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비타 악티바 : 개념사 1
최현 지음 / 책세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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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권은 보편적 가치가 되었지만, 아직까지 당위적인 가치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인권을 당위적 가치로 생각하는 데에는 인권을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고 추정되는 권리’ 또는 ‘하늘이 부여한 권리’로 정의한 채, 현실에 바탕을 둔 시민권을 통해 인권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11면)




2. 선진국에서는 시민권 제도가 발전하여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면서 인권이라는 이상을 실현한다. 이는 인권이란 현재 우리가 누리지는 못하지만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아주 현실적인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시민권 제도를 개선하여 인권을 확대, 심화하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12면)




3. right가 올바른 것, 정당한 것이라는 의미를 갖는다는 점은 권리가 자연법에서 비롯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12, 13면)




4. 하지만 자연, 하늘, 신 가운데 어느 것도 실제로 인간의 권리를 보장하지는 못했다. (15면)




5. 하지만 근대 국가는 특정한 지역에 사는 특정한 시민들의 권리만을 보장했을 뿐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까지는 보장하지 못했다. 따라서 현실 역사에서 인권은 시민권의 형태로 실현되었다. (15면)




6. 계몽주의자들은 보편적인 의미에서 인권을 제시했지만, 근대 국가는 자국 시민들의 인권만을 보장했을 뿐 아니라 빈민층과 여성들을 배제해버렸다. 오늘날 대부분 국가에서는 여성과 빈민층에게도 시민권을 보장하지만 외국인은 여전히 시민권을 받기 어렵다. 인권이 도덕적, 당위적, 추상적 차원에서 논의된 인간의 권리라면 시민권은 제도적, 법적, 현실적으로 보장된 것이었고 시민권이 발전하면서 다시 인권에 대한 이해와 논리도 발전했다. (17면)




7. 이 선언(1789년 8월에 프랑스 국민의회가 채택한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은 제1조에서 천분 인권론에 기초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며, 제2조에서는 자유, 재산, 안전, 압제에 대한 저항권이 기본권으로 명시하고 있다. ... 제2조에서 재산권을 자연적 권리로 선언한 데 이어 제17조에서 다시 재산권을 신성불가침의 권리로서 선언하여 이 선언이 유산 계급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점 또한 드러낸다. (21면)




8. 결국 ‘안티고네’는 보편적인 자연법 또는 이성의 법이 특정한 사회의 규율이나 관습 또는 실정법을 앞선다는 자연법사상의 정수를 보여준다. (26면)




9. 따라서 그리스와 로마에는 시민의 권리citizen's rights라는 개념이 없었으며 시민의 지위 또는 자격civitas(영어의 citizenship)이라는 개념이 있었을 뿐이다. (33면)




10.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할 때 시민의 지위는 군대에서 익힌 조직적 경험으로 얻을 수 있는 ‘지배할 능력’과 ‘지배받을 능력’을 갖춘 남성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었다.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시민의 지위를 갖고 공직을 차지하면 공동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 가지는 시민의 지위는 근대의 보편주의 시민권과 중요한 차이를 드러낸다. (34, 35면)




11.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의에서 알 수 있듯이 고대 그리스나 초기 로마에서 시민의 지위는 그리스 혈통의 남성이나 로마 혈통의 남성에게만 부여되는 특별한 지위였지만 만민법이 적용되면서 모든 사람, 심지어 노예, 외국인, 야만인에게도 부여되어야 하는 것으로 새롭게 정의되었다. 신과 이성 앞에서 모든 인간의 영혼은 그들이 가진 지능, 성격, 재산 등의 불평등과 상관없이 평등하다는 자연법사상에 기초해서 법도 모든 인간을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발전한 것이다. (36면)




12. 프랑스의 신학자이자 법학자인 장 제르송은 1402년에 출간된 ‘영혼을 가진 생명체의 삶’에서 jus에는 옳은 것이나 정의로운 것이라는 의미 이외에도 능력 또는 자유라는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50면)




13. 수아레스는 1610년에 펴낸 ‘법률론’에서 인간의 권리로서 jus를 새롭게 정의했다. 그에 따르면 jus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소유물이나 자신에게 속한 어떤 것을 마땅히 통제할 수 있는 정당한 권한이다. 곧 jus naturale의 의미가 자연법에서 자연적 권한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51면)




14. 그로티우스는 수아레스의 논의를 더욱 발전시켰다. 그는 1625년에 펴낸 ‘전쟁과 평화의 법’에서 jus는 법 또는 정의라는 의미가 있지만, 인간과 관련해서 이야기할 때는 인간이 무엇인가를 정당하게 갖거나 행할 수 있는 정당한 자질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정당한 자질은 완전한 권한facultas(영어의 faculty)와 불완전한 성향aptitudo(영어의 aptitude)으로 구분했다. 더 나아가 그로티우스는 권한을 1) 힘(여기서는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자유라는 힘과 타인을 부리는 권력이라는 힘이 포함된다), 2) 소유권, 3) 채권으로 각각 구분했다. 결국 그로티우스의 jus는 자유와 함께 인간과 사물을 통제할 수 있는 정당한 권한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근대의 권리 개념과 매우 유사하다. (52면)




15. 제르송과 수아레스와 그로티우스에 이르기까지 jus naturale는 자연법에서 자연권으로 의미가 변화했는데, 홉스는 이 두 가지가 서로 다른 개념인데도 이전 시대의 사람들이 혼동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개념으로 명확히 구분했다. 그리고 이러한 개념을 정확히 표현하는데 저마다 다른 용어를 사용했다. 즉 그는 1651년에 펴낸 ‘리바이어던’에서 수아레스와 그로티우스의 용례에 따라 jus naturale를 자연권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대신 자연법을 뜻하는 새로운 용어로 lex naturalis(the law of nature)를 소개했다. 그는 법lex이란 이성으로 발견한 보편적 법칙 또는 계율로서 지켜야 할 의무에 가깝기 때문에 자유라고 할 수 있는 권리jus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54면)




16. 즉 홉스에게서 자연권은 자연적으로는 결코 실현되지 않는 권리이며, 사회 계약과 그것이 만들어낸 근대 국가(바로 홉스의 리바이어던)를 통해서만 실현된다. 근대 국가와 그 국가가 만든 법(실정법)이 자연법을 대신하듯이 현실의 시민권이 자연권을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56, 57면)




17. 로크의 사상은 전지전능한 신이 인간을 위해 이 세상에 창조한 질서가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 홉스는 인간을 욕구의 화신으로 보았지만 로크는 욕구와 함께 이성을 가진 존재로 보았다. ... 로크의 자연권은 자연법에 따른 질서와 조화를 전제로 한다. .... 로크는 자연권을 생명권, 자유권, 재산권으로 구분해 현대에도 폭넓게 받아들이는 인권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57, 58면)




18. 로크의 자연권은 권리와 의무를 균형있게 다루었으며 이성에 따라 실정법에 비판 및 저항을 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하지만 로크는 이를 위해 홉스가 지상으로 끌어내려 인간 상호 존중의 지침으로 규정했던 인권을 다시 신의 하사품으로 되돌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신의 뜻은 해석하기 나름이었고 대개 돈이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 해석을 주도했다. 그 결과 재산권은 생명권과 함께 절대적인 자연권의 일부로 선언되었다. 따라서 로크는 재산권이 다른 사람들의 생명권이나 자유권을 침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자들의 자선이라는 매우 비현실적인 대안을 제기하는 데 그치고 만다. (60면)




19. 루소는 1762년에 쓴 ‘사회계약론’에서 “사회질서는 다른 모든 권리의 근본이 되는 신성한 권리다. 그런데 이 권리는 자연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그것은 계약에 의거한다.”라고 했다. (61면)




20. 이처럼 일반 의지에 따라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 또는 정치 질서만이 유지될 가치가 있다는 루소의 발상은 저항권을 인권의 중요한 일부로 파악했다. 따라서 루소의 사회 계약론과 인권 사상은 혁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담고 있었다. 로베르피에르 등 루소의 사회 계약론과 인권론에 공감한 프랑스 혁명가들이 이를 현실로 만들었다. (63면)




21. 근대 인권 사상은 홉스, 로크, 루소가 그 기초를 마련했다. 이들 인권론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지만 근대 인권 사상의 핵심이 공통으로 담겨 있다. 먼저 이들 모두는 정치 질서 또는 국가라는 관계 속에서 인권을 설명했다. 둘째, 이러한 정치 질서나 국가는 선험적으로 또는 초인간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정치 공동체의 구성원인 시민이 자율로 선택한 것이다. 셋째, 정치 질서 또는 국가는 무엇보다도 시민의 생존과 자유 실현을 목적으로 형성되고 유지된다는 것이다. (64면)




22.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시민의 지위는 정치 공동체인 폴리스나 레스 푸블리카에서 나온 말이지만, 근대 시민권citizen right, citizenship은 도시city에서 생겨난 말이다. 이것은 근대 시민권이 자본주의 경제의 중심이 되었던 근대 도시의 발전 및 자본가 계급의 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67면)




23. 천부인권설이라는 개념은 널리 퍼져나갔지만 하늘이나 신 또는 자연이 인간에게 권리를 보장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현실에서 인간의 권리는 근대 국민 국가에서 시민권 제도를 마련하면서 보장되었다. (68면)




24. ... 조선의 양반들도 조선의 노비보다는 명나라 또는 청나라 사대부들과 동질감을 느꼈을 것이다. 시민권 제도는 시민들이 서로 평등하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하였다. (71면)




25. 로크의 자연권 사상에서 인간의 태생적 자유와 평등이라는 시민권의 대전제를, 몽테스키외의 삼권 분립 사상에 기초해 시민권 보호를 위한 권력의 분산과 상호 견제 제도를 마련했다. (75면)




26. 또한 프랑스 혁명이 가져온 시민권 제도는 개인주의-보편주의 시민권을 지향하고 노동자와 같은 빈민층과 여성, 사회적 약자들을 시민권에서 배제했다. (79면)




27. 하지만 개인주의-보편주의 시민권은 실제로 사회적 강자인 자본가들을 국가 권력으로부터 보호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노동자와 장애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79면)




28. 물론 프랑스 혁명이 승인한 헌법과 시민권은 우애 속에서 자유와 평등이 공존할 길을 추구하기도 했지만, 테르미도르 반동 이후 부자들이 주도권을 획득하면서 개인주의-자유주의 시민권이 중요해지면서 재산권이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79, 80면)




29. 자본주의는 개인주의와 보편주의를 강화해 정치적으로 평등한 시민권을 정당화했지만 동시에 경제적 불평등을 낳아 평등한 시민권을 다시 위협하게 된다. (80면)




30. 온전한 시민권을 얻지 못했던 노동자나 빈민층, 여성들은 사회주의 운동이 발전하고 평등에 대한 욕망이 커지면서 남성 노동자, 여성의 순서로 법적 시민권을 갖게 되었다. (81, 82면)




31. 하지만 두 차례에 걸친 세계 대전은 국민 국가를 통해 시민권의 형태로 인권이 보장될 때 생겨나는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특정 국가가 자국 시민의 인권을 근거로 다른 국가 시민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생명을 부정하는 일이 늘 일어났던 것이다. (84면)




32. 인권 조항을 담은 ‘국제 연합 헌장’은 인권이 보편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세계에 공식적으로 알렸다. 비로소 시민권이 국가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85면)




33. 영국의 사회학자 마셜Thomas Humphrey Marshall이 1963년에 출간한 ‘계급, 시민권, 사회 발전Class, Citizenship, and Social Development’은 사회적 약자의 투쟁이 시민권을 어떻게 발전시켜왔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그는 이 책에서 영국의 노동자 계급이 시민권의 내용을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시민권의 적용 원리를 개인주의에서 공동체주의로 변화해나간 과정을 추적한다. 또한 영국 시민권의 발전 과정을 그 내용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첫 번째 시기인 18세기 영국에서 시민권은 자유권적 기본권civil rights을 의미했지만, 두 번째 시기인 19세기에는 정치권political rights으로까지 확대되었다. 마지막 시기인 20세기에 시민권은 사회권social rights도 포함하게 되었다. (95면)




34. 노동자 계급에 이어 페미니스트들이 자유주의적 시민권 제도의 문제점에 주목하면서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개념이라고 비판했다. 자유주의에서 시민권은 보편주의라는 이름으로 계약 관계,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교환, 그리고 개인의 독립을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는 자본주의 계급의 남성들을 위한 것일 뿐 여성들의 권리와는 상관이 없었다. 실제로 자유주의 시민권 제도가 여성을 무권리 상태로 버려두었던 것이다. (101면)




35. 예를 들어 전통적인 시민권 이론에서 여성의 특징으로 간주된 정서적 배려, 돌봄, 상호 의존은 가족 생활 같은 사적 영역에서는 의미가 있었지만 시민들이 활동하는 공적 영역에서는 부정적인 것, 무가치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자유주의자들은 이러한 여성의 특징이 시민권의 핵심 전제인 이성적 사고나 군사 활동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여겼다. 오히려 감정 통제나 과묵함, 육체적 힘과 용기 등 남성다운 특성들을 시민이 갖춰야 할 덕성으로 삼았다. (102, 103면)




36. 영Iris Marion Young 같은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의 이러한 불이익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1989년 발표한 ‘정치 공동체와 집단의 차이: 보편적 시민권의 이상에 대한 비판’이라는 논문에서 여성적 특성을 고려한 집단 인지적group-differentiated 시민권이 더욱 공정한 시민권의 형태라고 주장했다. (104면)




37. ... 노동자들이 이 문제를 지적하면서 사회권을 요구하기는 했지만, 사회권이 소수자들의 소외와 배재를 해결하는 방안이 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소수자들은 노동자들처럼 사회 경제적 지위 때문에 온전한 시민권에서 배제된 것이 아니라 문화적, 심리적, 신체적 정체성 때문에 차별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회권보다는 문화적, 심리적 정체성과 연관해서 페미니즘에 의해 체계화된 집단 인지적 시민권이 소수 집단에게 실제로 큰 도움을 주었다. 집단 인지적 시민권을 인정하는 사회에서 한 집단의 성원들은 개인뿐 아니라 자신이 소속된 집단을 통해 정치 공동체와 연결되며 그들의 권리는 소속 집단과 그 정체성으로 규정된다. ... 이를테면 집단 인지적 시민권은 여성에게는 모성 보호권을, 시각 장애인에게는 점차책과 말하는 건널목 신호등을, 다문화 가정 자녀에게는 대학 입학 때 가산점을 제공하는 권리를 말한다. (105면)




38. 자유주의자들은 특히 집단 인지적 시민권이 근대 시민권 제도의 보편주의를 위반하고 소수자들을 우대해 오히려 다수자들에 대한 역차별과 평등권 침해를 가져왔다고 비판한다. 문제 제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개인주의-보편주의 시민권 제도가 모든 시민에게 공통의 권리를 보장하고 발전해온 공동체의 지향, 동질감, 연대감을 이 집단 인지적 시민권이 침식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집단 인지적 시민권이 공동체의 지향과 연대성을 침식해서 해체를 가져온다면 바람직한 시민권의 형태로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107면)




39. 다문화 시민권이란 문화적 정체성 때문에 소외받는 집단이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차별받지 않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권리이다. (108면)




40. 그러나 오늘날 이들은 자신들의 다름과 정체성을 포용하는 새로운 시민 모델과 시민권을 요구한다. 이른바 정체성의 정치identity politics가 시작된 것이다. (109면)




41. 소수자 집단이 요구하는 다문화 시민권은 대부분 통합에 관한 것이다. 배제된 집단들은 더 큰 사회에 대부분 통합되기를 원하며, 통합은 그들의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할 때 이루어진다. (110면)




42. 독일 출신의 미국 사회학자 소이잘dl 1994년에 펴낸 ‘시민권의 한계 - 유럽에서의 이민자와 탈국민적 멤버쉽’에서 지적했듯이 각 집단의 특수한 성격으로 여기던 문화, 언어, 종족의 특색이 보편적 인간의 특성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것은 캐나다의 정치가 로버트슨이 특수주의의 보편화 또는 보편주의의 특수화라고 부른 현상이기도 하다. (112면)




43. 캐나다 정치철학자 킴릭카Will Kymlicka는 다문화 시민권 이론을 발전시킨 대표 인물이다. 그는 1995년에 출판된 ‘다문화 시민권: 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자유주의적 이론’에서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하기 위해 다문화 시민권은 1) 자치권과 집단대표권, 2) 다문화권, 3) 차별 보상권이라는 세 가지 권리로 소수 종족을 보호한다고 주장한다. (113면)




44. 일부 비판가들은 다문화 시민권이 차별 보상권, 다문화권, 자치권과 집단 대표권 등을 포함한다면 한 국가의 전체 조화를 깨뜨릴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만약 시민권이 차이점을 강조해 통합의 기능을 행하지 못한다면 공동체와 공공성에 대한 의식이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115면)




45. 일부 사람들은 다문화권이 소수 종족에게 자신이 소속된 국가의 상징, 가치,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종족마다 서로 다른 기원을 재인식하게 되어 국민 정체성과 종족 정체성 사이에 혼란스럽고 어중간한 지점에 놓여 통합을 방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117면)




46. 민주적 정치 공동체에서 만일 종족 간에 타협할 수 없는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면, 또는 소수 종족이 주류 문화에 동화되기를 거부한다면 이들의 분리는 피하기는 어렵다. (119면)




47. 통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보다도 정체성의 공유일 것이다. (120면)




48. 미국 정치학자 제이콥슨은 1997년에 쓴 ‘경계를 넘는 권리: 이민과 시민권의 쇠퇴’에서 영주권자와 이중 국적자의 증가는 배타적으로 자국 시민을 규정해 유지되었던 근대적 시민권에 변화가 찾아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반면에 독일 출신의 미국 사회학자 욥케는 1998년에 내놓은 ‘국민 국가에 대한 도전’에서 영주권이나 이중 시민권은 아직까지 국민국가가 보장한다는 점에서 국민 국가를 뛰어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영주권이나 이중 시민권이 국적과 그 권리를 분리하고 다중적 국민 정체성 또는 지구 시민의 정체성 형성에 기여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이 새로운 정체성은 국민 국가의 틀을 약화하는 측면이 있다. 또 소이잘은 1994년에 ‘시민권의 한계’에서 지구화가 혈연과 지연이라는 특수주의 기준에 따라 주어진 국적이 아니라 인간됨personhood이라는 보편주의 기준에 따라 인간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담론에 국제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130, 131면)




49. 하지만 지구 시민권이 현실화되려면 근대 시민권의 존립 근거였던 국민(민족) 정체성을 뛰어넘어 지구 시민의 정체성을 형성해야 한다. (1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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