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는 꽃이 피네 (소책자)
법정스님 지음 / 동쪽나라(=한민사) / 1998년 12월
평점 :
품절


 

1. 한편으로 여기에 묶은 말씀들은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는 일과 매순간 자기를 점검하는 구도자적 자세에 그 주제가 집중되어 있다. 또한 어떻게 하면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서 단순하되 충만한 삶을 살 것인가의 화두가 곳곳에서 우리를 일깨워 준다. (13면)




2. 동양의 전통적인 생각 속에서는 커다란 산이라도 하나의 생명체로 여겼다. 그래서 등산이란 말을 쓰지 않았다. 꼭 입산, 산에 들어간다고 했지 산에 오른다는 말을 감히 하지 않았다. (25면)




3.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자기가 살던 집을 훌쩍 나오라는 소리가 아니다. 낡은 생각에서, 낡은 생활 습관에서 떨치고 나오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눌러앉아서 세상 흐름대로 따르다 보면 자기 색깔도 없어지고 자기 삶도 없어진다. (27면)




4. 내 삶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나는 내 전공과는 상관없는 책이나 사상을 접하곤 한다. 나는 그렇게 늘 새롭게 살고 싶다. (29면)




5. 세속적인 계산법으로는 나눠 가질수록 내 잔고가 줄어들 것 같지만, 출세간적인 입장에서는 나눌수록 더 풍요로워진다. (33면)




6. 나눔이란 누군가에게 끝없는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다. (34면)




7. 가난하지 않고서는 보리심이나 어떤 진리에 대한 자각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어진 가난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맑은 가난, 즉 청빈은 절제된 아름다움이며 삶의 미덕이다. 풍요 속에서는 사람이 타락하기 쉽다. 그러나 맑은 가난은 우리에게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 주고 올바른 정신을 지니게 한다. (41면)




8. 믿음은 머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가슴에서 온다. 머리에서 오는 것은 지극히 추상적이고 관념적이다. 머리는 늘 따지고 의심한다. 그러나 가슴은 받아들인다. 열린 가슴으로 믿을 때 그 믿음은 진실한 것이고 또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인간의 신뢰와 성실성도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서 온다. (43면)




9. 청빈의 덕을 쌓으려면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마하트마 간디는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이 세상은 우리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한 곳이다.’ (44면)




10. 옛말에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 아래에 견주면 남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행복을 찾는 오묘한 방법이 어디에 있는지를 깨우쳐 주고 있다. (45면)




11. 오늘날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도 만족할 줄 모른다. 이것이 현대인들의 공통된 병이다. (46면)




12.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 아름다움과 살뜰함과 사랑스러움과 고마움에 있다. (47면)




13. 또 다정한 친구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 전화 한 통화를 통해서도 나는 행복해진다. 행복은 이처럼 일상적이고 사소한 데 있는 것이지 크고 많은 데 있지 않다. 일상적인 경험을 토해서 늘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47면)




14. 필요에 따라 살되 욕망에 따라 살지는 말아야 한다. 욕망과 필요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욕망은 분수 밖의 바람이고, 필요는 생활의 기본 조건이다. (47면)




15. 스스로 선택한 청빈은 단순한 가난이 아니라 삶의 어떤 운치이다. (57면)




16. 가난한 자와 버림받은 자들 곁에 계셨던 그분 자신(예수)이 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버림받은 자임을 우리는 상기해야 합니다. (64면)




17. 삶에 곤란이 없으면 자만심이 넘치게 된다. 잘난 체하고 남의 어려운 사정을 모르게 된다. 마음이 사치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보왕삼매론은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고 일깨우고 있다. 또한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고 말한다. (70면)




18. 인간의 삶은 경제만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지금 너무 그런 일에만 치우치고 있다. (72면)




19. 인간의 행복은 큰 데 있지 않다. 지극히 사소하고, 일상적인, 조그만 데 있다. (74면)




20. 하나가 필요할 때는 하나만 가져야지 둘을 갖게 되면 그 하나마저 잃게 된다. (77면)




21. 노자는 도덕경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죄악 중에서도 탐욕보다 더 큰 죄악은 없고 재앙 중에서도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이 없으며, 허물 중에서도 욕망을 다 채우려는 것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 (77면)




22. 아마도 스님이 늘상 강조하고 스스로 실천해 온 것은 무소유한 삶의 지혜로움일 것이다. 물건이든 일이든 불필요한 것들로부터 가능한 한 멀어지라는 것, 그 대신 자기 자신의 존재와 한 걸음이라도 가까워지라는 것, 하나가 필요할 때 하나만 가져야지 둘을 가지면 그 하나마저도 잃게 된다는 것 ... (83면)




23. 그 도중에서 내가 깨달은 것은, 참된 스승은 우리에게 지식이든 에고든 무엇을 더 보태 주는 것이 아니라 현재 갖고 있는 것마저도 최대한으로 버리라고 요구한다는 점이다. (85면)




24. 미국의 철학자 마르쿠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풍요로운 감옥에 비유하고 있다. 감옥 속에 냉장고와 세탁기가 갖춰져 있고 텔레비전 수상기와 오디오가 놓여 있다.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은 자신이 그 감옥에 갇혀 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89면)




25. 소유물은 우리가 그것을 소유하는 이상으로 우리 자신을 소유해 버린다. 내가 무엇인가를 가졌을 때 그 물건에 의해 내가 가짐을 당하는 것이다. (95면)




26. 행복의 척도는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가에 있지 않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 있는가에 있다. 홀가분한 마음, 여기에 행복의 척도가 있다. 남보다 적게 갖고 있으면서도 그 단순과 검소함 속에서 삶의 기쁨과 순수성을 잃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삶을 살 줄 아는 사람이라는 말을 거듭 새겨 두기 바란다. (96면)




27.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97면)




28. ‘물 속의 물고기가 목말라 한다는 말을 듣고 나는 웃는다.’ (103면)




29. 정보와 지식은 선별해서 받아들여야 한다. 선별하지 않으면 정보와 지식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그러다 보면 내가 내 인생을 스스로 살지 못하고 다른 의지에 의해 삶이 끌려다닌다는 데 문제가 있다. (111면)




30. 말은 가능한 한 적게 해야 한다. 한 마디로 충분할 때는 두 마디는 피해야 한다. (113면)




31. 말이 적은 사람, 침묵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에게 신뢰가 간다. (113면)




32. 우리들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풍성하게 존재하는 데 있다. (119면)




33. 가치 있는 삶이란 의미를 채우는 삶이다. (124면)




34. ‘많이 듣는 것으로써 도를 사랑한다면 도는 끝내 얻기 어렵다. 뜻을 굳게 지켜 진리를 받들어 행함으로써 그 도는 크게 이루어진다.’ (사십이장경) (137면)




35. ‘진리는 하나인데 현자들은 여러 가지로 말한다.’ 기독교적인 사랑과 불교적인 자비는 사실 똑같은 것이다. 사랑은 가볍고 자비는 무거운 것이 아니다. 다만 그 문화적인 배경과 지역적인 특수성에서 다른 표현이 생겨난 것일 뿐이다. (143면)




36. 내가 그동안 법정 스님에게서 배운 중요한 한 가지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능하면 무엇이든 ‘하지 말라’는 것이다. 소유하지 말고, 남 앞에 나타나지 말고, 일을 벌이지 말라는 것이다. 그 대신 지금 이 순간 자기 자신의 존재를 소중히 느끼라는 것이다. (147면)




37. 중심이 잡히지 않을 때는 늘 흔들린다. 정서가 불안정하다는 것은 중심이 잡히지 않은 것이다. (154면)




38. 가끔은 옆구리에서 시장기 같은 외로움을 느껴야 자신의 존재에 더 많이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170면)




39. 지식은 기억으로부터 온다. 그러나 지혜는 명상으로부터 온다. 지식은 밖에서 오지만 지혜는 안에서 움튼다. (175면)




40. 스님은 자주 알베르 카뮈의 말을 인용한다. ‘우리들 생의 저녁에 이르면 우리는 이웃을 얼마나 사랑했는가를 두고 심판받을 것이다.’ 카뮈는 또 이렇게 말했다. ‘무엇이 우리의 삶을 증언해 줄 것인가. 우리의 작품인가. 철학인가. 아니다. 오직 사랑만이 우리의 존재를 증명해 줄 뿐이다.’ (191면)




41. 떠난다는 것은 소극적인 도피가 아니라, 보다 높은 이상을 위한 적극적인 추구이다. (217면)




42. 적게 버리면 적게 얻는다. 어중간하게 버리면 어중간하게 얻는다. 이것이 소유의 법칙이다. 아무 것도 갖지 않을 때 온 세상을 다 차지할 수 있다. 무엇인가를 가졌을 때 가진 것만큼 속박을 당한다. (222면)




43.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자.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살아야 한다.’ (232면)




44. 오늘날 학문하는 사람에게는 그러한 기상이 없다. 생각 자체가 삶의 기쁨이 되어야 하는데, 이 다음에 써먹기 위한 수단으로, 과정으로, 출세길을 위한 방편으로 학문을 하기 때문에 기상이나 기백이 돋아날 리 없다. (239면)




45. 그건 그렇고, 이 자리의 여러분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지금 내 말을 듣고 있는 그대는 어디 있는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2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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