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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하느님
권정생 지음 / 녹색평론사 / 1996년 12월
평점 :
절판
1. 그의 시선은 언제나 약자들의 운명으로 향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약자들을 보는 그의 눈은 외부로부터가 아니라 안으로부터였다. 그러기에 그는 현실에서 끝없이 억압받고, 상처받는 약자들의 처지 때문에 분노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면서도, 동시에 풀뿌리 민중이 그러한 핍박 속에서도 서로 보살피고 상부상조하는 인간적인 유대 가운데서 삶의 근원적인 행복과 기쁨을 누리는 것을 주목할 수 있었다. (김종철, 7면)
2. 결국 따지고 보면 우리가 알맞게 살아갈 하루치 생활비 외에 넘치게 쓰는 것은 모두 부당한 것입니다. 내 몫의 이상을 쓰는 것은 벌써 남의 것을 빼앗는 행위니까요. (10면)
3. 한 20여년 전, 친구한테 얘기했던 게 생각난다. 내용은 내가 만약 교회를 세운다면, 뾰족탑에 십자가도 없애고 우리 정서에 맞는 오두막 같은 집을 집겠다. (22면)
4. 어쨌든 교회는 70년대에 들면서 갑자기 권위주의, 물질만능주의, 거기다 신비주의까지 밀려와서 인간상실의 역할을 단단히 했다. 조용히 가슴으로 하던 기도는 큰 소리로 미친 듯이 떠들어야 했고, 장로와 집사는 직분이 아니라 명예가 되고 계급이 되고 권력이 되었다. (24면)
5. 함께 일하지 않고는 일주일 계속 책상머리에 앉아 설교준비를 해도 고통받는 사람들엑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설교를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과부 사정은 동무과부만이 안다. 일하지 않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른다. 일주일 동안 일을 하고 나면 주일날 그야말로 넘치도록 충만한 설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면서 시간 있는 대로 한적한 곳에 가서 기도하면 구태여 40일간 금식기도를 안해도 영혼의 양식을 구비할 수 있다. (41면)
6. 가장 겸손한 삶은 이웃과 함께 일하며 살아가는 것뿐이다. (42면)
7. 예수는 종의 몸으로 이 세상에 오셨다. 거지와 친구가 되자면 거지가 되어야 하고, 과부 사정은 동부과부가 가장 잘 안다. 훌륭한 사람이란 바로 상대와 가장 가깝게 사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 상대는 바로 억울하게 고통당하고 있는 나의 이웃들이다. (52면)
8. 이 세상에서 진정 공생의 길을 찾고 평화로운 삶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모두가 참된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이다. 그것은 그 누구나 그 무엇을 위함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이다. 우리의 모습이 본래부터 하느님이었는데 세삼스레 하느님이 되려고 하는 노력은 가장 우둔한 짓이다. 가장 사람다운 삶과 모습이 바로 하느님의 모습이다. (60면)
9. 결국 이웃돕기는 같은 가난한 사람들끼리 아껴 쓰며 나누는 길뿐이다. (62면)
10. 말의 낭비나 돈의 낭비는 거짓을 갖추려는 인간의 권위와 허영에서 비롯된 것이다. 똑같은 음식도 단돈 천원에 사먹는 것보다 만원에 사서 먹으면 위대한 장부가 된 것처럼 착각에 빠지는 것이 인간이다. 아무리 위대해 봤자 인간은 결국 졸장부밖에 되지 못한다. (75면)
11. 진정한 혁명은 자신의 삶이 바로 서야 한다. (1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