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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지방자치, 그리고 민주주의 - 한국 풀뿌리민주주의의 현실과 전망, 민주주의 총서 04
하승수 지음 / 후마니타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지
1. 민주화 이후에도 민주주의 담론에서는 지역은 부차적인 존재였다. 그것은 1995년 지방자치 선거가 완전히 부활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정치에서도 지방정치local politics는 중앙정치에 종속된 변수로 여겨졌다. (7면)
2. 전국에 있는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 230개의 기초지방자치단체는 각각 나름대로의 역사적 배경과 특성을 가지고 있다. (9면)
3. 무엇보다 1991년의 지방의회 의원선거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미룬 상태에서 치른 불완전한 선거이긴 했지만,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초로 제도화된 지방정치의 공간을 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컸기에 누가 제도 정치에 진출했는지는 더욱 중요했다. (20면)
4. 역설적이게도 1987년 민주화운동의 결과로 도입된 지방자치제도가 기존의 정권 아래에서 동원되던 각종 단체 출신들이 제도권으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22면)
5. 지방자치를 풀뿌리민주주의라고 부르지만, 다른 한편으로 지방자치는 ‘풀뿌리보수주의의 아성’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43면)
6. 한편 풀뿌리보수주의가 가능한 것은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가 낮기 때문이다. 이해관계가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많은 유권자의 무관심과 비참여가 필요하다. (44면)
7.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여성 지방의원 당선자 비율이 13.7%로 2002년의 3.2%에서 3배 이상 증가했지만 이는 주로 기초의원 비례대표제 도입에 따른 것이다. ... 유럽에서 여성 지방의원의 비율은 프랑스가 47%, 스웨덴이 45%, 노르웨이가 43%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차이다. (47면)
8. 우선 지방자치단체장은 인사권(공무원 임용, 승진 등), 제정권(예산편성권)을 거의 독점하여 행사할 수 있다. 특히 공무원 인사권에 대한 권력은 엄청난 것이다. ... 그래서 지방 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중에 따라 업무를 처리할 수 밖에 없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줄서기를 할 수 밖에 없다. (55면)
9. 또한 지방자치단체장은 예산편성권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 오히려 지방자치단체장은 예산을 매개로 지방의원들을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 지방자치단체장이 행사할 수 있는 각종 인, 허가권이나 도시계획 관련 권한도 거의 통제받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은 인사권과 예산편성권 등의 각종 권한을 매개로 지역사회에서 ‘제왕적’ 권력을 휘두를 수 있게 된다. (56면)
10. 우선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사권을 전혀 견제하지 못한다. 제도적으로 지방의회가 인사에 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56, 57면)
11. 한편 지방의회는 예산 및 결산에 대한 승인권을 가지고 있지만, 역량 부족(자질 부족, 보좌 인력 부족 등)과 제도적 한계(심의시간 부족, 증액 편성 불가 등) 때문에 실제로는 일부 예산에 대해서 액수를 줄이거나 조정하는 역할만 할 뿐이다. (57면)
12. ... 그런데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동시선거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소속 정당과 지방의회의 다수 정당은 대부분 일치한다. 그러다 보니 지방의회의 견제 기능은 더욱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57면)
13. ... 현재 한국의 기초지방자치단체만 하더라도 인구 규모가 다른 외국에 비해 크다는 점, 광역-기초를 단일화하면 오히려 중앙의 통제권이 더욱 강해져 중앙집권 강화를 초래하리라는 점 등이 비판의 논거가 되었다. (69면)
14. 한편, 중앙정부는 제주특별자치도를 추진하면서, 제주도에서 시범으로 행정 계층 개편을 시도했다. 제주도에서는 이 문제를 주민투표에 붙였고, 많은 진통 끝에 기초지방자치단체로서의 시, 군이 폐지되었다. 그러나 기존의 제주시와 북제주군을 통합하여 제주시라는 행정시를 만들고, 기존의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을 통합하여 서귀포시라는 행정시를 만듦으로써 실제로는 행정 계층 구조가 완전히 통합되지 않은 기묘한 절충을 낳았다. 제주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에도 기초지방자치단체 폐지가 잘못된 것이라는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 오히려 제주특별자치도가 기초지방자치단체를 폐지한 것에 대해서는 주민의 정치적 권리(기초 지방선거 선거권 및 피선거권) 박탈, 광역지방자치단체로 과도한 권한 집중, 제주 안에서 기초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경쟁 실종, 애매한 위상의 행정시 존립에 따른 비효율성과 혼선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69, 70면)
15. 지방자치가 부활할 당시에 광역지방자치단체를 시, 도로 하고 기초자치단체를 시, 군, 자치구로 하였다. 5.16 군사 쿠데타 이전에 기초지방자치를 시, 읍, 면 단위에서 실시했던 것에 비하면, 지역 면적과 인구 면에서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광대한 기초 단위였다. (71면)
16. 실제로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기초자치단체인 시, 군을 폐지한 이후에 주민자치위원회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조례에 따라 다른 지역보다는 주민자치위원회의 기능과 위상이 강화되기도 했다. 특히 지역 개발, 주민 이해 조정, 복지 관련 사항, 환경, 예산, 교통 등 광범위한 사항에 대해 심의 기능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주민자치위원회가 읍, 면, 동장에게 심의 사항 이행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73면)
17. 피터슨은 도시 정부는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는 개발 정책에는 적극적이나 재분배 정책에는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도시한계론을 주장한다. 피터슨에 따르면, 중앙정부와는 달리 자본과 노동의 흐름을 통제할 수 없는 지방정부는 고용 증대, 세수 확대, 정부 서비스 향상을 위해 경제 성장에 최고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방정부는 개발 정책 추구에는 열성이지만, 재분배 정책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83면)
18. ... 또한 토착 경제인이 지역 언론을 장악하고 있어서, 지역의 정치, 행정 엘리트, 지역 경제인, 지역 언론이 하나의 거대한 “지역 정-경-언 지배연합”을 형성한다고 본다. (86, 87면)
19. ... 이 연구 결과를 따르면 한국의 지역에는 공식 정부에 대항하거나 연합할 수 있는 조직화된 사적 이익이 거의 없어, 현재로서는 사적 교환 관계에 입각한 후견주의가 지방정치를 가장 잘 기술할 수 있는 이론이다. (89면)
20. ... 그래서 임도빈 교수(충남대학교 행정학)는 이러한 지식인(전문가)들과 지방자치단체장-지방 언론 사이의 암묵적인 연합으로 정책 결정이 이뤄지는 것은 ‘신 철의 삼각관계’라고 부르기도 한다. 즉 단체장이 소수 지식인(전문가)를 이용하여 정책을 연구하고, 이를 발표하는 발표회나 공청회를 청중을 동원해 성대하게 치르면, 지역 언론이 이를 대서특필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과정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이 추진하는 정책을 합리화하는 경우들을 흔히 볼 수 있다. (101면)
21. ... 또한 중앙 정치는 지역 토호와 “후원-충성” 관계로 유착되어 있다고 본다. 즉 지역의 지배연합을 긍정하는 입장에서는 지배연합이 중앙정치와 “후원-충성” 관계를 맺고 “지배연합은 각종 네트워크를 동원해서 중앙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구실을 하고, 그 대가로 중앙정당은 각종 이권을 제공하거나 특혜를 주어 후원-충성 관계를 맺고 있다.”라는 것이다. (114면)
22. 시민사회에서는 주민소환, 주민소송, 주민투표제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주민투표제도(2004년 7월), 주민소송제도(2006년 1월), 주민소환제도(2007년 5월)가 잇따라 도입, 시행되었다. (124면)
23. 중요한 것은 지역발전의 문제를 ‘계속 거주할 지역 주민(정주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198면)
24. 이슈, 성과 중심의 시민운동은 운동의 의제를 이슈 중심으로 설정한다. 예를 들어서 “...법제정운동” 또는 “...제도도입운동” 등의 형태로 운동의 의제를 설정한다. 이렇게 운동의 의제를 설정하고, 그 법, 제도가 도입되면 운동의 동력도 소멸하게 된다. 풀뿌리운동은 운동의 의제를 이슈 중심이 아니라 삶의 문제를 중심으로 설정한다. 예를 들어 ‘모든 아동들이 행복하게 성장하고 그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것“을 운동의 의제로 설정한다. 그리고 그러한 삶의 문제(운동의 문제)가 풀릴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다양한 실천과 노력을 이어 나간다. 특정한 이슈의 해소 여부에 운동이 좌우되지 않는다. (219면)
25. 한국에서는 ‘시민운동=시민단체’로 등치시키는 인식이 펴져 있다. 즉 시민운동의 주체로서 개인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한국 시민운동의 독특한 점이다. (2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