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의 질서
미셸 푸코 지음, 이정우 옮김 / 서강대학교출판부 / 199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미셸 푸코, 담론의 질서 (이정우 옮김)

 

1. 나는 나의 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는 어떤 목소리 내가 말하게 모든 것을 미리 이중화시킴으로써 이미 오래 전부터 말을 목소리 존재하기를 바랐다: „계속해야 한다. 계속할 수가 없다 해도, 계속해야 한다. 말들이 존재하는 그만큼 그들을 말해야 한다. 그들이 나를 찾아내기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나에게 말하기에 이르기까지 그들을 말해야 한다. – 이상한 고통, 이상한 잘못이라 해도, 계속해야 한다. 그것은 아마도 이미 행해졌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아마도 나에게 이미 말했을 것이다. 그들은 아마도 이야기의 문턱에까지, 이야기에로 향하는 문앞까지 나를 이끌어 왔을 것이다. 문이 열린다면 나는 놀랄 것이다.“ (7)

 

2. 어떤 사회에서든 담론의 생산을 통제하고, 선별하고, 조직화하고 나아가 재분배하는 일련의 과정들 담론의 힘들과 위험들을 추방하고, 담론의 우연한 사건을 지배하고, 담론의 무거운, 위험한 물질성을 피해 가는 역할을 하는 과정들 존재한다. (10)

 

3. 배제의 외부적인 과정들: 금지, 분할과 배척, 진위의 대립유럽과 같은 사회에서, 우리는 배제의 과정들을 있다. 1) 가장 분명하면서도 또한 가장 친숙한 것은 금지이다. … 대상에 있어서의 금기, 상황에 있어서의 관례, 말하는 주체에 있어서의 특권적인 또는 배타적인 권리. … 이는 바로 성의 영역과 정치의 영역이다. 영역에서 담론이란 결코 성을 진정시키고 정치에 평화를 부여하는 투명한 또는 중성적인 요소가 아니다. 그들은 이들이 특권적인 방식으로 그들의 보다 위험한 힘들을 수행할 있도록 해주는 장소들 하나였던 것이다. 담론이 외관상 중요하지 않게 보이는 경우라 할지라도, 그에 부과되는 금지들은 욕구와 권력에 대한 그의 관계를 드러낸다. 그리고 이는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담론 예컨대 우리가 연구한 있었던 정신분석학 단지 욕구를 드러내는 (또는 숨기는) 존재인 것만이 아니라 욕구의 대상이 되는 존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곤 했듯이, 담론이란 단지 투쟁들이나 지배의 체계들을 번역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그를 위해, 그를 가지고서 싸우는 , 사람들이 탈취하고자 하는 권력이기 때문이다. (10, 11)

 

4. 우리의 사회에는 배제의 다른 원리가 존재한다. 그것은 분할과 배척이다. … 이들과 나란히 배제의 세번째 체계로서 진위의 대립을 고려하는 것은 위험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 그러나 세기가 지난 후에는 가장 고귀한 진리는 이제 이상 담론이 무엇인가에 또는 그것이 무엇을 하는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가에 있게 되었다. 진리가 언표행위의 의례화된, 효과적인, 적절한 실행으로부터 언표 자체로, 의미, 형태, 대상, 지시작용으로 이전되는 날이 것이다. … 그리고 진리에의 의지는, 배제의 다른 체계들에서처럼, 어떤 제도적 토대 위에 입각해 있다. (그리스의 산수, 과두제들의 기하학). (11/15)

 

5. 담론에 부과되는 세가지의 커다란 배제의 체계들 금지된 , 광기의 분할, 그리고 진리에의 의지 있어, 내가 중점적으로 다루어 왔던 것은 세번째의 것이었다. 오래 전부터 끊임없이 처음의 둘을 유도했던 것은 세번째의 것이었다 그것은 점차적으로 처음의 둘을, 그들을 수정하기 위해 그리고 정초하기 위해 포함하고자 했다. 다시 말해 처음의 둘이 진리에의 의지가 그들을 관통함에 따라 보다 약해지고 보다 불확실해지면, 진리에의 의지는 역으로 끊임없이 강화되었으며 보다 근본적인 것으로, 보다 필연적인 것으로 화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가장 주목했던 것도 의심할 없이 세번째의 것이었다. … 진리에의 의지에서 그리고 진적인 담론을 말하고자 하는 의지에서 작동하고 있는 것이 욕구와 권력이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형태의 필연성이 욕구로부터 풀려나고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게 진의 담론은 그를 관통하는 진리에의 의지를 깨닫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오래 전부터 부과되어 왔던 그러한 진리에의 의지는 그것이 원하는 진리가 그것을 은페하지 않을 없는 그러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풍요로움, 다산성, 부드러운 그리고 교활하게도 보편적인 힘이라 있을 그러한 진리만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역으로 놀라운 배제장치로서의 진리에의 의지를 비켜간다. 우리의 역사에서 진리가 금지를 정당화하고 광기를 정의하고자 하는 바로 그곳에서, 진리에의 의지를 드러내고 그를 진리에 대립시켜 다시 문제삼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 니체로부터 아르또, 바따이유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사람들 이제 우리에게 매일의 작업을 위한 기호들 (물론 불손한 기호들) 제공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16, 17)

 

6. 배제의 내부적인 과정들: 주석, 저자, 과목들 이미 오래 전부터, 법률적인 주석은 종교적인 주석과 크게 달랐다. , 하나의 유일하고 동일한 문학작품이 서로 크게 다른 담론적 유형들을 동시에 생겨나게 있다. … 주석은 반복과 동일성의 형태를 지니는 동일성의 놀이에 의해 담론의 우연을 제한해 왔다. 저자의 원리는 동일한 우연을 개별성과 자아의 형태를 지니는 동일성의 놀이에 의해 제한한다. … 하나의 과목이란 어떤 사물에 대해 참되게 말할 있는 모든 것들의 합계가 아니다. 그것은 또한 어떤 주어진 사물에 관해 정합성이나 체계성의 원리에 입각해 승인될 있는 모든 것들의 집합조차도 아니다. …  요컨대 하나의 명제가 과목에 속할 있으려면 그것은 복잡하고 무거운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다. 틀리다 또는 맞다고 말해질 있기 전에, 그것은 깡길렘이 말했듯이 맞는 안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 과목이란 담론의 생산에 대한 통제의 원리이다. 그것은 규칙들의 항구적인 재활성화의 형태를 지니는 동일성의 놀이에 의해 담론에 한계를 부여한다. 우리는 저자의 다산성 속에서, 주석들의 다수성 속에서, 과목의 전개 속에서 담론들의 창조를 위한 그만큼의 무한한 원천들을 보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또한 구속의 원리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들의 제한적이고 구속적인 기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들의 적극적이고 생산적인 역할을 설명할 없을 것이다. (18/26)

 

7. 어떤 시대의 담론에 속하는 어떤 주장이 맞는가 틀리는가를 판단할 있도록 해주는 일정한 평가의 틀이 존재한다. 새로운 이론들은 흔히 틀을 벗어나기 때문에 처음 세상에 나왔을 거부되곤 한다. 그러나 얼마 새로운 이론이 설득력을 인정받게 되면 이제 자체가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담론에서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푸코의 에피스테메와 어느 정도 유사한 개념이다. (7 각주, 24)

 

8. 문제는 그들의 작동 조건들을 규정하는 , 그들을 취하는 개인들에게 일련의 규칙들을 부과하는 ,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아무나 그들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말하는 주체들의 희박화이다. 아무도, 그가 어떤 조건들을 만족하지 못한다면 혹은 그가 처음부터 그러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담론의 질서 속으로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보다 정확히 말해, 담론의 여러 영역들은 동등하게 열려 있거나 접근 가능하지 않다. 어떤 것들은 강력하게 방어되어 있으며 (분화되어 있고 분화시키고 있으며), 다른 것들은 거의 모든 접근에 대해 열려 있고 각각의 말하는 주체에 제한 없이 개방되어 있다. (27)

 

9. 교환과 소통은 제한의 복잡한 체계들의 내부에서 기능하는 실증적인 형태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의심할 없이 체계들에 독립적으로 기능할 없는 것이다. (28)

 

10. 독트린은 개인들을 언표 행위의 어떤 유형들에 연결시켜 주며, 결과 다른 언표들은 금지된다. … 독트린은 이중적인 예속을 유발한다: 말하는 주체들의 담론에의 귀속 그리고 최소한의 잠재성으로서 담론들의 말하는 개인들의 집합에의 예속. (30)

 

11. 교육이 그것이 권리상으로는 우리 사회의 모든 개인들을 모든 유형의 담론들에 접근할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해도, 우리는 그것이 분배에서, 그것이 허락하는 것에서 그리고 금지하는 것에서 거리들, 대립들, 그리고 사회적 투쟁들에 의해 그어지는 선들을 따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교육의 모든 체계들은 점유하는 지식들, 권력들과 더불어 그들의 전유를 유지하고 수정하는 하나의 정치적인 수단인 것이다. (30)

 
 

담론의 질서 역자(이정우) 해설

 

1. 문화가 익숙해져 있는 존재론적 분절과는 전혀 다른 분절법과의 만남, 사물들을 전혀 낯선 방식으로 정렬하고 있는 낯선 공간과의 부딪침으로부터 야기되는 당혹감이 서술되어 있다. 하나의 존재론적 분절체계에서 다른 체계로 넘어가는 경계선, 하나의 동일자와 그에 대한 타자가 만나는 극한선상에서 푸코철학의 문제의식은 생성된다. (58)

 

2. 우리의 삶이 수많은 나눔의 체계로 되어 있는 복잡한 그물망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 그러나 이러한 나눔들이 모두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 그리고 많은 나눔들이 아래에 어떤 비객관적인 요소들의 작동을 함축하고 있다는 , 이것이 미셸 푸코의 기본적인 통찰이다. 푸코는 우리의 사회가 동일자와 타자들을 나누는 경계선들의 복잡한 체계로 되어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나눔의 체계 속에는 어떤 가치상의 문제가 언제나 섞여 들어간다. 푸코는 가치판단의 역할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삶의 어떤 존재론적 분절들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가, 존재론적 분절들은 어떤 가치판단의 역학 위에서 존립하고 있는 것인가를 드러내 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 푸코는 사유는 타자의 사유이다. 사회에서 나눔의 여러 체계들은 반드시 배제의 체계를 함유한다. 나눔의 이편과 저편에 존재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깊은 골이 드러우게 된다. 정상인과 광인의 나눔, 건강한 사람과 환자의 나눔, 반공주의자들과 용공 분자들의 나눔, 합법적인 사람들과 위험 인물들 또는 범죄자들의 나눔, 남자와 여자의 나눔, 성인과 어린이들의 나눔, 공직자와 일반인의 나눔 , 사회에 존재하는 각종의 나눔은 단순한 이론적인 문제가 아닌 평가의 문제이며 권력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나눔을 통해 스스로 정립하는 동일자와 나눔의 경계 바깥으로 밀려나는 타자가 대립하게 된다. 푸코는 광인, 환자, 과학으로 정립되지 못한 지식들, 범법자들, 여자들과 아이들 지금까지 철학적 담론에서 배제되어 왔던 타자들을 처음으로 철학의 문제 영역권으로 진입시킨 사람이다. 점에서 그의 철학은 타자의 철학이다. (59)

 

3. 그는 동일자의 바깥에서 사유한다. 레비-스트로스가 유럽 바깥에서 사유하는 것을 가르쳐준 이래, 푸코는 바깥의 사유를 가장 깊이있는 형태로 정립하고 있다. 결과, 그의 사유는 또한 극한의 사유라는 형태를 띄게 된다. … 푸코의 철학사적 공헌은 그가 타자의 문제에 대해 사유한 점에 있기보다는 문제를 프랑스 인식론의 엄밀한 메타과학적 개념틀을 통해 사유했다는 점에 있다. 푸코의 매력은 가장 비철학적이었던 대상을 가장 철학적인 개념틀을 통해 사유한다는 점에 있는 것이다. … 푸코는 다채롭게 전개되어 프랑스 인식론의 전통을 직계로 계승하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이러한 메타과학적 전통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았던 전혀 다른 새로운 대상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푸코의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 타자에 대한 그의 문제의식과 프랑스 인식론의 전통이라는 요소를 동시에 고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60)

 

4. 프랑스 인식론의 전통이라는 말이 함축하는 바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푸코의 경우에 그의 작업은 담론의 형성과 변환을 의미한다. 그에게 인식론이란 어떤 담론이 어떤 시대에 형성되고 역사 속에서 변환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 가능성의 조건들에 대한 탐구를 의미한다. 예컨대 푸코는 정신병리학이라는 담론이 어떠한 조건들 아래에서 성립되었으며 어떠한 변환을 겪었는가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앞에서 말한 타자에 대한 문제의식과 이제 말한 프랑스 인식론의 전통을 연결시킴으로써 푸코의 철학적 작업이 어떤 것인가를 정리해 있다. 푸코는 타자들에 관한 담론, 광인들을 다루는 정신병리학, 정신질환자들을 다루는 정신의학, 위험인물을 다루는 범죄학, 사회에 해로운 존재들을 다루는 사회학, 용공분자들을 다루는 정책학, 어린이들의 통제를 다루는 교육학 비판적 관점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이다. 푸코의 고고학과 계보학은 타자들에 대한 지식들을 다루는 담론들의 밑바탕에서 작동하고 있는 배제의 역할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62)

 

5. I. 푸코의 철학은 우리의 사유와 말과 행위의 밑바탕에서 무의식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나눔의 역학, 존재론적 분절을 문제삼고자 한다.

II. 사회의 나눔의 체계는 필연적으로 배제의 역학을 함축한다. 푸코는 배제의 역학을 통해 형성되는 타자들에 기본적인 초점을 맞춘다.

III. 푸코는 타자를 다루되 그를 프랑스 인식론의 전통에서, 담론의 형성과 변환을 가능하게 해주는 조건들을 탐구하는 프랑스의 메타과학적 전통에서 다루고자 한다.

IV. 요컨대 푸코는 타자들을 다루는 지식들을 가능하게 주는 조건들을 메타과학적으로 검토함으로써 밑바탕에서 작동하고 있는 나눔의 논리와 배제의 역학을 드러내고자 한다. (62, 63)

 

6. 광기의 역사: 이책은 나눔에 대한 푸코의 문제의식이 처음으로 명확하게 정식화된 책이며 푸코사유의 모든 맹아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책이다. 정상인과 광인의 나눔정상/비정상의 나눔이 어떠한 토대 위에서 이루어진 것인가, 그리고 나눔은 어떠한 역사적 변천을 겪어왔는가를 드러낸다. … 광기란 언제나 이성이 아닌 것으로 정의그리고 시대에 따라 이성과 합리성이 다르게 정의된다면, 그에 따라 광기는 합리성이 아닌 것으로서 정의광기는 결코 자체로 정의된 적이 없다. 그것은 언제난 합리성의 반대 급부로서 정의되어온 것이다. 사회의 정립은 그의 반정립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어떤 것의 동일성이 정립되기 위해서는 동일성이 아닌 , 타자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의 동일성은 동일성이 아닌 것이 아닌 으로 정의되곤 한다. 다시 말해서 동일자가 자신의 동일성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아닌 것을 상정해 놓고서 타자에 스스로를 대립시킴으로써 자신의 동일성을 정립하는 것이다. 모든 문화는 이러한 자신의 거울 부정의 부정을 매개로 해서 스스로의 동일성을 비추어주는 거울 요구한다. 예컨대 중세의 나환자가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을 , 다시 말해 중세의 동일성을 가능하게 해주었던 타자가 소멸되기 시작했을 역할을 대신할 하나의 희생양이 요구되었던 것이다. … 광기의 역사에서 주목해볼 두번째 요소는 고전시대의 대감호가 지니는 본질적인 의미에 대한 규정이다. (63 이하)

 

7. 그에 따르면, 근대 휴머니즘은 지식으로 보다 정교하게 무장한 권력이 광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다루기 위해 만들어낸 하나의 합리성에 불과하다. 19세기 이후의 부르주아 사회는 실증적인 지식들을 사용해 이제는 광인의 육체가 아닌 그의 내면을 지배하고자 했던 것이다. 19세기 이후의 휴머니즘은 서구 사회에서 작동하고 있었던 나눔의 소멸이 아니라 단지 하나의 나눔의 도래일 뿐이다. 그래서 푸코는 역사에 대한 변증법적인 목적론을 거부하고 19세기초에 발생했던 불연속을 자체로서 기술하고자 했다. (68)

 

8. 당시 오귀스트 꽁트에 의해 수립되었던 실증주의는 사회를 통제하고자 부르주아 권력에 자연스럽게 편입되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정신병리학, 정신의학 들이 체계화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현대적인 의미의 광기가 다시 규정되었던 것이다. (70)

 

9. 푸코는 특히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대해 흥미로운 비판을 행하고 있다. 우선 프로이트는 때까지 자연과학의 그늘로부터 벗어나고 있지 못하던 정신분석학을 인간과학으로 만들었다. … 어떤 의미를 드러낼 있는 언어적 차원으로 이행시켰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신분석학은 인간의 내면으로부터 어떤 비밀을 이끌어낼 있는 기법으로 전환하게 된다. … 이러한 프로이트의 기법을 과학적인 발전이라고 보는 것은 매우 소박한 것이다. 프로이트의 진정한 천재성은 서구 사회에 깊숙이 내재해 있던 기독교적인 기법, 고백 통해 인간의 내면에 깊숙히 은폐되어 있던 내밀한 속내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기법의 창안에 있었다. … 그래서 정신분석자는 의사이기 이전에 현대의 사제요, 과학자이기 이전에 현대의 목사인 것이다. (72)

 

10. „광기의 역사 지나치게 방만한 내용을 지니고 있다고 있겠지만 또한 푸코의 매력이 복합적으로 표출되어 있는 책이기도 하다. 속에는 푸코가 후일 전개할 지식의 고고학 (임상의학의 탄생, 말과 사물, 지식의 고고학), 권력의 계보학(감시와 처벌, 성의 역사 1: 지식에의 의지), 그리고 주체의 해석학 (성의 역사 2: 쾌락의 선용, 성의 역사 3: 자기에의 배려) 모두 미분화된 들어있다. 그런 점에서 책은 푸코를 이해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읽어야 저작이라고 있다. (72, 73)

 

11. „광기의 역사이후 푸코는 본격적인 인식론적 작업에 착수한다. 이는 광기의 역사 학위논문으로 제출되었을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었던 깡길렘과의 만남이 결정적인 단초가 되었거니와, 푸코는 광기의 역사에서만 해도 아직 벗어나지 못했던 주체철학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프랑스 메타과학적 전통의 연장선상에서 본격적인 인식론적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프랑스의 철학전통은 메타과학적 전통이다. 프랑스 철학은 언제나 세계에 대한 구체적인 실증과학적 탐구들의 연장선 상에서 성립한다. 개인적인 사변이나 형식적이고 일반론적인 논의는 프랑스 철학 전통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프랑스 철학 전통은 세계의 모든 영역들을 사변적인 수준에서 총체적으로 논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특정 영역에 대한 실증적인 탐구를 전제하고서 바탕 위에서 매우 구체적인 문제들을 논하는 것이다. (74)

 

12. 이러한 메타과학적 작업들에는 대체적으로 세가지 유형이 있다고 있다. 첫번째 유형은 어떤 특정한 영역에 대한 실증과학적인 탐구를 하고서 내용을 보다 발전시켜 그와 관련되는 철학적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유형이다. (74)

 

13. 꽁트 이후 프랑스의 인식론은 1) 과학이나 이성을 하나의 전체로서 다루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영역들로 나누어서, 2) 사변적이고 추상적인 논의가 아니라 과학들의 구체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3) 정태적인 논리적 구조가 아니라 과학들이 실제 전개되어 과정을 가지고서 철학적 논의를 전개하는 전통이 확립되었던 것이다. (77).

 

14. 푸코는 어떤 시대에 담론이 또는 담론들이 어떤 조건들을 바탕으로 형성되었고 이들이 시대가 바뀜에 따라 어떻게 변환되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푸코의 인식론은 담론의 형성(formation) 변환(transformation) 분석한다. 다시 말해 푸코는 담론의 또는 여러 담론들의 형성과 변환을 가능하게 해준 가능성의 조건들을 탐구하는 선험철학이다. (77)

 

15. 프랑스의 철학은 항상 어떤 구체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씨름하는 것이지 일반적인 철학적 입장이나 어떤 주의를 만들어 여러 대상들을 관점을 일관되게 해석하는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이러한 방식은 어떤 면에서 대상에게 관념적 폭력을 가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철학에서는 단지 어떤 구체적인 문제들이 있고 문제들을 철학적으로 접근하기 이전에 우선 실증적인 접근을 해야 하며 메타적인 접근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79)

 

16. 1. „인식론적 활동과 문턱은 인식들의 무한한 축적을 의심하고 글들의 느린 성숙을 잘라버림으로써 그들을 새로운 시간 속으로 들어가게 했으며 (과학사의 불연속)“

바슐라르에 따르면, 과학사의 가장 의미심장한 순간들은 항상 불연속적인 순간들이다. 라브오지에 등의 예에서 알수 있듯이, 과학사란 때까지의 이론체계와 모순되는 전혀 새로운 발상에 의해 (인식론적 활동) 그때까지 넘을 넘지 못했던 어떤 단계 (인식론적 문턱) 넘어섬으로써 비약적으로 이룩되는 것이다.

2. „인식들을 그들의 경험적인 시험과 최초의 동기로부터 절단시켰으며 (인식론적 단절)“

바슈라르는 진정한 과학적 인식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익숙해져 있는 관념으로부터, 우리의 의식에 강하게 새겨져 있는 세계에 대한 원초적인 이마주로부터 단절되었을 비로소 성립한다고 말한다. 갈릴레오의 역학은 우리의 상식에 부합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관을 버림으로써 성립되었으며, 라브와지에의 화학은 무엇인가가 연소된다는 것은 무엇인가가 달아나는 것이라는 지극히 당연해 보이는 이마주로부터 탈출했을 성립될 있었으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우리의 상식적인 시공간론을 전복시킴으로써 가능했던 것이다. 이러한 인식론적 단절의 개념은 현대 인식론의 기본적인 개념이 되었다.

3. „인식들을 그들의 상상적인 공모성들로부터 정화시켰다 (전과학적 정신의 정신분석)“

바슐라르는 위와 같은 인식론적 단절에 근거하여, 우리의 의식 속에 강한 이마주로 형성되어 인식의 진보를 방해하는 요소들을 인식론적 장애물들이라고 부른다. … 넓게 보아 바슐라르의 철학적 공헌은 베르크손의 연속의 철학을 극복하고 현대적인 형태의 불연속의 철학을 수립했다는 점이다. (80 이하)

 

17. … 따라서 이들 (활동과 문턱) 역사적인 분석에 말없는 시작의 탐구나 최초의 선구자들의 끝없는 회귀라는 과제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유형의 합리성과 그의 다양한 결과들에 대한 지표화라는 과제를 부여하는 것이다. (20)

 

18. 바슐라르 Gaston Bachelard 의해 기술된 인식론적 활동과 문턱…., 개념들의 변위와 변환, 과학사의 미시적 층위와 거시적 층위, 반복적 재분배: 깡길렘Georges Canguilheim 분석이 모델을 제공할 있다.

미셸 푸코, 지식의 고고학 (이정우 옮김), 19쪽이하.

미셸 푸코, 담론의 질서 (이정우 옮김), 80 이하(역자해설).

 

19. 알튀세에게 주된 인식론적 장애물이란 이데올로기이며 이데올로기와 과학의 양분법이 그의 저작들에 관류되어 있다. 그러나 뒤에 보겠지만 푸코는 이러한 이분법을 거부하고 있다. (86)

 

20. 쎄르는 프랑스 인식론의 전통인 국지적인 연구를 넘어서서 그러한 연구들 사이에 소통의 망을 수립하고자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프랑스 철학이 배제하는 총체성의 이념을 긍정적으로 재수립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총체성이란 a1, a2, a3 … A 지양되는 헤겔적 총체성이 아니라 이들 사이에 그리고 수립하는 , a1 그리고 a2 그리고 a3… 수립하는 소통과 공존의 총체성인 것이다. (86).

 

21. I. 인식주체가 인식대상을 이러저러한 식으로 표상할 이러한 과정은 아무렇게나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과정은 인식주체들이 무의식적으로 따르는 어떤 일정한 방식에 입각해 일어난다. 이러한 과정은 과정을 가능하게 해주는 어떤 가능성의 조건들에 따라서 일어난다. 고고학이란 이러한 가능성의 조건들, 선험적 조건들을 드러내는 작업이다.

II. 이러한 가능성의 조건은 측면을 지닌다. 하나는 인식이 일어나는 언어적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인식이 일어나는 배경, 사회적 조건이다. 인식의 가능성의 조건들 중에서 특히 결정적인 것은 바로 인식에 내재적인 언어적 조건들과 인식에 외재적인 사회적 조건들의 관계맺음의 양태이다. 그래서 고고학은 이러한 언어적 조건과 사회적 조건들이 만나는 극한, 경계선 상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고고학은 인식을 내재적으로만 다루는 전통적인 인식론과도 인식을 외재적으로 다루는 맑스주의, 뒤르케임의 사회학, 지식사회학 등과도 다르다.

III. 그런데 이러한 가능성의 조건들은 문제되고 있는 담론이 무엇인가에 따라 공간적으로 다르며 인식이 발생하고 있는 시대가 언제인가에 따라 시간적으로 다르다. 인식의 가능성의 조건은 공간적, 시간적 경우들에 따라 변환한다. 어떤 담론에서, 어떤 시대에 이러한 가능성의 조건들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공간적, 시간적 변화에 따라 이러한 조건들이 어떻게 변환되었는가를 드러내는 , 이것이 고고학의 목적이다 (공간과 시간에 따른 담론 가능성의 형성과 변환).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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