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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의 원칙 - 위험사회, 자유냐 안전이냐
볼프강 조프스키 지음, 이한우 옮김 / 푸른숲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1. 재난은 종종 사람을 더 영리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더 선하게 하지는 못한다. 재난에서 인류의 도덕적인 진보를 찾아보기란 어려운 일이다. (24면)
2. 재앙은 모든 것을 박살내고 위험은 아직 드러나 있지 않다. 재앙은 압도하는 현실인 반면, 위험은 그저 미래에 닥칠지도 모를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다. (29면)
3. 얼마든지 예측가능한 위험에 대한 책임은 일을 당한 뒤 어떤 행동을 취했느냐가 아니라, 예방 조치 마련에 태만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결정된다. (30면)
4. 모험이라면 사정이 좀 달라진다. 위험은 어쩔 수 없이 그 안으로 휘말려 들어가는 것인 반면, 모험은 스스로 원해서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30면)
5. 모험이란 앞으로 자신에게 생길지도 모르는 손해의 요인들을 기꺼히 감내하겠다는 행위이다. (31면)
6. 위험이 없는 곳에는 모험도 없다. 하지만 모든 위험이 다 모험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모험이란 의도적인 위험 부담에서 나오는 것이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그 행위자에게 있다. (31면)
7. 모험적인 행위에는 대개 그것이 야기할 수 있는 폭발적인 작용에 대한 무지가 깔려 있다. 그것은 그 영향력에 함께 있게 될 제3자들에게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모험을 시도할 때에는 장점만을 내세운다. (32면)
8. 미래를 모른다는 사실만이 결단을 결단이게 한다. 미래를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결단이 필요하고, 모험이 불가피한 것이다. (32, 33면)
9. 불확실함을 다룬다는 것은 합리적인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다. 인간의 지각은 사태가 아니라 내면의 균형을 찾으려는 정서적 노력에 좌우된다. (42면)
10. 모험 속에서 하는 계산은 결코 이성의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 어떤 결정이 끝까지 합리성을 유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모험 자체가 그때그때의 결정이나 결단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43면)
11. 인간 행동의 추진력은 정교한 계산이 아니라 장차 일어날 일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를 따른다. (44면)
12. 하지만 이제 악천후, 홍수, 기근, 전쟁 등은 인간의 손에서 나온 불행으로 인식되고 있다. 인간은 처음부터 위험한 세계에 살았다. 다만 스스로 세계의 지배자로 등극하고 나서야 그 모든 불행을 자기 탓으로 돌릴 수 있었고, 홀로 불안과 싸울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47면)
13. 불안은 불확실성을 높이고, 불확실성은 다시 불안을 낳는다. 일상생활의 기반은 취약해진다. 불안이 일상을 지배하면 삶이 지금까지처럼 진행되리라는 믿음이 사라진다. (52면)
14. 위험은 파악하기도 힘들지만 극복하기는 더 힘들다. 위험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경계심은 사라지고, 의식은 탁해지며, 기분은 밑바닥으로 가라앉는다. 그렇게 불안은 자신감을 갉아먹는다. 영혼과 정신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불확실성은 결코 지식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생활 감정이나 기분 혹은 정서와 관련된 것이다. (53면)
15. 부정적인 기분이 지닌 아주 섬뜩한 힘은 그것을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에서 나온다. ... 걱정은 그의 느낌이나 감각, 지각을 지배하고, 행동에 제약을 가하며, 생활 속에서 가위눌림 같은 것이 된다. (54면)
16. 세계의 탈주술화(즉 근대화)는 위험을 모험으로 바꿔놓았을 뿐만 아니라, 불확실성의 범위도 극대화했다. (55면)
17. 안전을 향한 동경이 사회에 확산되는 순간 입증의 의무는 정반대 쪽에 부과된다. ... 그 대신 새로운 것에 대해서는 그것의 무해함이 결정적으로 입증되지 않는 한 즉시 위협으로 간주한다. (56면)
18. 불안과 공포를 넘어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시간뿐일 때가 있다. 재앙의 시나리오는 그것이 최종적으로 반박될 때까지 여러 해 동안 사회 분위기를 암울하게 만든다. 용기라는 덕목은 대단히 신속하게 발휘된다. (59면)
19. 경제생활을 지배하는 것은 경쟁이나 위험이 아니라 안전이 된다. (62면)
20. 모험에서 오는 만족감은 운명을 걸어야 얻을 수 있다. (66면)
21. 이런 불안과 소심함이야말로 보험사업의 자양분이다. (73면)
22. 보험증서를 갖게 되면 사고와 불안에서 해방된다. 그리고 더 큰 위험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 뒤에서 보험이 든든하게 받쳐준다면 기꺼이 온갖 불행에 맞선다. (75면)
23. 그러나 수명이 점점 늘어나고 노인 수가 많아지면서 사회보험은 새로운 불확실성과 불의의 원천이 되었다. (79면)
24. 인간은 서로를 만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생각을 내던질 때 생기는 그림자를 만난다. 끊임없이 서로에게 비춰진다. 사회적 교류에는 서로에 대한 허상이나 진단 혹은 환상이 끊임없이 오간다. (88면)
25. 사람들은 이 같은 관계의 불가측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쓴다. 공식적인 만남이나 관계를 적게 가져 정보에 대한 욕구를 줄이고, 개인적으로 두터운 친분을 쌓는 상황을 가능한 한 제한하며, 지켜야 할 규칙이나 꼭 필요한 지식만으로 만족한다. (89면)
26. 사회적인 역할 모델은 규범을 통해 지탱된다. ... 규범은 법정의 판결이나 정치권의 결정이 아니라 반복되는 실행을 통해서 효력을 발휘한다. ... 규범은 사회의 정상성을 유지하며, 정상성의 실천은 사회 규범을 만들어내고 강화한다. (90, 91면)
27. 사회적 위험은 신뢰를 통해 절반쯤은 안전한 토대를 확보하며, 불명료한 것들은 우선적으로 배제된다. 미래는 더 이상 위험의 원천이 아니라 현제의 통제 가능한 진보로 받아들여진다. 신뢰는 모든 것이 단번에 바뀌지는 않을 거라는 기대를 높여준다. 신뢰는 일상생활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95면)
28. 거리 두기 혹은 낯설어하기는 별로 내키지 않는 사람의 접근을 막아준다. 따라서 자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신뢰감을 얼마나 줄 것인가를 잘 계산해야 한다. (99면)
29. 승리만을 목표로 하고 패배를 피할 길은 염두에 두지 않는 전략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110, 130면)
30. 이따금씩 파산을 겪으면서 시장은 정화되고 사람들은 이성을 되찾는다. 그들은 서둘러 큰 부를 이루려 했던 꿈이 냉혹한 현실의 땅으로 되돌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113면)
31. 은행의 사업이란 바로 예금과 인출의 기간 차, 즉 시간을 사고파는 일이다. (124면)
32. 아침에 예상했던 대로 거래가 끝나는 날은 단 하루도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126면)
33. 모든 정보가 다 가격 형성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127면)
34. 이념이 현실에서 힘을 가지려면 선포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구속력과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219면)
35. 사전 대비의 정치는 위험한 자유보다는 장래의 안전 확보를 중시한다. 자유가 어느 정도 신뢰할 만한 기반을 확보한다면, 그런 정치의 대차대조표는 흑자 쪽이다. 자유의 축소에 비례해 위험도 줄어든다면 균형을 갖춘 정치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온갖 조처에도 불구하고 안전은 확보되지 않고 자유만 파괴된다면, 그 대차대조표는 적자다. 이것이 바로 최후의 재앙 시나리오다. 그리고 그런 일은 오늘날 현대인이 믿고 싶어 하는 것보다 훨씬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자유를 보장하는 제도들이 크게 손상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24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