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재판과 사회정의 5.18연구소 학술총서 6
한인섭 지음 / 경인문화사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1. 실정법적 결정이 사회정의를 완전히 부정하는 상황에서도 법학은 이를 방관하고 있어야 하는가. 과거를 덮고 미래로 나아가자고 하는데 그럼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할 그 미래는 어떤 미래인가. 소장 법률가들은 그 선배세대들이 정치권력과 통치권에 무기력하게 굴종한 데 대해 개탄해왔다. 이제 우리가 다음 세대로부터 “당신들은 그 때 뭣했는가”는 비난을 받을 상황이 도래한 셈이다. ... 다행히, 어쩜 기적같이, 혹은 “섭리의 힘”처럼, 5․18은 과거사 속으로 묻혀버리지 않았다. ‘역사의 법정’이 아니라 ‘현실의 법정’이 정면으로 이 문제를 다루게 되었다. 그것은 사회정의의 관점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 적어도 1972년부터 1987년까지 실정법(법률 및 판결)은 정의의 내용을 담지 못했다. (서문, 4면)




2. 1995년 검찰의 결정, 즉 유죄이지만 불기소한다는 결정이야말로 당시까지의 법률기관이 당면했던 곤혹스러움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것이었다. 이행기에 있던 한국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한 모습이기도 했다. (서문, 4, 5면)




3. 5․18재판은 권위주의적 군사체제 하에서 내려진 일련의 사법적 결정을 뒤집는 출발점이었다. 과거 독재정권에 부역한 검찰과 법원은 이전에 자신이 내린 것들과 법적으로, 혹은 이론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판결을 산출했다. 이 재판은 법원과 검찰이 과거에 대해 지고 있던 부담을 벗겨내고, 정상적인 민주법치주의로 진전하기 위한 통과의례였다. “악법도 법”이라는 기계적 법적용의 시대로부터 “악법은 악”으로 재구성하는 단계로 나아간 셈이다. 소위 “성공한 구데타”는 이 판결을 통해 “실패한 구데타”로 귀결되었다. (서문, 5면)




4. 여러 근본개념들도 함께 검토되어야 했다. 혁명과 구데타의 차이는 무엇인가, 자연법과 정의는 우리의 실정법적 해석 속에 어떻게 자리잡을 수 있는가, 헌정질서의 수호에 시민은 어떻게 나설 수 있는가, 공소시효는 절대 구속력이 있는 규정인가 아니면 어떤 사유로 예외를 설정할 수 있는가 하는 쟁점이 떠올랐다. ... 특별재심을 통해 한 때는 범죄자들이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를 한 자로 재규정될 때, 그 정당행위는 기존 실정법의 해석에 새로운 도전거리를 제공한다. 이렇게 5․18재판은 새로운 학문적 분석을 기다리고 있는 풍요한 광맥이기도 하다. (서문, 5면)




5. “어두운 죽음의 시대”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나아가야 했던 그 세대는 “5․18세대”라고 불리워야 마땅하다. 386이란 정체불명의 이름은 그 세대로부터 역사성과 운동성을 거세해버린다. (서문, 7면)




6. 군사정권이 자행한 지역차별의 정치책략의 정점에 5․18의 비극이 있다. (서문, 7면)




7. “우리는 진실을 알아야만 인종차별정책의 유산인 가공할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진정한 화해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만델라) (4면)




8. 내란이 성공하였다고 내란죄가 없어지려면 형법상 내란죄의 기수조항을 제거해버려야 한다. (13면)




9. 더구나 중요한 문제는 헌법개정을 위한 정지작업에서 살상과 고문, 인권유린과 같은 ‘정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를 자행했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이 정의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유린이 있는 경우에 정당화되는 것은 실정법질서가 아니라 그에 대한 국민의 저항권임을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분명히 밝히고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18면)




10. ‘악법도 법이다’는 언급은 그 악법의 피해자인 소크라테스와 같은 입장에 있는 자가 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 악법을 제정하고 집행하는 자들의 주장논거로 쓰여질 수는 없다. (20면)




11. 기소편의주의는 자의적인 검찰권운용을 가능케 하는 무소불능의 재량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검사가 기소유예할 수 있는 사안은 법관의 선고유예를 받을 만하거나 그보다 경미한 사건에 국한된다고 보아야 한다. ... 기소유예처분은 피의자가 범행을 인정할 때 그 정상을 참작하여 검사가 하는 것이다. (23, 24면)




12. 통치행위론은 군주의 행위에 대해 어떤 사법적 판단도 사전에 배제한다는 군주주권시대의 낡은 이론적 유물이다. (25면)




13. 내란죄를 범한 대통령은 재직 중에도 형사소추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헌법의 입법취지이지만, 그 형사소추가 문자그대로 불가능한 철권적 지배상황이었다면, 그 기간만큼은 공소시효 진행을 위한 기초로서의 검찰권 행사가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공소시효가 정지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9면)




14. 이번 판결(제1심 판결)의 가장 큰 의의는 12․12와 5 ․17, 5․18을 군사반란과 내란, 내란목적살인으로 법적 성격을 규정지은 데 있다. (42면)




15. 변호인단에 따르면 내란죄는 폭동행위와 함께 즉시 기수에 이르러 종료하는 즉시범이고, 이후의 계엄상태의 유지는 범죄의 결과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범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들에 따르면, 개개의 폭동행위는 기수에 이름과 동시에 종료된 것이어서 이미 공소시효(범죄가 종료된 지 15년)를 넘겼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 측은 비상계엄의 선포와 유지행위를 모두 내란죄로 보고, 그러한 상황에서 개개의 폭동행위를 포괄적으로 묶어 하나의 내란죄로 기소하였다. 재판부는 검찰의 법리를 채택하면서, 개개의 폭동행위 간의 관계를 접속범으로 이론화하였다. 그 근거로는 개개의 행위가 국가존립의 기초 자체 또는 국헌적 법질서를 해치는 점에서 단일하고, 국헌문란의 목적과 폭동이라는 범의의 계속성이 있으므로, 소위 접속범으로서 모든 행위가 포괄하여 내란죄라는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것이며, 폭동행위가 최후로 종료하였다고 보여지는 비상계엄 해제일(1981.1.24)을 내란의 종료시점으로 잡은 것이다. 그에 따르면 내란의 기수와 종료시기를 구분하고, 종료시점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된다는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따라 본 사건의 공소시효가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44, 45면)




16. 80년 내란행위의 가장 큰 특징은 국가권력을 이용하여 때로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때로는 불법한 절차를 통해 내란목적을 수행하는 데 있다. 이 점은 군대와 국가권력의 핵심에서 소외된 군내 소장층에 의해 주도된 5․16과 대비된다. 5․16 쿠데타의 경우 그 내란성과 범죄성이 분명히 드러나는 데 비해, 5․17 세력은 자신들의 행위를 국가활동의 일환으로 은폐시킬 수 있었다. (45면)




17. 본 판결(제1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바로 그러한 적법성의 가면 뒤에 있는 불법의 본질을 명확히 인정한 점이다. 예컨대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재가하는 형식을 밝은 것은 “외관상으로는 당시 헌법과 법률이 정한 테두리 내에서 대통령의 적법한 권리행사를 바라는 건의의 형식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피고인들에게 국헌문란의 목적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고 함으로써, 적법한 외관 뒤에 가려져 있는 불법한 본질을 명쾌하고 선언하였다. (46면)




18. 합법적 절차와 불법적 절차는 형식적으로 달리 평가될 수 있을지라도, 내란이라는 전반적 범죄계획 속에서 통일적으로 파악할 때 총괄적으로 범죄행위로 평가되어진다는 해석은 이 판결(제1심)의 백미라 할 것이다. (46면)




19. 시민들에 대한 살상에 대한 책임소재와 책임범위를 정확히 가려내는 데 이 판결(제1심)은 근본적 한계를 보이고 있다. (47면)




20. 1심재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또 하나의 문제는 5․18 피해자들의 증언을 제대로 청취하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61면)




21. 제1심(서울지법 1996.8.26, 95고합1280 등)의 기여는 사실관계의 정리와 법리의 뼈대를 만들어 세운 데 있다. 하지만 진실규명, 그 중에서도 5․18의 진실규명과 책임자의 책임범위에 대해서는 너무나 미흡하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12․12와 5․17이 훨씬 부가된 반면, 5․18 살상행위는 충분히 다루어지지 못했으며, 1980년의 후속적인 권력정지작업들에 대해서는 사건명 이상의 접근이 없었다는 것이다. “12․12가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것이므로 12․12 가담자에 대해서는 5․18 가담자보다 무겁게 다루었다”고 김영일 재판장은 말했다. (91면)




22. 제1심의 성과 위에 항소심(서울고법 1996.12.16, 96노1892, 권성, 김재복, 이충상)은 5․18에 논의를 집중한다. 항소심의 논리는 시종일관 명쾌하고, 자연법적 법률관을 정면으로 끌어들인 것으로 주목할 만한 것이다. (92면)




23. 항소심의 논리적 출발점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검찰의 불기소처분의 법리를 체계적으로 반박하는 것이었다. (92면)




24. 검찰의 고민은 내란범들을 처벌할 경우 초래될 헌정과 법률의 단절에 대한 우려에 있었다고 보여진다. ... 즉 80년의 쿠데타를 내란죄로 단죄하게 되면, 그 후 그들이 행한 일련의 법적․행정적 조치, 심지어 공무원의 임용행위, 각종의 인허가 처분 등 모든 행위가 불법화된다는 것이다. (93면)




25. 실제로 그 같은 우려를 기존의 법해석론으로 극복하기 쉽지 않으며, 따라서 법이론을 넘어선 법철학의 개입을 요청하게 되는데, 검찰의 발표 이전에 이 점에 관하여 한국법철학의 성과에 기댈만한 부분이 없었던 것이다. 법철학자들의 대응논리는 검찰의 발표에 자극받아 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93면)




26. 그 한 예는 혁명과 쿠데타, 반란을 법철학적으로 준별하고자 하는 심헌섭의 시도이다. 심헌섭은 법효력의 요소와 관련하여 이들에 공통되는 것은 실효성의 존재와 합법성의 결여에 있는 것 같다고 본다. 이들간에 결정적인 차이는 정당성의 측면이다. 혁명은 ‘밑으로부터’의 다중의 저항과 이데올로기의 변혁이 그 핵심요소로서 그야말로 그 ‘성공’은 일반승인설과 법이념설의 견지에서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쿠데타나 반란은 그렇지 못하다. 다만 쿠데타는 그것이 저항권에 호소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만(예컨대 나치 하에서의 1944.7.14의 쿠데타) 그 성공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5․16은 쿠데타임에 틀림없으나 저항권에 호소할 수 있는 경우는 아니었다. ... 결론적으로 말해서 혁명, 쿠데타, 나아가 반란을 구별하지 않고 그 성공 여부만을 가려 판단하는 것은 그야말로 ‘좋은 혁명’과 ‘나쁜 혁명’을 분간 않는, 실로 우려해야 할 가치맹목적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93, 94면)




27. 즉 법철학자들은 외형상 불법의 모습을 띠는 집단행위에 대한 적극적 가치평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다. 혁명과 쿠데타, 반란은 서로 구별되어야 하며, 저항권의 차원으로 승격될 수 없는 행위와 그렇지 않은 행위 역시 구별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94면)




28. 항소심에서는 바로 이러한 적용의 문제에 당면하여, 우리 사법사상 처음으로 자연법적 논의를 판결 속에 불러들였다. 항소심 판결은 합법성과 정당성을 일단 구별한다. 모든 법률은 헌법에 부합하면 합법성을 얻지만, 헌법의 위에는 ‘정의와 선, 그리고 평화의 원리를 내용으로 하는 보편적인 법의 원칙이 존재하고 이를 자연법으로 부른다면 이러한 자연법에 부합하는 내용의 헌법과 법률만이 정당성을 갖게 된다’고 주장한다. (94면)




29. 항소심은 쿠데타의 법적 성격을 파악하기 위하여 실제로 쿠데타가 가진 세 가지 얼굴, 즉 합법성, 불법성, 그리고 범죄성의 측면에 주목한다. 먼저 쿠데타에 성공한 정부가 행하는 행우 중에서, ‘선량한 정부가 ... 국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하여 행하였으리라고 가정할 수 있는 그러한 조치를 쿠데타 정권이 취하는 경우에는 최소한 그 범위 내에서 쿠데타 정권의 조치에 대하여 합법성을 부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선량한 정부 혹은 통상의 정부가 했을 일을 쿠데타 정부가 행한 경우에는 법적 안정성의 견지에서 수용되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쿠데타를 처벌할 경우 헌정질서의 단절과 과거의 법적 행위를 무효화함으로써 초래할 혼란을 우려하여 불기소처분에 머무른 검찰의 견해에 대한 반론의 기준점을 제시한 셈이다. (95면)




30. 하지만 쿠데타 정권의 합법성과 쿠데타 자체의 범죄성의 측면은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 쿠데타 정권에 대한 합법성의 부여 여부는 쿠데타 이후의 장래에 대하여 행하여지는 것 뿐이지 이 이전으로 소급하여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쿠데타 세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국민의 권리행사를 억압하고 그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자행하는 것 역시 불법한 것이며, 그 범위 내에서는 정권 자체의 불법성을 면할 수 없게 된다고 본다. 다시 말해 쿠데타 자체의 범죄성, 쿠데타 정부가 행한 각종의 권력남용의 불법성과 범죄성은 소위 쿠데타의 성공 여부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95면)




31. 왜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되지 않고 있는가. 그것은 법집행 자체의 한계 때문이다. 즉 법의 집행은 법집행자의 힘이 집행대상자의 힘을 제압할 정도로 우세해야 이루어질 수 있다. 성공한 쿠데타의 처벌문제는 법의 효력이나 법이론 문제가 아니라 법집행의 문제인 것이고, 즉 이론의 문제가 아니라 실천의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입론을 통해 재판부는 성공한 내란의 불처벌이론을 확실하게 반박하고 있다. (95, 96면)




32. 제1심에서는 ... 시민들의 저항이 가진 법적 성격 및 그 시위진압과 국헌문란과의 인과관련서을 명확히 규명하지 않았다. 그에 대하여 항소심판결은 시위진압 자체를 국헌문란으로 본다. (96면)




33. 광주시민들이 피고인들의 국헌문란행위를 항의하는 대규모의 시위에 나선 것은 ‘주권자인 국민이 헌법수호를 위하여 결집을 이룬 것’이며, 이는 헌법기관에 준하여 보호되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국민의 헌법수호적 주권행사를 진압한 행위 자체가 내란죄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광주항쟁은 국민의 헌법수호를 위한 일종의 자연법적 저항권의 행사로 승화시킨 느낌을 받는다. (97면)




34. 그러나 항소심은 광주일원에서 모든 계엄군의 행위가 불법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 무장시위대가 광주교도소에 근접하여 계엄군을 공격한 행위는 ‘헌법수호운동의 한계와 방어목적의 한계를 벗어난 불법한 공격’으로 본다. (98면)




35. 항소심의 또 다른 업적은 내란과 내란목적살인을 구분하는 기준을 명료화하고, 그에 의거하여 제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황영시, 정호용의 내란목적살인죄를 인정한 것이다. (99면)




36. 5․18 내란행위의 종료시점은 전체 범죄행위의 성격과 직접 관련됨과 함께, 공소시효의 기산점이 되므로 피고인들의 처벌 여부를 좌우하는 큰 쟁점이었다. 피고인들의 주장은 내란죄는 폭동행위와 함께 즉시 기수에 이르러 종료하는 즉시범이고, 따라서 범죄가 있다고 해도 이미 공소시효(15년)를 넘겼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검찰 측은 비상계엄의 선포와 유지행위를 모두 내란죄로 보고, 그러한 상황에서 개개의 폭동행위를 묶어 포괄적인 내란죄로 기소하였다. 제1심 재판부는 기본적으로 검찰의 논리를 받아들이면서, 개개의 폭동행위의 관계를 접속범으로 이론화했다. ... 폭동행위가 최후로 종료하였다고 볼 수 있는 비상계엄 해제일(1981.1.24)을 내란죄의 종료시점으로 잡은 것이다. (99, 100면)




37. 그러나 항소심은 제1심의 논지를 한층 수정, 발전시키고 있는 특색을 보인다. ... 한 지방의 평온을 해칠 정도에 이르게 된 때에 국헌문란의 기수가 된다고 하는데 한 지방의 평온이라고 하는 것이 깨질 정도에 이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적 경과가 필요한 것이다. 때문에 항소심은 내란죄를 즉시범이 아니라 계속범이라고 본다. (100면)




38. 항소심은 국민주권이 헌법의 기본원칙으로 되어있는 민주국가에서는, 내란집단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계속될 경우에는 결코 내란이 종료되지 않는다고 본다. 여기서 항소심은 최후의 헌법수호자(집단)으로서 국민의 존재를 부각시킨다. ... 항소심은 5․18을 바로 ‘국민의 저항’에 해당하고, 5공 내내 국민의 저항이 지속되었다고 본다. ...그렇다면 “1980.5.17. 비상계엄의 전국확대로 시작된 이 사건의 국헌문란의 폭동은 1987.6.29.의 소위 6․29 선언시에 비로소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고 ...”. (101면)




39. 항소심판결에서 헌법의 상위에 있는 자연법의 존재를 정면으로 인정한 점, 혁명과 쿠데타에 대한 구별기준을 제시한 점, 국민을 헌법제정권력자이자 헌법수호주체로서의 지위를 부여한 점, 내란행위의 적법성을 가르는 기준으로 선량한 정부의 기준을 제시한 점, 내란죄를 계속범으로 파악하여 국민의 저항의 요소를 내란죄의 한 구성요소로 파악한 점 등은 자연법적 논의에 불을 당길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판단에 대한 논의는 한국 법철학의 성과를 일부 반영하면서 앞으로 한국 법철학과 헌법, 형법학의 중요한 쟁점을 제공한 의미도 있다. (101, 10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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