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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ㅣ 이야기숲 7
김정미 지음, 모예진 그림 / 길벗스쿨 / 2026년 2월
평점 :

축구 라이벌이 축구공으로 변한다. 설정만 보면 가볍고 유쾌한 판타지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던지는 질문은 의외로 현실적이다. 좋아하는 것과 장래희망은 반드시 같은 방향이어야 할까.
주인공 남하지는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다. 축구를 잘하고, 축구를 할 때 가장 즐겁다. 하지만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은 아니다. 반면 전학생 차공수는 다르다.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목표가 분명하고 그 목표를 위해 치열하게 훈련한다. 축구를 향한 마음은 같지만 방향은 다른 두 아이다. 이야기는 하지가 홧김에 던진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그냥 확 공으로 변해 버려라!” 그 말이 진짜가 되어 차공수가 축구공으로 변한다. 황당한 사건이지만 그 이후 두 아이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이 책의 중심이다.
공수가 공이 된 상태에서도 잔소리를 하고 코를 골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장면들이 꽤 재미있게 다가온다. 특히 아랫집 할아버지의 점퍼 속에 갇혀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포인트라고 생각됐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두 아이의 태도 차이지 않을까 싶다. 공수에게 축구는 목표다.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꿈이다. 하지에게 축구는 좋아하는 시간이다. 공을 차는 순간 자체가 즐겁다. 두 아이가 축구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축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비슷하면서도 다른데 이 부분이 아이가 자신의 진로에 이입시켜 생각해 볼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어른들은 종종 아이에게 묻는다. “커서 뭐가 되고 싶어?” 그리고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그것을 직업과 연결해 생각하라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진다. 좋아한다고 해서 꼭 직업이 되어야 할까. 하지의 선택은 단순하다. 지금처럼 좋아하는 마음을 계속 이어 가는 것. 공수는 또 다른 선택을 한다. 부모에게 자신의 꿈을 솔직하게 말한다. 둘의 방향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마음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꿈이 뭐야?”라는 질문을 쉽게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질문의 순서가 조금 달라질 수도 있겠다. 꿈을 정하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이것일지도 모른다. “너는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겁니?”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생각하게 한 책이었다. 꿈이 아직 없거나,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리느라 부담을 느끼는 아이들에게도 부담 없이 읽힐 이야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