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 개정판
김대중 지음 / 김영사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1. 그러나 나는 돈벌이에 그다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도 전혀 즐겁지가 않았던 것입니다. 나는 나의 길을 알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되든지 정치가가 되어야 했습니다. (17면)

 

2. 그러나 나의 정치 인생은 처음부터 순탄하지가 않았습니다.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데만 10년이란 세월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10년에 걸쳐서 네 번 실패한 끝에 다섯 번째에야 제대로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국회의사당에 들어가 보기도 전에 5. 16으로 좌절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나의 기나긴 정치 여정의 시작이었습니다. (17면)

 

3. 인생의 소중한 교훈을 얻은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버리면 얻는다'는 진리 말입니다. (35면)

 

4. 나는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백지를 내놓고 가운데에 줄을 긋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내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왼쪽에는 나에게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되는 가능성을 적습니다. ... 이렇게 나에게 남아 있는 가능성들을 하나하나 적다 보니 열 개나 되었습니다. 그러자 나는 갑자기 의욕이 솟아났습니다. (36, 37면)

 

5. 운명은 그를 다음 단계로 올라가라고 도전장을 던집니다. 그 단계에 이르면 다른 도전이 와서 또 다른 다음 단계로 올라가게 합니다. 그렇게 죽는 순간까지 인간은 도전을 받고 살아갑니다. 그 도전에 효과적으로 응전한 사람의 인생은 성공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낙오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37면)

 

6. 운명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응전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사랑하기 때문에 참고 견디며 새로운 노력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에는 끝이 없습니다. (39면)

 

7. 나는 유람을 떠난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하러 갔습니다. 실제로 나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며 연구실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40면)

 

8. 독일처럼 조급해서는 안 되고, 독일처럼 흡수 통합을 지향해서도 안 된다는 것, 이것이 내가 독일로부터 얻은 가장 큰 가훈이자 지혜입니다. 이떻게든 통일만 이룬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어떻게 통일하는가가 중요합니다. (47면)

 

9. 두렵지만,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서는 것입니다. 이것이 참된 용기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아무리 약해도 강합니다. (69면)

 

10. 삶의 방식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무엇이 되느냐'에 의미를 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사느냐'를 중시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무엇'이 되기 위해서 '어떻게'를 무시합니다. 이 사람들은 '무엇'이 되기만 하면 '어떻게'는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72면)

 

11. 그런가 하면 무엇이 되는가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목표를 두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무엇'이 되느냐에도 관심이 있지만, 그것은 '어떻게' 사느냐를 통해서 이루어질 때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72면)

 

12. 에리히 포름 식으로 말하면, '소유냐, 존재냐'이고, 내 식으로 말하면 '무엇이냐, 어떻게냐'입니다. (74면)

 

13. 그 선택의 기로에서 방향을 지시해 준 것은 '무엇이 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확고하고 선명한 인생관이었습니다. 나에게는 무엇보다도 '행동하는 양심'으로 사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때만 '어떻게'라는 참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76, 77면)

 

14. 나는, 바르게 사는 것이 곧 성공하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서 바르게 사는 것이 성공하는 길이 아니라 바르게 사는 것 자체가 바로 성공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그 결과로 무엇을 얻었는가, 무엇을 이루었는가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겼을 수도 있고, 졌을 수도 있습니다. (82면)

 

15. 큰 목적을 가진 사람일수록 정정당당해야 합니다. 멀리 내다보아야 하고, 눈앞의 이익에 연연해서도 안 됩니다. 그래서는 졸장부 신세를 면하기가 어렵습니다. (85면)

 

16. 나는 감옥에 가기 전에는 철학에 대해 별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감옥에 있으면서 수많은 철학서적을 읽고, 사색하고, 또 읽게 되었습니다. 플라톤, 아우구스티누스, 칸트, 니체, 야스퍼스, 사르트르, 키에르케고르, 러셀 등을 읽어서 그 분야에 다소나마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 또 거기서 정독하게 된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방향타를 제시해 주었습니다. 석학들의 명저들을 읽으면서 몇 번이고 "여기에 안 들어왔던들 이런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죽을 뻔했구나"하면서 무릎을 치며 감옥에 온 것을 감사했습니다. (89, 90면)

 

17. 그리고 바깥에서 접하지 못했던 세계 문학의 고전을 탐독할 수도 있었습니다. 특히 푸시킨, 레르몬도프,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루르게네프 등 러시아 문학과 헤밍웨이의 소설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으며 느꼈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 있습니다. (90면)

 

18. 그리고 공자, 맹자 등 동양의 고전과 우리 나라의 실학 사상도 감옥에서 비로소 그 맛과 깊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의 영어 실력이 지금 정도 된 것도 순전히 감옥을 갔다 온 덕택입니다. (90면)

 

19. 사실 오늘의 김대중의 지적, 인격적 성숙에는 그 상당 부분이 감옥 생활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곳이야말로 나의 대학이었습니다. 출옥 후에도 일이 바빠 책을 볼 시간이 없을 때에는 정말이지 다시 감옥에 들어가고 싶다는 충동이 일기도 했습니다. (91면)

 

20. 완전한 흑이나 절대적인 백을 고집하는 사람은 진리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됩니다. (92면)

 

21. 우리 말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입니다. 또한 동양에서는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결국 우리의 대응 여하에 따라 행과 불행이 결정된다는 뜻입니다. (92면)

 

22. 정독을 하되, 자기 나름의 판단을 하는 사색이 꼭 필요합니다. (99면)

 

23. 흥미가 한 분야로 집중되면 그것을 관심이라고 합니다. 관심을 체계화시킨 것이 연구입니다. (99면)

 

24. 사실 나는 성격상, 누구를 오래 미워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은혜는 결코 잊지 않습니다. (107면)

 

25. 다시 말하지만 용서하는 것은 인간의 권리가 아니라 의무입니다. 그러므로 용서가 큰 미덕이라기보다는 용서하지 않는 것이 큰 잘못입니다. 사실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진정한 용서가 아닙니다.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것이 참용서요, 인간 승리의 극치입니다. 용서하는 삶, 그 삶은 바로 용서받는 삶이요, 마음의 평화를 누리는 삶입니다. (116면)

 

26. 민주주의를 하면, 국민들의 비판과 요구가 상부에 전달됩니다. 그리고 그 비판이 정당하게 수용되지 못하고, 요구가 실현되지 않으면 국민은 선거를 통해서 정권을 바꾸어 버립니다. 요새 흔히 말하는 정치의 피드백 작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독재하에서는 의사가 위에서 밑으로 내려올 뿐 밑에서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정권을 바꿀 길도 없습니다. (119면)

 

27. 다시 말합니다. 20세기의 역사는 사회주의에 대한 자본주의의 승리가 아니라, 독재에 대한 민주주의의 승리의 역사입니다. ... 당시의 총장인 로그노프 박사는 "이러한 생각은 처음 들어봤다. 우리의 눈을 새롭게 뜨게 한다. ..."고 말하며, ... (120면)

 

28. 나는 정체를 싫어합니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가장 경계합니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 왔습니다. 그런 나의 습관은 철따라 가구의 위치를 바꾼다거나 중요한 생각을 할 때는 아예 구상의 공간을 옮기는 것 등에서도 드러납니다. (147면)

 

29. 학자는 책이 한 권이 안 팔려도 자기가 진리라고 믿으면 저서를 출판합니다. 그러나 운동은 다릅니다. 국민의 지지와 동참이 없는 운동은 이미 운동이 아닙니다. (173면)

 

30. 나는 6대 국회 때부터 정치인의 자세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습니다. 바른 정치인이 되려면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 두 가지를 겸비해야 한다고 말해 왔습니다. 원칙에 대해서는 서생과 같이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되, 그 방법에 있어서는 상인과 같이 현실에 입각한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184면)

 

31. 셋째, 무엇보다 국민을 하늘로 알고 두려워해야 합니다.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는 정치인은 반드시 실패합니다. 몇몇 사람을 일시적으로 속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링컨의 말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것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185면)

 

32. 나는 초선의원이나 재선의원들에게 언제나 말합니다. "서둘지 말라. 유명해지려고 초조해하지 말라. 우선 실력을 쌓아라. 그리하여 자기가 속한 상임위에서 제1인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열심히 배우고 생각하라. 더 큰 성공은 그 다음의 일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러한 충고를 지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186, 187면)

 

33. 정치에는 손쉬운 왕도가 없습니다. 원칙을 충실하게 지키고 방법을 현실에 맞춰 유연하게 취해야 합니다. 언제나 국민과 역사를 의식하고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눈을 바로 보면서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왕도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 왕도입니다. (190면)

 

34. 나의 경우, 감옥 안에서 네 가지 즐거움을 맛보았습니다. 그 첫째이자 가장 큰 것은 독서의 즐거움이었습니다. (195면)

 

35. 이리하여 나의 감옥 생활은 지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매우 충만한 것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진리를 깨닫고 좋은 문학서적을 읽으면서 마음을 살찌게 했습니다. 가족과의 면회와 편지 왕래를 통해서 육친의 사랑을 확인했으며, 결코 혼자가 아님을 느끼며, 감옥 생활을 견뎌 내는 힘을 얻곤 했습니다. (201면)

 

36. 콤플렉스를 느끼지 않고 사는 것이 최선의 삶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자기의 부족한 현재 상황을 직시하고 거기서부터 탈출하려는 의욕으로 연결되는 그런 류의 콤플렉스는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5면)

 

37. 삼상지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삼상은 마상, 침상, 그리고 측상입니다. 즉 말 위와 배개 위와 화장실에서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5면)

 

38. 문제는 그 콤플렉스에 져서 체념과 포기를 하느냐 아니면 열심히 노력해서 남 못지않는 실력을 쌓아 자기 발전의 방향으로 가느냐가 중요합니다. (208면)

 

39. 나는 사물을 전체와 부분을 같이 보고,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서 예측하며, 시대의 흐름 속에서 내일의 변화를 보려고 애씁니다. 그리고 자유롭고 구속받지 않는 상상력으로 문제를 보고,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비교적 사물을 제대로 보고 앞날을 예언해 왔습니다. (211면)

 

40. 용기있는 자만이 용서할 수 있습니다. (220면)

 

41. 그분(노구치 진로쿠 선생님)은 항상 "삶의 원칙을 확고히 지켜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원척을 포기하는 것은 삶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원칙을 고수한다고 방법에서 유연하지 못하면 승리자가 되기 어렵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221면)

 

42. 그러나 나의 영어는 아직도 부족합니다. 특히 히어링(hearing)에 약합니다. 나는 이것을 극복하려고 지금도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266면)

 

43. 용서하지 않으면 전투에는 이기더라도 전쟁에는 집니다. (288면)

 

44. 나는 비판을 하면서 두 가지 원칙을 지켜 왔습니다. 하나는 먼저 상대방의 입장이나 장점을 인정해 주는 비판, 그리고 두 번째는 상대방의 인격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하는 비판이빈다. 상대방의 입장이나 장점을 인정해 주지 않으면, 상대방은 비판을 자기에 대한 비난으로 생각하고 수용해 주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비판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비판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306면)

 

45. 성공을 바라는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성공하길 원한다면 먼저 목표를 바르게 세우시오. 그리고 목표가 서면 흔들리지 말고, 10년간 한 우물을 파겠다는 심정으로 밀고 나가십시오. 그러면 당신은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설사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그러한 당신의 자세만으로도 인생에 있어서 성공 이상의 값진 그 무엇을 얻은 것입니다. (3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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