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노먼 베쑨 역사 인물 찾기 1
테드 알렌 지음, 천희상 옮김 / 실천문학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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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원으로 살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정신 중의 하나이다. 특히 의학도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

노먼 베쑨이 슈바이처만큼 대중적이지 못한 것은 베쑨 관련 서적이 금서였기 때문이다.(베쑨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공산당에 입당했다.) 그러나 편견을 버리고 그의 역사와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의료분야에 대한 사회주의적 대안에 통감하게 된다. 내가 현대 사회의 모순, 부조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을(예. 가장 아픈 사람들은 바로 가장 가난한 사람) 배쑨이 그대로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사람을 살리려는 열망에 사로잡혀 위대한 의사가 된 배경에는 드라마틱한 전환점이 있다. 베쑨 자신이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였다가 의식있는 의사가 개발한 새로운 수술법 때문에 극적으로 살아났기 때문이다. 의대열풍이 불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의사들이 영리보다 사명을 우선하기 위해서는, 베쑨처럼 죽음을 직시하여 '삶의 주인으로서 사는 인생'을 깨닫게 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한 간접경험은 그래서 매우 소중하다.

한개의 폐로 100인의 일을 해낸 사람. 노먼 베쑨.
그의 삶은, 무기력함, 가치에 대한 회의, 부질없는 영욕의 추구를 부끄럽게 만든다. 여러가지 스타일의 삶이 있고 각기 나름대로 가치도 있겠으나, 베쑨의 삶처럼 (사람을 살리기 위해 뛰어난 의사가 되고, 유서를 쓴 후 스페인 전장에 뛰어들고, 중국의 전선에서 병사들을 치료하다 패혈증으로 운명하는) 삶의 질과 쾌락을 좇는 방식에서 탈피하여 자기 발화로 승화된 인생이 내겐 더 쿨해 보인다.

가장 감동적이고 인상적이었던 구절은, 베쑨이 임종의 순간에 보기 원했던 그 종이 쪼가리에 쓴 글이다.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투철한 이들에겐 공산주의 요악본처럼 느껴질 수 있겠으나, 그 것은 현대 사회가 풀어야할 숙제 목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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