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
베율 리서치 / 베율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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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목차가 책의 내용과 전혀 다른 목차이고 책이 너무 짧고 일반적인 이야기만 쓰여있음. 뒤쪽에 성공한 AI 목록 정도는 쓸만한데 구글 서칭보다 특별히 더 나은 수준을 기대하기 어려움. 책의 깊이를 봤을 때 진짜 이 내용들이 현재 AI 신약 개발 상의 전반을 잘 반영했을지 확신하기도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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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문제, 하나의 해답 - 자꾸만 행복을 미루는 당신에게
문요한 지음 / 북하우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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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그 해답을 단 번에 말해준다.

 

"자신을 인정하는 것."

 

예전부터 받아들임을 다룬 정식의학서가 몇 권 출간되긴 했었지만, 바로 이 문제만을 집중적으로 다룬 책은 내가 알기로는 거의 처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받아들인다"라는 말은, 쉽게 이해되는 표현이지만 사실 엄청난 중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 받아들인다는 것이 문맥 상, "모든 것을 포기하고 체념하듯" 받아들이는 것인지, "삶이 원래 고통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라는 것인지, 범주가 명확하지 않다.

 

실제로 받아들임에 대한 유사한 책이 몇 권 있었다. 특정 나이가 지나면 우리는 유년기의 이상과 결별하고 현실의 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꽤나 비장하고 체념적인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었다. 내 친구는 심지어 그 책을 보고 울기도 했다. 당시에는, 해당 책의 저자가 남들이 하지 못한 말을 솔직하게 해준 것 같았다. 나역시, 유년기의 꿈꾸던 내가 아니었으므로 그 책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아주 잠시 뭉클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의문이 들었다. 과거의 꿈과 결별하는 것이 사람이라면 당연한 것이고, 또 그것이 보편적인 삶의 성장의례라면 참으로 비관적인 인생관이지 않은가? 나는 그저, 가끔 좌절도 실패도 하지만 거기서 꿈이 종말을 맞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그저 변화할 뿐이다.

 

그렇게 반항심을 키워가고 있을 때, 공교롭게도 아예 정면으로 "받아들임"만을 책 한권으로 다룬 책을 서점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저자는 현실을 받아들이라는 말로 운을 떼지 않는다. 그의 받아들임은 현실에 대한 체념이 아니고, 자기 자신을 찾아가라는 선인의 말씀과 닿아 있다. 즉, 근본적 해답으로 방향키를 돌리게 한다. 매우 발전적이다.

 

따지고 보면, 모든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주장 역시, 이 문제로 귀결된다. 나 자신이 누구인가? 왜 저자가 책 제목을 "천개의 문제, 하나의 해답"이라고 했는지 알 것 같다. 그 해답은, 저자가 정신과 의사이기 때문에 찾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니고 그저 인간으로서 얻을 수 있는 단 하나의 해답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성실하고 친절하다. 해박한 지식을 통해 삶의 문제를 그리 어렵지 않게 다루고 있다. 다양한 인용구와 연구 사례를 충실하게 알려주어 의견을 뒷받침하고, 동시에 읽을 거리를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때문에 스토리북이 아닌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큰 미덕 중 하나이다.

 

책의 표지 디자인도 의미심장하다. 잘 다듬어진 건장한 나무들이 줄을 잘 맞춰서 일렬로 서있다. 그리고 그 정원의 마지막에는 배열을 이탈한, 작고 아무렇게나 놓인 나무 한그루가 있다. 새들은 바로 이 나무의 가지로 날아든다. 가치의 지향을 의미하는 것이겠지만,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가지를 모두 쳐낸 나무에는 새가 살 수 없다. 완벽하지 않은 나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를 가꾸어갈 때, 생명이 살아 숨쉬는 나무가 될 수 있다.

 

문요한의 <천 개의 문제, 하나의 해답>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이 필요한 독자들에게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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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노먼 베쑨 역사 인물 찾기 1
테드 알렌 지음, 천희상 옮김 / 실천문학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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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원으로 살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정신 중의 하나이다. 특히 의학도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

노먼 베쑨이 슈바이처만큼 대중적이지 못한 것은 베쑨 관련 서적이 금서였기 때문이다.(베쑨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공산당에 입당했다.) 그러나 편견을 버리고 그의 역사와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의료분야에 대한 사회주의적 대안에 통감하게 된다. 내가 현대 사회의 모순, 부조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을(예. 가장 아픈 사람들은 바로 가장 가난한 사람) 배쑨이 그대로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사람을 살리려는 열망에 사로잡혀 위대한 의사가 된 배경에는 드라마틱한 전환점이 있다. 베쑨 자신이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였다가 의식있는 의사가 개발한 새로운 수술법 때문에 극적으로 살아났기 때문이다. 의대열풍이 불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의사들이 영리보다 사명을 우선하기 위해서는, 베쑨처럼 죽음을 직시하여 '삶의 주인으로서 사는 인생'을 깨닫게 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한 간접경험은 그래서 매우 소중하다.

한개의 폐로 100인의 일을 해낸 사람. 노먼 베쑨.
그의 삶은, 무기력함, 가치에 대한 회의, 부질없는 영욕의 추구를 부끄럽게 만든다. 여러가지 스타일의 삶이 있고 각기 나름대로 가치도 있겠으나, 베쑨의 삶처럼 (사람을 살리기 위해 뛰어난 의사가 되고, 유서를 쓴 후 스페인 전장에 뛰어들고, 중국의 전선에서 병사들을 치료하다 패혈증으로 운명하는) 삶의 질과 쾌락을 좇는 방식에서 탈피하여 자기 발화로 승화된 인생이 내겐 더 쿨해 보인다.

가장 감동적이고 인상적이었던 구절은, 베쑨이 임종의 순간에 보기 원했던 그 종이 쪼가리에 쓴 글이다.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투철한 이들에겐 공산주의 요악본처럼 느껴질 수 있겠으나, 그 것은 현대 사회가 풀어야할 숙제 목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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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기술
조승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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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엄청난 논리적 비약.
2.자료 수집이 치밀하지 못함. 그에 따른 근거없는 주관.
3.허약한 정보. 구매력 없음.

이 것이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단지 자신의 커리어에 '베스트 셀러 작가'라는 이름 하나를 더 붙이기 위해서 이런 책(교육 열풍이 거센 한국에서 '사고기술', '공부기술' 따위의 제목으로 독자를 현혹시켜 많이 팔릴 수 밖에 없는.)을 썼다.
자신은 철저하게 사대주의에 물들어 있으면서 정작 한국의 교육열기를 이용해 이런 이득을 갈취하는 모습에 심히 화가 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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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카프카 (상)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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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글은 일단 열라리 조잡한 언어의 유희다. <카라마조프 형제들>과 같은 총합소설같은 거라는데, 이건 자기 글의 조잡함을 위한 변명같이 보인다. 총합이란 두가지 종류로 결단날 수 있다. 조가리들을 기워서 만든 아름다운 보자기(보자기를 위한 목적성을 토대로 조가리들을 모았기 때문에 보자기가 되는 것.), 그렇지 않은 것들의 모음 = 쓰레기. 해변의 카프카는 삶에 대한 통찰이 집대성되었다기 보다는 하루키 일기장의 사념들의 무기적 집합이다.

일단 이런 생각으로 하루키가 나르시즘에 빠져 자신의 글에 처발라 놓은 문학적 우월감을 걷어내고 다시 글을 보면, 그 인물들의 아이러니가 보인다.

다무라 카프카 - 15살에 아버지의 예언을 피해 가출하고 생각하는 게 15살 수준이 아닌 비정상적인 15살 소년. 가출 후에도 별 어려움 없이 도와줄 사람들이 속속 나타나 다 도와주기 때문에 기본적 생활에서 어려움이란 전혀 겪지 않는다.

카프카의 아버지 - 자기 자식에게 저주스러운 예언을 내리는 아버지.

오시마 - 정규교육을 받지 않고, 집에서 놀다가 얼떨결에 도서관 사서를 하면서 또 돈은 어디서 났는지 쌔끈한 스포츠카를 몰고 매일 옷이 바뀌는 사서.

사에키 - 20살 쯤에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50이 넘을때까지 막 살았다고 하는 여자. 자기 자식을 언젠가 잃을까봐 두려웠다는 핑계로, 남편과 자식을 버렸다고 추정되는 여자. 그렇게 삶이 파란만장했다고 주위에서 추켜?세워주지만 정작 자신은 부잣집 딸에 레코드 인세비로 넉넉하게 사는 여자. 15세때쯤부터 사랑하는 남자와 관계하고 50세가 넘어서 15세 남자와 자지만 끝까지 우아한 일본식 여자.=_= 도서관 관장이며 매일 글을 쓰는데 알고 보니 책을 쓰는게 아니라, 자기 과거 일을 쭉 썼던 것인, 과거에 잡혀사는 여자.

고양이와 말을 하고, 끝까지 뭔놈인지 확언을 안준 조니 워커, KFC 할아버지 등의 “소설같은” 허구들은 결코 비판할 생각 없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모티프를 둔 근친상간을 반윤리적이라고 욕하는 것도 아니요, 오시마 상의 유별난 점들도 안거슬린다. 하루키가 “이 세계는 모두 메타포로 이루어져 있어.”라고 말하며, 이 모든 희한한 설정을 무마시켜놨기 때문이다.=_=

나는 다만 그 들의 설정이 “우스울” 뿐이다. 하루키가 오시마의 입을 빌려서 말하는 “관용과 상상력이 풍부한 족속”이란 이상을 내세우기엔 이 인물들은 지나치게 비판없이 이상화되어 있다. 그 들은 도서관에서 주둔하며 책의 지식으로 완전 무장되어 있다. 그러나 무릉도원에 사는 산신령들처럼 그 들의 삶의 조건은 무척 안락하다. 단지 책이나 보고 운동이나 하고 꿈이나 꿀 뿐이다. 치열한 삶이 결여된 것은 하루키가 그러한 삶을 모르기 때문인가? 카프카가 터프하다는 말은 그래서 굉장히 부조리하게 들린다. 모래 소용돌이도 서퍼를 잡아먹는 토일릿 볼도 이 책에는 관념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하루키가 그렇게 강조한) 메타포와 상징들.
그것들이야 말로 그가 말한 “속알맹이 없는” 것들이다. 은유와 상징이란 분명 자유로운 것이지만 공감을 자아낼 수 없는 것은 그 것들이 속알맹이와 따로놀거나 아예 알맹이가 없기 때문이다. <유산가>에서 난데없이 기러기 구슬피 울고 가는 것처럼 하루키가 자기의 대작의 질을 높이기 위해 남발한 메타포와 상징들은 부자연스럽다. 이런 방식은 사기에 가깝다. 메타포니 상징을 남발함으로써(마지막 결론까지도 “사는게 뭐냐?” “바람소리를 듣는거야.”=_=라고 말하는) 여러 가지 해석을 유도하고, 그래서 가장 훌륭한 해몽?에 상을 줌으로써 하여간 대작의 반열에 오르겠다는 것처럼 보인다. 누구에게나 다 맞는 점풀이가 가장 훌륭한 점풀이로 등극하는 것처럼.

결론적으로, 하루키는 내 생각에 시대가 낳은 가짜다. 얼짱 신드롬이 생겨서 뜨는 얼짱들이 실제로 최고의 얼짱은 아닌 것처럼, 입소문이 실력을 만든 이 시대의 살리에르다. 카프카가 세상 끝까지 갔다고는 하나, 내 가슴엔 표피에도 와닫지 않는 것은 정말로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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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haGreen 2004-08-11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갑니다. 하루키가 이야기하는 메타포에 대한 지적이 날카로우시군요. 다만, 하루키는 묘사 능력이라든지 단편적인 삶의 통찰력은 뛰어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