달라'는 기도 대신 가끔은 '보다 적게 가지게 해 달라'는 기도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성스러운 영적 전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87면)

 

25. 이들이 말없이 변화되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리스도인의 언어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96면)

 

26. 그 성모 상의 모습을 보면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성모님이 그 무언가 때문에 계속 고통스러워하신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가 있었다. (108면)

 

27. 이제는 성모님을 빼놓고는 수단을 이야기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곳의 어려움과 이곳 사람들의 가난과 고통이 성모님께서 이곳을 더더욱 사랑하시고 도와주시는 이유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111면)

 

28. 하지만 가시들 때문에 생긴 발바닥의 굳은 살 덕에 미래의 험난한 정글을 그들과 함께 쉽게 헤쳐 나갈 수 있기에 가시처럼 많은 어려움 또한 감사할 수 있게 된다. (125, 126면)

 

29. 먹질 못해 뼈만 앙상히 남은 사람들, 손가락 발가락 없이 지팡이를 짚고 돌아다니는 나환자들, 삐쩍 마른 엄마 젖을 빨다 결국 지쳐 울어 대는 아기들 ... 이러한 현실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조차 모른 채 너무 쉽게만 살아왔던 것에 대한 죄책감마저 들었다. 무엇보다도 마음을 더 아프게 한 것은 다닐 학교가 없어 하루 종일 나무 밑에 앉아 그냥 시간을 때우던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128면)

 

30. 30분만 더요! (131면)

 

31. 기브 미 어 펜! (137면)

 

32. 예수님께서 지금 북 수단에 계신다면 어떻게 하셨을까? 그들을 개종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뻔히 알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그들과 함께 아파하고 그들을 안아 주며 위로해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196면)

 

33. 그 순간의 일치와 일치된 시간 안에서 느껴지는 행복한 전율도 내 능력도 그들의 능력도 아닌 바로 성령의 힘에 의한 것이었다는 것을 나는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2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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