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근대사회에서의 법
로베르토 웅거 / 삼영사 / 1994년 2월
평점 :
품절
1, 결국 후세대들은 딜레마에 봉착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것은 위대한 인물들이 남겨놓은 유산의 보호자로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자율성을 확보할 것인가 하는 딜레마이다. 그러나 이들은 능력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마지 못해 자신들의 야망을 제한하고 기술적인 능숙함으로써 작은 영역을 탐구하게 된다. (9면)
2. 사회이론은 사회에 대한 탐구이며, 그 특징들은 몽테스키외와 그의 동시대인들 그리고 계승자들의 저서들 속에서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마르크스, 뒤르깽, 베버의 저서들 속에서 정점을 이루었다. 우선 사회이론은 고대인들이나 스코라학자들의 정치사상과 대립함으로써 그 정체성을 확립하였다. 특히 그것을 이전의 전통과 구별시켜 주는 두 가지 특성이 있다. 하나는 그 자체의 목적이나 방법에 대한 관념과 관련되며, 다른 하나는 인간의 본성과 역사의 관계에 대한 견해와 관련된다. (11면)
3. 고대인들의 정치철학은 기술적인(descriptive) 동시에 규범적(prescriptive)이었다. 이것은 정치철학이 어떻게 사회가 조직되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었다거나 개인과 사회에 대한 정치철학의 관점을 실제로 활용하려고 하였다는 사실 이상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그러한 두 가지 사실은 근대사회이론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전통이론이 사용하였던 방법이 사실과 가치, 기술과 평가를, 비록 완전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구분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12면)
4. 근대인들이 보기에 고대인들은 존재로서의 인간보다는 당위로서의 인간에 대한 견해를 근거로 환상적이고도 불필요한 학습체계를 만든 것처럼 보인다. 고대인들은 인간본성의 악마적 심연을 설명하는데 실패했다는 이유로 천박하다는 비난을 받았으며, 근대인들은 성급하게 악(evil)의 전문가가 되었다. (14면)
5. 논리적 관계와 인과적 관계가 다른 점은 후자가 연속성에 지속성을 첨가하는 반면, 전자는 연속성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연속성과 지속성의 결합은 시간이다. 인과적 설명은 항상 시간 내에 있는 사건들의 관계를 설명한다. 논리적 분석이 다루는 것은 시간 바깥의 개념들의 관계를 다룬다. (19면)
6. 설명의 문제를 다루는데 합리주의와 가장 정반대의 입장에 있는 사고의 전통은 역사주의란 명칭하에서 진행된다. 합리주의가 계몽주의의 산물인 반면, 역사주의는 낭만주의 운동과 제휴된 역사지리지에 의해 대변된다. 역사주의는 논리적 추상성보다는 인과관계를 지배적인 사유체계로 받아들인다. 이들의 프로그램은 무엇이 실제로 발생했으며 왜 그러한가를 발견하는 것이며, 설명 뿐만 아니라 기술을 위한 과정이다. (21, 22면)
7. 변증법, 이상형 또는 구조에 의해 결합되는 요소들은 총체성을 구성한다. 구성요소들은 a가 b에 앞서고 b가 c에 앞선다는 직선적 배열로 정립되지 않는다. 이러한 설명방식은 동시적이고 순환적인 상호연계성을 강조한다. (27면)
8. 하나는 인과적-결정론적 세계이며, 다른 하나는 구조적-비결정론적 세계이다. (29면)
9. 고전사회이론에서 사회질서의 문제에 대한 논의의 출발은 두 사상적 전통의 대립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두 전통 중 하나는 도구주의 혹은 사적 이해의 원리라고 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정당성 혹은 합의의 원리라고 하는 것이다. (35면)
10. 이 원리에 따르면 인간들은 자기이해(self-interest)에 의해 지배받으며 개인적으로 선택한 목표들을 성취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들에 대한 판단에 따라서 행동한다. 그 선택의 궁극적인 근거가 한 개인의 의지인 한, 자기이해의 관념은 타인들의 복지에 대한 이타적 관심을 포용할 정도로 확대되기도 한다. (36면)
11. 공유된 신념은 사람들을 서로 이해하게 하며 그들이 서로에게 무엇을 기대해야만 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러므로 인간행위의 기본적인 체계는 개인적으로 규정된 목적을 효과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수단의 선택이기보다는 공유된 이해와 가치들의 내재화이다. (42면)
12. 그러나 왜 우리들은 사회질서의 속성으로 조화가 갈등보다 더 본질적이라고 전제해야 하는가? 그리고 만일 합의가 갈등에 의해서 파괴되고 변형되는 조건들을 판단할 수 없다면, 공유된 신념과 이념의 관념에 호소해서 무엇을 얻겠는가? 이러한 문제들을 설명할 수 없다면, 정당성의 원리는 단지 하나의 미스테리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데 불과하다. (44면)
13. 합의이론에서 규범이 어떻게 인식되는가를 살펴보면, 그 이론의 타당성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개인들을 결속시켜주는 합의가 단단하고 그들의 행위를 결정하는 힘이 클수록, 규범의 역할은 훨씬 적어진다. 규범이 할 수 있는 일은 집단이 공유한 가치들의 구체성이나 일관성이 떨어질 때 적합한 행위기준들을 명확히 하는 것이며, 이러한 가치들의 범위와 강도가 불충분할 때 그 집행을 보장하는 것이다. (44면)
14. 그 관계에 대한 고전사회이론가들의 태도는 17세기 중반 이래로 이미 정치철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전통에 대립해 온 사고의 맥락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사회계약원리였다. 홉스로부터 루소 그리고 칸트에 이르는 사회계약이론가들은 가치에 대한 객관적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시념을 포기하였다. 자연적 질서와 도덕적 질서가 연장선상에 있다는 전통적인 견해는 포기되었으며, 도덕의 세계를 자연의 세계로 환원하거나 두 영역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는 사고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사회계약이론가들은 계속해서 초역사적인 인간본성의 전제에 의존하였다. (51면)
15. 방법, 사회질서, 근대성의 문제들을 완벽하게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들은 궁극적으로 인간본성에 대한 관점을 필요로 한다. (54면)
16. 인간본성관이 사회이론의 프로그램을 고양시키는데 필수적이라는 생각은 혼란스러운 것이다. 결국 사회이론은 역사 위에 존재하는 단일한 인간본성이라는 관념을 거부하는 바로 그 행위에 의해서 자체의 정체성을 확립하였다. (55면)
17. 유사성의 두 가지 주요 형태는 기능적 분화와 친화이다. 사회생활의 상이한 영역들과 특별한 관계를 갖고 있는 현상들이 마치 퍼즐의 조각들처럼 보다 포괄적으로 현실을 이해하는 견해와 결합할 때, 기능적인 분화가 있다. 맥락 속에서 그리고 아주 상세하게 관찰되는 사회적 사실들이 신념과 행위에 유사한 의미들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명될 때, 친화가 존재한다. 흔히 친화와 분화는 동시적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법체계의 원리들은 일련의 기능적으로 분화된 개념들로서 출발한다. 그러나 개념체계의 각 구성인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다른 구성원들의 정책들을 반영할 수 있도록 발전한다. (29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