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지음, 강수정 옮김 / 김영사 / 200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불가촉천민은 카르마(업, 운명)의 논리에 세뇌되어 살아왔다. 미천한 일을 하는 것은 모두 전생의 악업 때문이라고 믿는 것이다. (8면)

 

2. 오늘날 인도 인구는 세계 인구의 16퍼센트를 차지한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여섯 사람 중 한 명이 인도인인 셈이다. 그 인구의 16퍼센트, 곧 인도인 여섯 사람 중 한 명인 1억 6500만명이 불가촉천민이라고 불렸던 달리트(억압받는 사람들)들이다. (9면)

 

3. 힌두교에서는 신이 카스트 제도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기원전 1000년경에 만들어진 힌두경전 '리그베다'는 인간의 계급이 어떻게 탄생되는지 언급하였다. 그에 따르면, 태초에 우주의 본질을 상징하는 거대한 신 푸루샤가 자신을 희생하여 인류를 창조했는데, 푸루샤의 입은 사제인 브라만이 되었고 팔은 군인계층 크샤트리아가 되었다. 허벅지에서는 상인 계급 바이샤가, 두 발에서는 노예인 수드라 계층이 탄생하였다. 이 네 계급은 색깔이라는 의미를 가지 바르나 제도, 곧 사성제라고 불린다. 그리고 사성제에 들지 못하여 '아웃카스트'로 불리는 불가촉천민이 있었다. 그들은 수드라보다 더 낮은 최하층민이었다. (9, 10면)

 

4. 베다를 들으면 귀에 납물을 부을 것이요,

베다를 암송하면 그 혀를 자를 것이며,

베다를 기억하면 몸뚱이를 둘로 가를 것이다. (10면)

 

5. 인도에는 스승에게 감사의 선물을 바치는 전통이 있었다. 에칼라비야는 그 전통에 따라 스승인 드로나차리야에게 자신을 노예로 바칠 생각이었다. 그러나 스승은 소년의 몸이 아닌 오른손의 엄지를 원했다. 그러나 스승은 소년의 몸이 아닌 오른손의 엄지를 원했다. 활솜씨는 오른손의 엄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잘 알면서도 예칼라비야는 신과 같은 스승의 뜻을 따르려고 피가 뚝뚝 떨어지는 엄지손가락을 스승의 발밑에 바쳤다. (11면)

 

6. 이 일화가 알려주는 진의는 고귀한 태생이라고 사회와 제도가 인정한 상층 카스트들의 무서운 권력 독점욕이다. 높은 신분의 그들은 불가촉천민이 신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것이다. 사회제도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불가촉천민들은 그런 차별에 저항할 수 없었다. 자신의 능력을 희생할 수 밖에 없던 에칼라비야의 희생과 순종은 미화되었다. 말없이 체제에 동조한 그의 행동은 신화가 되어 사회제도로 거세된 아웃카스트의 복종을 이끌어 내는 수단이 되었다. (12면)

 

7. 1950년 1월 26일, 공화국을 선포하는 인도 헌법은 불가촉천민의 폐지를 선언하였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신분과 종교를 근거로 차별받지 않는다고 명문화하였다. ... 그렇다고 카스트의 차별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13면)

 

8. 지금도 인도인들은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눈 상대의 이름만으로 그 사람의 카스트를 단박에 알 수 있다. 인도인은 국내에 있건 국외에 있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카스트를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는다. 세월이 흐르면서 카스트 제도는 정교하게 바뀌었으나 그 독성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13면)

 

9. 불가촉천민은 카르마(업, 운명)의 논리에 세뇌되어 살아왔다. 미천한 일을 하는 것은 모두 전생의 악업 때문이라고 믿는 것이다. 천하게 태어나 한평생 변소청소부로 살아가는 그들은 '전생에 내가 저지른 잘못의 대가를 치르고 있는 걸 거야'라고 생각하고 내세에서 좀 더 나은 삶을 살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현재에 주어진 미천한 일에 최선을 다한다. 그것이 그들의 이승에서의 다르마(의무)였다. 다르마란 한 개인이 가족, 친족, 카스트 구성원으로서 가지는 의무와 책임이다. 즉, 청소부의 다르마는 더 나은 내세를 기대하며 변소청소를 잘 하는 것이다. (14면)

 

10. 카스트 제도에 대한 반대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기원전 5세기경의 석가모니였다. 카스트 제도에 의문을 품은 그는 카스트 제도를 부정하였다. (15면)

 

11. 삶의 존엄성을 성취할 길은 오로지 교육뿐이었다. (27면)

 

12. 다무는 평생토록 주어지는 환경에 지배되길 거부했으며,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려고 노력했다. 자식들을 끝까지 교육시켰고 성취감을 불어넣었다. (28면)

 

13. "마하르를 개돼지만도 못하게 취급하는 게 뭔 놈의 전통이야? 그런 비인간적인 전통은 개나 물어 가라고 해. 나는 그런 전통 따위는 지키지 않겠어. 나는 존엄성을 지닌 인간이야. ..." (40면)

 

14. "의무를 저버리면 어떻게 되는지 어디 보자. 이제껏 육십 평생을 살았지만 마하르 사람 중에 자기가 맡은 예스카를 의무를 거부하거나 대충 하다가 만 사람의 얘기는 듣도 보도 못했어. 내가 살아 있는 한 그런 일은 없을 거야." (41면)

 

15. "우리 민중의 존엄성을 되찾겠다고 바바사헤브운동에 동참하는 사람이 어떻게 이런 비인간적인 전통을 따를 수 있겠어?" (46, 47면)

 

16. 우리는 자존심을 가져야 해. 존엄성을 지녀야 한다고. (48면)

 

17. 이건 몇 달간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건 그의 정체성, 우리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였다. (49면)

 

18. "여러분의 권리를 빵 부스러기 한 줌에 판다는 건 더할 수 없는 수치입니다. 우리가 자조의 정신을 배우고 자존심을 되찾고 자각해야만 우리의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53면)

 

19. 바바사헤브는 '마누법전'을 비난했다. 1500년 전에 쓰여졌다는 이 경전은 대대로 힌두교도들의 율법과 일상생활을 지배해 왔다. 이른바 상층 카스트 힌두교도들이 떠받드는 이 책에 달리트들은 치를 떨었는데, 베다를 듣거나 읽는 불가촉천민의 귀에 납물을 부어야 한다고 적어 놓은 바로 그 책이기 때문이다. 바바사헤브는 '마누법전'이 상층 카스트 힌두교도에게는 권리장전일지 몰라도 불가촉천민에게는 노예장부라고 생각했다. ... 그날 저녁 장작더미 위에 '마누법전'을 얹고 화형식을 거행할 때 불가촉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56면)

 

20.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도의 계급사회 안에는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스스로를 미운 오리새끼라고 생각하고 생을 낭비하는 수백만의 백조가 있다. (72, 73면)

 

21. "운명은 우리가 만드는 거야 . 우리 손에 달린 거라고." (82면)

 

22. "내 운명은 바바사헤브의 가르침을 따르고, 우리 공동체의 존엄성을 찾기 위해 싸우는 거야." (83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