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의 온도 - 제33회 어린이동산 중편 동화 공모 우수상 수상작 길벗어린이 문학
은호 지음, 김연제 그림 / 길벗어린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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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 친구인 관계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구조다. 특히나 여자친구들 사이에서 3이란 숫자는 분명 누군가 1명은 외로워지거나 소외감을 느낄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둘보다 셋이 더 즐겁고 단단할 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 안에서 미묘한 균형이 계속 흔들리기 때문이다. <3의 온도>는 바로 그 지점을 정확하게 짚어낸 이야기다.

수아, 미지, 단비. 셋은 ‘트라이앵글’이라는 이름까지 붙일 만큼 단단한 관계라고 믿었다. 하지만 MBTI라는 계기를 통해 관계의 방향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MBTI가 아니라, ‘비슷함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거리’이지 않을까 싶었다. 미지와 단비는 같은 유형이라는 이유로 더 쉽게 공감대를 만들고, 수아는 그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이 장면이 아이들 관계에서 실제로 자주 일어나는 모습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수아의 감정이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건 단순한 서운함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나만 다른 건 아닐까', '나는 필요 없는 존재인 건 아닐까' 같은 불안이 쌓여가게 된다. 아이들이 친구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부분이었다.

학예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세 아이의 차이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미지는 즉흥적으로 움직이고, 단비는 그 흐름에 자연스럽게 맞추고, 수아는 미리 계획하고 준비한대로 완성하고 싶어 한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방식이 다르면 이렇게 어긋날 수 있구나 싶었다. 누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의 기준이 달랐던 것뿐이지만, 막상 당사자는 그렇게 상황을 살필 여유가 없다. 특히나 초등학생은 더욱 그러할테고. 갈등이 커진 이유는 결국 하나였다. 각자의 마음을 끝까지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아는 계속 자신의 마음을 참으면서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감정은 점점 쌓여갔다. 그렇게 쌓인 감정은 결국 한 번에 터져버린다. 이 장면을 통해 참는 것이 꼭 좋은 방법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적당한 순간에 적절하게 표현하는 게 관계를 더 오래 유지하는 방법인 것이다.

이 책은 친구라면 무조건 이해해야 한다는 식의 메시지가 아니라, 이해도 결국 ‘표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마지막에 세 친구가 다시 이어지는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거창한 계기가 아니라 먼저 손을 내미는 작은 용기에서부터 우정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초등 아이들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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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이 땅콩만 하다고? 공부하는 샤미 2
신나군 지음, 윤봉선 그림 / 이지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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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소재로 한 어린이 책을 읽다 보면 설명 중심의 책과 이야기 중심의 책이 분명히 나뉘는 것 같다. <블랙홀이 땅콩만 하다고?>는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시도가 보이는 책이라고 느껴졌다. 여섯 편의 짧은 과학 동화를 통해 미래 사회와 과학 기술을 상상하게 하면서, 이야기 중간중간 과학 개념을 정리해 주는 방식이다.

이 책에는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는 여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시간이 멈출 위기에 놓인 지구를 다룬 이야기, 감정을 느끼는 휴머노이드 아이를 통해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 유전자로 미래가 정해진 사회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 등 다양한 설정이 등장한다. 블랙홀, 인공 지능, 유전자, 에너지, 환경 같은 과학 개념이 각각의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또한 이야기들이 단순히 과학 지식을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질문을 남기는 구조인 점이 인상깊다. 예를 들어 감정을 느끼는 로봇이 등장하는 이야기에서는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고, 유전자로 미래가 결정되는 사회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서는 선택과 자유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과학적인 상상에서 출발하지만 결국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 중간에 등장하는 ‘잠깐! 과학 공부’ 코너에서는 블랙홀의 원리나 로봇, 차원 같은 개념을 간단하게 정리해 준다. 이야기를 읽다 궁금해질 수 있는 내용을 짧게 설명해 주는 방식이라 흐름을 크게 끊지 않으면서도 배경 지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에 이어지는 ‘아하! 생각 정리’ 코너 역시 줄거리 확인보다는 스스로 생각해 볼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라 책의 여운을 조금 더 길게 남기는 장치처럼 보였다.

이 책은 ‘공부하는 샤미’ 시리즈의 두 번째 권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전에 같은 출판사의 ‘책읽는 샤미’ 시리즈를 인상 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이번 시리즈에도 자연스럽게 기대가 생겼다. 이야기와 지식을 함께 담아내는 방식이 비슷한 방향을 지향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린이들이 흥미롭게 읽으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얻을 수 있는 책들이 꾸준히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과학 개념을 설명하는 책이라기보다 과학을 소재로 한 상상과 질문을 담은 이야기집에 가깝다는 점도 이 책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뿐 아니라 이야기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비교적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초등 고학년보다는 저중학년부터 읽으면 좋은 시리즈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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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키온 행성 탈출기 공부하는 샤미 1
함기석 지음, 장덕현 그림 / 이지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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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소재로 한 어린이 책은 꽤 많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학 문제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타키온 행성 탈출기>는 그런 점에서 조금 독특하게 느껴진 책이었다. 단순히 수학 개념을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험 이야기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 독자가 함께 생각하게 만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우주 탐사선 칸토어호의 어린이 탐사대원들이 미지의 행성 ‘타키온’에 불시착하면서 시작된다. 유리, 모아, 도형, 렁찬 네 아이는 이 낯선 행성에서 여러 수학 관문을 마주하게 되고, 문제를 풀어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모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점점 수학적 사고가 필요한 상황들이 이어지면서 이야기의 긴장감이 만들어진다.

책을 읽으며 흥미롭게 느껴졌던 점은 수학 문제가 이야기 속 장치처럼 활용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규칙을 찾아야 하는 도형 문제나 배수와 관련된 수열 문제, 분수 계산, 공간을 이해해야 하는 도형 문제 등이 모험 과정 속에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단순히 문제를 따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를 풀어야 문이 열린다'는 식으로 이야기 속 상황과 연결되기 때문에 독자도 함께 고민하게 되는 구조라고 느껴졌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타키온 행성의 설정이다. 이 행성은 제로 여왕, 기하 대왕, 미분 대왕, 위상 대왕 같은 존재들이 등장하는 수학적 세계로 구성되어 있다. 지명이나 인물 이름에 수학 개념이 활용되다 보니, 수학이 딱딱한 학문이라기보다 하나의 세계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야기 속 네 아이의 관계도 눈에 띈다. 서로 성격이 다른 네 명의 탐사대원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충돌하기도 하지만 결국 함께 해결책을 찾아간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이런 장면들이 문제를 풀 때 필요한 다양한 사고 방식을 보여 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수학을 ‘풀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생각해 보는 과정’으로 보여 준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모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독자도 자연스럽게 문제를 바라보고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수학 동화라고 하면 설명 중심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은 오히려 이야기와 모험의 비중이 꽤 크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뿐 아니라, 이야기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부담 없이 읽어 볼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모험을 따라가며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경험을 해 보고 싶은 아이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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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Go 카카오프렌즈 역사문화 39 : 칠레 - 세계 역사 문화 체험 학습만화 Go Go 카카오프렌즈 역사문화 39
김미영 지음, 김정한 그림 / 아울북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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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Go 카카오프렌즈> 시리즈는 아이들이 워낙 좋아하는 학습만화라 이미 익숙한 부모들도 많지 않을까 싶다. 어느덧 39권까지 이어졌다는 것만 봐도 이 시리즈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꾸준히 새로운 나라를 소개하면서도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39권의 여행지는 남아메리카의 나라, 칠레다. 솔직히 말하면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칠레는 조금 낯선 나라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이번 권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되는 내용이 꽤 많다고 느껴졌다.

칠레는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독특한 지형을 가진 나라다. 그래서 한 나라 안에서도 사막과 빙하, 지진이 일어나는 지역까지 다양한 자연환경이 공존한다. 책에서는 이런 특징적인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칠레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특히 사막에 그려진 거대한 그림인 아타카마 거인, 신비로운 모아이 석상, 그리고 땅속에 갇힌 광부들을 구해낸 실제 구조 사건 등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이야기라고 느껴졌다. 단순히 나라의 위치나 수도를 알려주는 수준을 넘어, 한 나라의 특징적인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소개해 준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학습만화의 가장 큰 장점이 지식을 부담 없이 접하게 만든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교과서처럼 설명으로만 접했다면 어렵게 느껴질 내용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이 시간여행을 하며 겪는 사건 속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니 아이들이 훨씬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또 하나 좋게 느껴진 점은 책을 읽고 나면 칠레라는 나라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꽤 또렷하게 남는다는 것이다. 길쭉한 나라, 사막과 빙하가 함께 있는 나라, 모아이 석상이 있는 곳. 이런 특징들이 이야기와 함께 기억되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한 관심을 넓혀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많은 아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시리즈라 그런지 읽을수록 왜 인기가 많은지 이해가 되는 책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스토리와 귀여운 캐릭터, 그리고 자연스럽게 쌓이는 역사·문화 지식까지 균형이 잘 맞는 시리즈라고 느껴졌다. 세계 여러 나라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이라면 <Go Go 카카오프렌즈> 시리즈가 좋은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번 칠레 편 역시 재미와 정보 두 가지를 모두 챙긴 책이라,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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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야기숲 7
김정미 지음, 모예진 그림 / 길벗스쿨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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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라이벌이 축구공으로 변한다. 설정만 보면 가볍고 유쾌한 판타지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던지는 질문은 의외로 현실적이다. 좋아하는 것과 장래희망은 반드시 같은 방향이어야 할까.

주인공 남하지는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다. 축구를 잘하고, 축구를 할 때 가장 즐겁다. 하지만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은 아니다. 반면 전학생 차공수는 다르다.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목표가 분명하고 그 목표를 위해 치열하게 훈련한다. 축구를 향한 마음은 같지만 방향은 다른 두 아이다. 이야기는 하지가 홧김에 던진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그냥 확 공으로 변해 버려라!” 그 말이 진짜가 되어 차공수가 축구공으로 변한다. 황당한 사건이지만 그 이후 두 아이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이 책의 중심이다.

공수가 공이 된 상태에서도 잔소리를 하고 코를 골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장면들이 꽤 재미있게 다가온다. 특히 아랫집 할아버지의 점퍼 속에 갇혀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포인트라고 생각됐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두 아이의 태도 차이지 않을까 싶다. 공수에게 축구는 목표다.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꿈이다. 하지에게 축구는 좋아하는 시간이다. 공을 차는 순간 자체가 즐겁다. 두 아이가 축구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축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비슷하면서도 다른데 이 부분이 아이가 자신의 진로에 이입시켜 생각해 볼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어른들은 종종 아이에게 묻는다. “커서 뭐가 되고 싶어?” 그리고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그것을 직업과 연결해 생각하라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진다. 좋아한다고 해서 꼭 직업이 되어야 할까. 하지의 선택은 단순하다. 지금처럼 좋아하는 마음을 계속 이어 가는 것. 공수는 또 다른 선택을 한다. 부모에게 자신의 꿈을 솔직하게 말한다. 둘의 방향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마음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꿈이 뭐야?”라는 질문을 쉽게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질문의 순서가 조금 달라질 수도 있겠다. 꿈을 정하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이것일지도 모른다. “너는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겁니?”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생각하게 한 책이었다. 꿈이 아직 없거나,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리느라 부담을 느끼는 아이들에게도 부담 없이 읽힐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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