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침묵 - 이윤기 산문집
이윤기 지음 / 민음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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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앙은 홀로 오는 법이 없고 복은 다시 구할 수 없는 것이니. (동심보감) (30면)

 

2. 옛사람들은 어찌 이리 눈이 밝은가? 유전우전, 밭을 갖게 되는 순간 근심은 끝이 없게 된다는 뜻이리. (32면)

 

3. 죽음은 죽는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잊히는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이렇듯 잊히지 않고 있으니, 그 떠난 자리가 참 아름답다. (38면)

 

4. 그때 읽은 좋은 책의 좋은 말 몇 마디가 나에게는 감옥이 되었다. (62면)

 

5. 내가 즐겨 치는 역설의 말장난에 따르면 이것이 바로 명저의 해독이다. 명제에 걸려 있는 고압의 전하가 미처 아물지 못한 독자의 정신에 과부하로 걸리는 경우를 나는 이렇게 부른다. (63면)

 

6. 자주 나 자신에게 묻는다. 더 알아야 하는가? 우겨 넣는 짓 이제 그만하고 가만히 되새김질해 볼 때가 된 것 같은데, 아닌가? (68면)

 

7. 그렇다. 나도 나의 흑해를 건너자! (79면)

 

8. ... 그 다음 해인 2000년에는 아주 한국으로 돌아와 그리스와 로마 책을 썼다. 반응이 좋았다. ... 터키의 흐린 주점에서, 나의 흑해를 건너야 한다고 결심하지 않았으면 나는 어찌되었을꼬! 나의 신화 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81면)

 

9. ... 그런데 청년 시절이 되면서 '의미 부여'는 모든 슬픔의 씨앗이 아닐까, 싶어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는 의미를 부여하는 버릇을 버렸다. (88면)

 

10.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리스인 조르바) (89면)

 

11. '희망의 등대에 오르려면 실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소년은 '실천의 계단'을 '희망의 등대'에 오르는 한 과정이라고 파악하고 있었음에 분명하다. 이제 60대 중반으로 접어든 그 소년,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그는 더 이상 '실천의 계단'을 '희망의 등대'에 오르는 한 과정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실천의 계단과 희망의 등대를 동일시한다. 희망의 등대는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지, 실천의 계단 저 위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믿는다. 행복에 대해서도 그는 똑같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 (126면)

 

12. '의미 부여'는 들척지근한 비극의 씨앗이라고 믿게 된 순간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지금', '여기'가 소중하다. ... 계단을 오르는 순간순간이 나에게는 소중할 뿐이다. (126면)

 

13. '스님, 대도에 이르려면 어찌 해야 합니까?" ...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하거라." (128면)

 

14. 나만 짠했을까? 우리 부부, 아들, 두 처제, 이렇게 무려 다섯 사람이 썰물처럼 빠져나왔는데, 내 딸은 짠하지 않았을까? (138면)

 

15. 음악가 베토벤에게 귀가 들리지 않는 상태는 치명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서 귀가 잘 들리지 않지만 별 지장은 없다. 읽고 쓰는 행위가 듣는 것과 별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당분간 이 침묵의 세계에서 사는 일, 그리 나쁘지도 않다는 것이 나의 생각, 좀 쓸쓸하기는 하지만. (150면)

 

16. 사람은 남으로부터 무시당하거나 능멸당한 경험이 없으면 남을 무시하거나 능멸하지 않는다는 게 내 생각이다. (154면)

 

17. 10여 년 전에 꿈이 이루어졌다. 살림집 뒤에 서재라는 것을 붙여 지은 것이다. 이름도 지었다. '과인재'가 서재 이름이다. '세상을 스쳐 지나가는 자의 집'이라는 뜻이다. (156면)

 

18. ... 이 일 있고부터 나는 서재를 '서재'라고 부르지 않는다. '공부방'이라고 부른다. '서재'라는 이름이 나에게 너무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157면)

 

19. "(그냥) 사랑하라, 희망 없이." (162면)

 

20. 지난 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장미의 이름 마지막 문장) (176면)

 

21. 아버지의 향기는 책과 글 속에 남아 있다. .. 게다가 10년 후에도 서점의 진열대에서 아버지의 책을 볼 수 있다면 그 또한 근사한 일일 것이다. 정말이지, 아버지는 '너무' 멋있었다. (이다희) (17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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